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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에 살 때의 일입니다

도네이션2021.04.02 10:06조회 수 964추천 수 3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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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10년이었을 것입니다.

 잠실에서 살다 안양1번가로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래미안 아파트였고 도어락이 걸려있었죠.

 도어락 리셋하고 저희 번호로 바꾸고 저는 학교에 갔다가 왔는데

 어머니께서 누가 도어락 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답니다.

 누구냐고 여쭤보니 관리실 사람이라 해서 알려드렸대요.

 으잉??? 왜 그걸 알려드려냐고 핀잔드리고 찜찜했는데 뭐 며칠간 별일 없어서

 진짜 관리실이었나 싶었더랬죠.

 그런데 하루는 새벽에 모두가 잠든 시간 컴터를 끄고 담배 한대 태우고 자야지 하고

 담배를 어따 뒀더라 주섬주섬 찾고 있는데 도어락 삑삑소리가 들리네요..

 동생인가... 음?? 동생 자는 모습이 보이길래 안방 확인해보니 부모님 다 계시는거에요.

 술취한 새퀴가 잘못 찾아왔나...... 싶었는데 살짝 밖을 보니 멀쩡한 4~50대 사이 중년 남자가

 신중히 번호를 누르고 있는거에요.. 근데 문득 들리는 그새퀴 한마디

 "이거였는데.. 이건가?" 

 순간 짜릿한 전율이 온 몸을 휘감으면서(참고로 저도 그리 정상적인 놈은 아닌거 같습니다)

 두뇌회전이 100만 rpm으로 돌아가고 바로 전략 모드로 들어갔죠.

 그놈이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숨을 죽이고 대기타고 있었고

 1분 후(계속 띡띡거리면 눈치챌까봐 텀을 좀 주면서 번호 입력을 하더군요) 문이 지리링 하고 열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제 심장은 이미 스릴과 즐거움(?)으로 요동치고 있었습니다.

 

 그놈이 조심스럽게 집 안으로 들어오고 부엌까지 진입하는동안 저도 발소리를 죽이고 그놈 뒤에 따라붙었죠.

 돌아봐라~ 돌아봐라~ 그리고 깜짝 놀란 얼굴을 내게 보여다오...

 이윽고 인기척에 뒤를 돌아본 그놈은 입꼬리가 잔뜩 올라가서 즐거워 어쩔줄 모르는 제 얼굴을 마주하고는 

 불이 꺼진 가운데 창을 통해 들어오는 달빛만으로도 보일 정도로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리더군요.

 별일 일어나진 않았습니다. 멱살 잡고 오른손 펀치 두어방 먹여주자 어엌 하면서 자빠지더니 공포에 질려서

 제 쪽을 쳐다보면서 바다다다닥 기어서 허겁지겁 도망갔습니다.

 난데없는 복새통에 어머니께서 깨셔서 뭔일이냐 물어보시길래 자초지종을 설명드리고

 바닥의 피를 닦고 현관문 리셋 시키고 조심하라고 일러드리고 (그 와중에 동생과 아버지는 세상 모른 채 주무심)..

 담배 한대 태우면서 곱씹어 봤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온다... 나랑 얼굴이 마주치자 겁에 질렸다... 이 대목에서 피식 웃었습니다.. 뭔가 잼있.,...

 응??  생각해보니 필요 이상으로 공포에 질린 것이었습니다.. 도둑 제발 저린거 치곤 뭔가 비정상이었습니다.

 맞는 순간에도 눈을 부릎뜨고 거의 희까닥 뒤짚다시피 하면서 제 쪽을 쳐다봤던게 찜찜했습니다.

 

 순간 오싹하면서 모든 것이 선명하게 블루레이급 화질로 지나갔습니다..

 그 새퀴 시선이...

 제 쪽은 맞는데 약간 옆쪽으로.. 그러니까 제 뒤쪽을 보고 있었더랬죠...

 전 그 길로 도망쳐 나와 바로 집 앞인 안양 1번가에서 밤새도록 배회하면서 사람 사이에 섞여서 날밤 깠습니다....

 그 이후로 밤마다 밖으로 나돌아다녀서 한동안 낮과 밤이 바뀌어서 부모님께서 걱정하셨지만

 말씀드리기가 싫었던게 부모님이 기독교셔서 분명히 제게 믿음이 부족해서 그렇느니 기도하자느니 하실게 뻔한지라..

 뭐,.. 그 이후로 저는 아무것도 못 봤고 애초에 그런거 본 적도 또 그다지 무서워하진 않았던 터라 금방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죠.

 지금도 조금 궁금하긴 합니다만... 그땐 너무도 궁금했지만 궁금해 했다간 진짜 궁금증 해소될 일이 벌어질까봐 

 거의 자가최면급으로 잊으려고 망각하려고 발버둥 쳤었죠..

 그놈 과연 무얼 본걸까요?

 아님.. 그냥 단순히 사팔뜨기라 그런 촛점으로 절 바라본 것일까요?

출처 : 루리웹 EQ40-감성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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