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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께 짜증내던 저승사자

title: 하트햄찌녀2023.01.27 22:08조회 수 15328추천 수 3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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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엄마가 막둥이세요.


외할머니께서 마흔넘어서 보신..


나이차로 보면 큰 오빠가 거의 부모님 뻘이죠.



외삼촌들과 이모가 어릴 적 있었던 일이니

엄마는 태어나기 전 이야기네요.



참고로 저희 외할머니의 얼굴은 눈이 반짝 반짝

눈 크기가 얼굴의 반을 차지하고

콧날은 베일 듯 오똑하며

입술은 작고 예쁜 앵두같은 입술로

순정만화 얼굴입니다.



객관적으로 진짜 딱 봐도 올~미인~

이런 말이 절로 나올 정도셨죠.



체격은 후~불면 쓰러질 듯 마르고

참 아담하셨습니다.



그래서 외할아버지의 극진한 사랑을

받으셨다고 하더군요.



뭐 엄마와 저는 외할머니를 안 닮아서

그냥 그렇게 생겼습니다 -_-;;



어느 날 외할머니께서 주무시는데

꿈에 저승사자가 나오더랍니다.



검은 도포에 검은 갓을 쓰고

회색빛의 얼굴로 무표정한,

딱 전형적인 저승사자의 모습으로..



누워있는 외할머니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 일어나시오. 나와 갈 때가 되었소."



그때 외할머니의 나이 서른 좀 넘었을 무렵인데

갈 때가 됐다니 참나..



어쨌든 외할머니는 일어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냥 멍하니 앉아있었는데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외할머니가 저승사자 뒤를 따라서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냥 조용히 따라 가시다가

문득 어린 자식들이 엄마 찾으며 울 생각을 하니

안되겠다,

내가 자식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셔야겠다고

생각이 드셨대요.



그래서 저승사자에게 조용히 말을 건내셨다고 해요


(저희 외할머니는 외모만 고우신게 아니라

성격까지 몹시 고우셔서 큰소리,

싫은소리 한번 못하는 성격이셨어요.

너무나도 여리신 그런 분이셨죠)



(저승사자에게 아주 조심스레)

" 여봐요. 내가 죽는 건 아깝지 않은데

나는 어린 자식들이 많다오.


내가 이렇게 가면

그 어린 자식들을 돌볼 사람이 없어요. "



그랬더니 저승사자 왈..


" 사정없는 사람 없소!

다들 사정 얘기하고 안 가려고들 하지.. "



외할머니: 나는 자식들만 없다면

지금 따라가도 상관없소.


정말이지 자식들 때문에 그럽니다.


제발 내 사정 좀 봐주고

나를 좀 돌려 보내주면 안 되겠소?



저승사자: 사정은 딱하오만

당신 명이 여기까지고

나는 내 임무를 수행할 뿐이오.



여기서 소심한 외할머니더 반박 못하고

또 조금 더 따라가셨다고 합니다 -_-



가는 도중 약간 꼬불꼬불한 오솔길을

한참 걷다보니 눈 앞에 펼쳐진 곳이

정말 세상 꽃들은 다 모아놓은 듯

온 길이 꽃밭으로 너무나 아름답게 되어있고

향기가 좋은 길을 지나게 되셨다고 해요.



여기에 폭~빠지셔서는 꽃 구경하시느라

눈은 꽃밭구경에

발은 저승사자 뒤를 쭈욱~따라가고 계셨다네요.



순진한 외할머니^^;



그러다 꽃밭을 지나고 나니 황량한 길이 보이고

아주 먼 발치였지만 강가가 보이셨는데


번뜩 정신이 들고 직감적으로

더는 따라가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드셔서

다시 저승사자에게 용기내어

말을 거셨다고 합니다.



외할머니: 이봐요,

나 진짜 어린 자식들 때문에 안 되겠소.

나 없이 그 어린 자식들이 어찌 산단 말이오?

나는 못가겠소. 더는 못가겠소.

(진짜 외할머니 성격으론

최대의 용기를 내셔서 한 말씀이셨다네요.

나는 못 가겠소~~)



그랬더니 앞서 가던 저승사자가 멈춰서더니

뒤를 돌아서서 인상을 찌푸리며..



" 그냥 좀 가자구요(짜증)


나도 이 일 하고 싶어서 하는 거 아니고

힘들어 죽겠으니까 가자고 하면 조용히 갑시다.


뭘 다들 그렇게들 살려고 바둥거리나?

언제 죽어도 죽는 목숨.. "



외할머니는 강은 자꾸 가까워지고

더는 물러설 수 없었기에 또 매달렸다고 합니다.



외할머니: 제발 내 이렇게 부탁하리다.

내 자식들이 장성하면 그때 다시 데리러 오시오.

내가 그땐 두말없이 따라 나서리다.

그러니 이번엔 보내주시오.

정말 부탁하오~부탁하오~~



저승사자: 아! 이 아줌마 왜 이래 진짜~

그냥 좀 조용히 가자고!! 나 힘들다고!!

그렇게 안 생겨가지고

갈수록 끈질기게 버티네(버럭!)


안 가려고 버티는 인간들 때문에

내가 얼마나 힘든 줄 알아?


당신들 못 데리고 가면 내가 얼마나 혼나는 줄 알아?


나도 하고 싶어서 하는 거 아니고

내 임무니까 어쩔 수 없이 하는 거라구!!!


당신들 사정만 있는 게 아니고

나는 당신들 데리고 가야 하는 게

내 소임이고 사정이야, 알았어?!!


아니 죽을때가 되어서 가자는데

뭘 그렇게 버티고 더 살려고 하는거야?


사는 게 뭐가 그리 좋아서..



외할머니: (제대로 위축)



저승사자가 너무 화를 내니까

겁 잔뜩 먹으셨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참 저승사자도 힘들겠다 -_-

갑자기 동정심이 드시더라고..



( 외할머니 사자에게 말려드는 중 )



어쨌거나 살아야 하니까

뒤를 돌아서 마구 뛰셨는데

얼마 못 뛰시고 금방 잡히셨지요.



그렇게 배까지 질질 끌려가셨는데

안 타려고 뒷발을 땅에다 있는 힘껏 버티시고

안 가겠다고 있는대로 버티고 사자 팔을 땡기고

할머니 최대의 힘을 쓰셨나봐요.



또 사자는 할머니를 배에 태우려고

할머니 팔목을 있는 힘껏 잡고선

배에 실으려고 하고..



이렇게 한참을 실갱이를 하시다가

사자가 할머니 팔을 획~뿌리치더니

욕을 하고



" 야, 이놈의 아줌마야!

그래 어디 한번 실컷 살아봐라!

지치도록 살아봐라! 내가 놓아준다.

웬만하면 쉽게 따라 나서게 생겨서

이번엔 좀 편하게 끌고 가려나 했더니

이번에도 아주 지겨운 인간이 걸렸네.

내가 가서 차라리 벌 받고 만다.

그렇게 살고 싶으면 씨레기(말려놓은 나물)처럼

아주 시들시들해질때까지

천년만년 살아라, 에이!! "


그리고는 지 혼자 배 타고 가더래요 -_-



그러고는 외할머니는 눈이 번쩍 뜨이셨는데


' 아, 다행히 꿈이었구나. 꿈치고는 참 생생하네 '

생각하셨는데 손목이 아프더래요.



그래서 등잔불을 켜고 보시니까

정말 누군가가 아주 세게 꽉 잡은 듯이

빨갛게 부어있었고 그냥 잠이 드셨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손으로 움켜잡은 모양으로

팔목에 진하게 멍이 들어 있었다네요.



꿈이 아니었던게죠.



어쨌든 외할머니는 다행이라 여겼고

어린 자식들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셨다고..



외할머니 팔목의 멍은

한동안 동네에서 화젯거리였고

저승사자는

다시 외할머니께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여기서 저승사자가 외할머니께

시들시들해질때까지 살라고 했는데

저희 외할머니는

70세를 채우지 못하고 돌아가셨구요.



그 앞에 큰 아들, 막내 아들을 먼저 보내신 후

마음에 병이 들어 정말 마음이 속상했답니다.



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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