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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대칭에 집착하던 친구

title: 하트햄찌녀2023.08.23 21:34조회 수 29094추천 수 4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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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무렵, 해바라기반이라는

장애 아동 특수반이 있었다.



거기에는 땅딸막한,

가벼운 지적장애를 앓는

A라는 남자아이가 있었다.



해바라기반은 일반 학급과는 다르게

일과가 진행되었기에, 평상시

해바라기반 아이들을 볼 일은 거의 없었다.







그렇기에 평범한 학생들은

해바라기반의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도 허다했다.



하지만 이 A만은,

학교의 명물이라 불릴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 이유는 A의 장애 때문이었다.



A는 눈에 들어오는 게

전부 좌우 대칭이어야만 기분이 풀리는,

중증의 강박장애 환자였다.



그는 비정상적으로 대칭에 집착해,

좌우가 비대칭인 것을 보면

스스로 납득할 때까지 거기 달라붙어

어떻게든 대칭으로 만들어 놓곤 했다.



내가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한번은 수업 중에

A가 목이 째지도록 소리를 지른 적이 있었다.




나중에 창가에 앉았던 친구에게 물어보니

A가 안뜰 나무의 가지를 꺾다가

선생님에게 저지당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선생님이 말리는데도,

A는 째지는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나머지 가지까지 다 꺾어버리려 했다고 한다.



며칠 후, 안뜰 나무는 가지가 다 사라져,

마치 나무막대기 같은 모습이 되어 있었다.



A의 집념이 얼마나 강했는지는

이 정도면 알 수 있으리라.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모든 물건에 집착을 보이는 것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A 자신의 기준에서 벗어난

비대칭에만 관심을 보였을 뿐.



사실 다른 나무들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고,

인체모형이나 건물 같은 건

비대칭이어도 무시해버리는 듯 했다.



그러던 어느날,

우리반의 H라는 여자아이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불행히도 오른쪽 정강이부터 아랫부분은

절단해야만 했다.



몇개월 지나 학교에는 다시 나오게 되었지만,

재활훈련이나 이런저런 일로

종종 늦게 등교하거나 조퇴하는 일도 잦았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다,

어느날 사건이 터졌다.



H가 재활훈련 떄문에 조퇴를 하게 되어,

다른 여자아이가 부축해 교실에서 나갔다.



그리고 잠시 뒤,

갑자기 복도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복도 쪽 자리에 앉아 있었기에,

무슨 일인지 살짝 복도 밖을 내다보았다.



A가 H를 밀어 넘어트려,

왼발을 잡고 마구 잡아당기고 있었다.



나는 깜짝 놀라 뛰쳐나가,

다른 남자아이들과 함께 A를 억지로 떼어냈다.



선생님도 뛰쳐나와

어떻게든 사태는 수습됐지만,

H는 끌려가며 긁혔는지

다리 여기저기에 피가 배어있었다.



옆에서 부축해주던 여자아이도

얼굴을 얻어 맞았는지 울고 있었다.



둘 다 상당히 겁에 질린 듯 했다.



한편 A는, 붙잡힌 와중에도

이상한 소리를 지르며 미친듯 날뛰고 있었다.



그 때, 처음으로

집착하고 있는 A의 모습을 보았다.



눈을 치켜뜨고, 침을 질질 흘리며

신음소리를 내는 그 모습은,

정말로 무서워 뭐라 말조차 할 수 없었다.



결국 세 사람 모두 선생님이 데려가,

수업은 중단되었다.



그 후, 돌아온 선생님은 자습하라고 말했고,

그날은 오전 내내 수업이 없었다.



A는 그 후로도 H에게 계속 집착을 보여,

우리 학년 복도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거나

교실 안을 들여다 보는 일이 종종 있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그 때 이미 A는 학교에서

자택 근신 처분을 받은 상태였다고 한다.



그런데도 부모 몰래 집을 빠져나와,

학교에 들어와

여기저기를 살피고 다닌 것이다.



그 때문이었을까,

H가 다시 학교에 나오기 시작한 건

A가 전학인지 무슨 다른 일인지로

학교에 나오지 않게 되고나서도 한참 후였다.



그리고 아무 일 없이,

H는 졸업하고 다른 학교에 진학했다.



그리고 세월은 흘러 나는 성인이 되었다.



초등학교 동창회에 나가,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재회를 기뻐할 무렵이었다.



친구들과 술잔을 나누며,

여러 추억과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그러던 도중, 문득 나는 A를 떠올렸다.



지금 생각하면

술자리 이야기로도 적절치 못한 이야기다.



하지만 술기운이었는지,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반가워서였는지,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A 이야기를 화제로 꺼냈다.



그러자 실실 웃고 있던 친구들 중

몇 놈이 꾹 입을 다물더니 침묵했다.



[너, 못 들었냐?]



이상한 얼굴로 내게 물어온다.



순간 장난이라도 치는 건가 싶었지만,

너무나도 진지한 얼굴에

나는 도대체 무슨 일인지 자세히 물어봤다.



친구가 말하길,

H가 중학교 2학년 때

괴한에게 습격당해 죽었다는 것이었다.



당시 현지 신문에도

톱뉴스로 다뤘었다는 것 같다.



H는 왼발이 잘린 채,

과다출혈로 사망했다고 한다.



왼발은 길가에 버려져있었고,

어째서인지

오른쪽 다리의 의족도 떼내어져 있었다고 한다.



왕래가 적은 길에서 일어난 범행이라

목격 정보는 없었고,

범인도 아직 잡히지 않았다.



다만 사건 발생 몇달 전부터,

현장 부근에서 이상한 소리를 지르며

웬 남자가 배회했다는 소문만 있을 뿐.







A의 행방은, 아직 아무도 모른다.


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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