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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붙어서 굿한썰2

title: 병아리커피우유2017.04.11 22:35조회 수 3682추천 수 3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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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께름칙한 집에서 도망쳐나오느라 옷은 엉망이고 얼굴도 눈물자국이 선명한 채로 집으로 돌아왔음.


엄마가 학교에서 무슨일이 있었냐고 물었지만 사실대로 말할 순 없어서 개울가에서 놀다가 뱀을 봐서 무서워서 도망쳤다고 둘러댔음.


이상하게 한기가 느껴지고 몸이 으슬으슬 추워서 나는 저녁만 먹고 일찍 방에 들어가 이불을 덮고 누웠음.


잠깐 잠이 들고 몇 시간이 지났을 무렵임.


깜깜한 방 안에서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음.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확실히 내 방안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음.


너무 겁이 났던 나는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천천히 눈을 떴음.


누군가 내가 누워있는 발 끝 부분에 서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실루엣이 어렴풋이 보임.


그 실루엣은 좌우로 천천히 몸을 흔들더니 갑자기 무당이 굿을 하는 것처럼 방방 뛰면서 까륵까륵 소리를 냄.


난 너무 무섭고 충격을 받아 잠깐 정신을 잃을뻔하다가 있는 힘을 다해 소리를 질렀음.


밖에 계시던 엄마, 아빠, 할머니가 무슨 일이냐고 달려들어오셔서 불을 킴.


그러자 그 형체가 거짓말처럼 사라졌음.


나는 그 검은 실루엣이 내던 까륵까륵 소리가 너무 소름돋았고 낮에 저학년 동생이 한 말이 생각나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었음.


결국 나는 울면서 부모님과 할머니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놨음.


그러자 할머니 낯빛이 굉장히 어두워지더니 나보고 그 문을 그대로 열어놓고 나왔냐고 추궁하셨음.


그렇다고 하자 할머니가 내일 아침 날이 밝는대로 마을사람들과 무당과 함께 그 집에 가봐야겠다고 하셨음.


그 날, 나는 알수 없는 이유로 열이 40도 정도로 올라 심하게 앓았음. 시골에선 밖으로 나갈 차편이 없었기 때문에 부모님이 나를 밤새 간호하시며 해열제만 계속 떠먹이셨음. 하지만 차도가 없이 나는 아침이 밝도록 고열에 시달려야 했음.


아침이 되자 할머니는 곧바로 읍내에 있는 무당을 찾아가심. 그리고 나와 같이 그 폐가에 갔던 아이들을 모두 우리집으로 불러모았음.


나는 고열이 나는 아픈 몸으로 아이들과 같이 두려움에 떨고 있었음.


오후쯤에 할머니가 무당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심.


그런데 무당이 우리집 문을 열자마자 소금을 마구 뿌리면서 너무 추워서 혼자서는 악귀를 쫓아낼 수가 없겠다고 했음.


나와 아이들은 공포에 질려서 전부 울기만 했는데, 한 시간 후쯤 무당의 연락을 받고 다른 무당까지 우리집으로 옴.


그리고 무당 둘은 곧바로 굿을 하기 시작했음.


차려놓은 음식도 없고 변변한 도구도 없이 이상한 나뭇가지 하나와 방울만 들고 굿을 하기 시작함.


나와 아이들은 굿을 하는 한 가운데 모여앉아서 겁에 질린 채 무당을 지켜보았음.


덩실덩실 춤을 추며 굿을 하던 무당 한 명이 갑자기 뭐에 홀린 것 마냥 자지러지게 웃더니 우리를 죽일 듯이 쏘아봄.


그리곤 우리에게 다가와서 왜 자기 집에 왔느냐, 문을 다 부숴놨으니 갚아라 라며 우리를 마구 흔들어재낌.


그리고나서 머리를 풀어헤쳐 산발을 만들더니 까륵까륵 거리며 웃기 시작함.


너무 겁이 났던 우리는 살려달라며 빌고 빌었음.


그런데 귀신에 홀린 무당이 갑자기 우리집 문을 박차고 뛰어들어가더니 내 방을 마구 뒤지기 시작함.


잠시 후 무당이 내 방에서 무언가를 가지고 나왔는데 새하얀 창호지였음.


누군가 금방 접어놓은 것처럼 빳빳하고 깨끗하게 접힌 창호지가 내 방안에서 나온 것이었음.


그리고 무당은 그 창호지를 품에 안더니 이제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하며 휭하니 나가버렸음.


구경하던 마을사람들과 다른 무당 한 명이 부리나케 그 무당을 쫒아나감.


귀신에 홀린 무당은 우리 마을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성황당 사이에 있는 길을 알 턱이 없는데, 마치 자기집으로 향하는 것처럼 성큼성큼 성황당 사이 개울길을 따라 올라갔음.


그리고 마침내 우리가 어제 도착했던 그 폐가로 들어갔는데 이상하게도 폐가의 한쪽 벽의 창호지만 전부 벗겨져있었다고 함.


귀신에 홀린 무당은 그 벽에다가 아까 품어 갔던 창호지를 붙이더니 다시 한번만 내 집을 건들면 마을사람들 전부를 씨를 말리겠다고 소리를 지름.


이 광경을 모두 목격한 마을사람들은 성황당 사이 개울을 폐쇄하고 성황당 두 곳에서 매년 제사를 지내게 됨.


이 일이 있은 후, 나와 아이들은 한동안 어른들의 꾸지람을 들었고 학교 외에는 아무곳에도 가지 못하도록 단단히 감시를 받았음.


몇 년 동안이나 우리는 암묵적으로 이 일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고 각자 성인이 되어 대학에 간 이후에서야 조금씩 그 날 일들을 이야기하게 되었음.


나는 그 날, 내 방에서 창호지가 나온 이유에 대해 알 지 못했고 무당이 그걸 어떻게 찾아냈는지도 알 수 없었음.


그런데 그 때 당시 6학년이었던 형이 한번은 술에 취해 나에게 고백을 함.


폐가에서 도망쳐 나오던 때, 누군가 본인의 손목을 잡는 느낌이 들었다고 함. 그래서 돌아보니 하얀 창호지가 손목에 칭칭 감겨져 있었다고 했음.


너무 겁이났던 형은 그 창호지를 찢고 그대로 도망쳤는데, 창호지를 가지고 가야 우리의 이야기를 아이들이 믿어줄 것이라는 생각에 그 창호지를 내 주머니에 몰래 넣었다고 함.


결국 그 창호지에 귀신이 붙어 나를 따라온 것이었음.


이미 오래 전의 일이기 때문에 그 형을 원망하거나 미워하진 않지만


난 그 일을 겪은 이후, 폐가라든지 폐교, 혹은 유명한 귀신이 나온다는 스팟에는 절대 얼씬도 하지 않게 됨.


버려진 곳은 나름의 이유가 있고 그런 곳은 귀신들이 살기에 아주 좋은 곳이기 때문임.


혹시 이 글을 읽은 사람들 중에 호기심으로라도 폐교나 폐가에 가보고 싶다거나 그런 호기심을 갖고 있다면


당장 마음을 고쳐먹기를 당부함.


그리고 이미 그런 폐교나 폐가에 다녀온 경험이 있는 분들은 자신의 몸에 귀신이 들러붙어 온 것은 아닌지 한번쯤 의심해보시길..


그 날 입고 갔던 주머니를 샅샅이 뒤져보고 왠만하면 그 날 입은 옷들은 태우거나 버리길 부탁함.


아니면 지금 당신 뒤에 있는 귀신처럼 당신이 잠들었을 때 까륵까륵 거리며 무당춤을 출지도 모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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