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빅토리아 호수의 비극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2015.10.13 23:37조회 수 874추천 수 1댓글 2

  • 17
    • 글자 크기


인간이 지구에 도래한 이후 수많은 생물이 인간에 의해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멸종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빅토리아 호수에서 일어난 일은

인간이 초래한 최악의 대량 멸종 사태로 알려져 있다.



아프리카에는 세 개의 대호수가 있다.

탕가니카호, 말라위호, 그리고 빅토리아호.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빅토리아호.

길이 337km, 둘레 3440km에 달하는 아프리카 최대의 호수다.





위의 세 호수에는 시클리드(cichlid)라는 물고기가 서식한다.

시클리드들은 호수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제각기 다양한 모습과 색채로 진화하며 단기간에 수많은 종으로 분화되었다.







(말라위 호수의 시클리드)





(탕가니카 호수의 시클리드)





빅토리아 호수의 시클리드는 크게 번성하여 한때 300종 이상에 이르렀다.

비극은 아프리카가 영국의 식민지였던 1900년대 중반에 시작됐다.

영국인들은 빅토리아 호수에서 잡히는 물고기의 크기가 작고 상업적 가치가 떨어지는 것에 실망하였다.

좀더 많은 이익을 얻을 방안을 모색하던 중 한 물고기가 그들의 눈에 띄었다.



나일퍼치(Nile perch)

최대 2미터에 200kg 이상의 크기로 성장하는 아프리카 북부 원산의 초대형 육식어다.

쏘가리나 꺽지와 같은 담수 농어목 어종들의 맛이 뛰어나듯이 나일퍼치 또한 훌륭한 맛을 자랑했고

거대한 몸집은 대량의 고기를 제공했다.

나일퍼치를 이식하는 데에는 생태적 문제로 영국 내에서도 찬반 논란이 뜨거웠다.

그러나 결국 찬성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다.





마침내 어린 나일퍼치들이 빅토리아 호수에 방류되었다.





나일퍼치는 우간다에서부터 시작하여 시계방향으로 호수 전역에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이것은 시클리드에게 전례없는 재앙이었다.

어떤 시클리드도 이 괴물같은 물고기에게 대적할 수 없었고

나일퍼치는 엄청난 크기로 성장하며 수많은 시클리드들을 빨아들이듯이 먹어치웠다.





나일퍼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시클리드의 개체수는 급감하였다.

시클리드가 사라지면서 빅토리아 호수에는 여러가지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초식성의 시클리드들이 사라지자 조류와 수초가 맹렬하게 번성하였다.

과도하게 성장한 수초는 썩으면서 바닥을 두껍게 뒤덮었고 곧 바닥이 부패한 뻘로 가득차 아무것도 자랄 수 없게 되었다.

또한 녹조류가 대량으로 증식하며 산소를 소모하여 호수의 물을 썩게 만들었다.





육식성 시클리드들도 자취를 감췄다.

모기 유충을 잡아먹는 육식성 시클리드가 사라지자 모기가 번성하며 주변에 말라리아가 창궐했다.





1990년대 후반이 되자 빅토리아 호수에서는 시클리드를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최소 200종 이상의 빅토리아 시클리드가 멸종했다.

전 지구를 통틀어 오직 빅토리아 호수에서만 서식하던 어종들이었다.

먹잇감이 사라지자 나일퍼치들은 서로를 잡아먹으며 수가 감소했고 굶주림으로 인해 크게 성장하지 못하게 되었다.

결국 한때 크게 호황을 누렸던 나일퍼치 어업은 몰락하였고

빅토리아 호수의 생태계는 완전히 붕괴되고 말았다.





(작은 토착종 초식성 새우 caridina nilotica.)

이 새우는 용존산소농도가 극히 낮아진 빅토리아 호수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

현재 빅토리아 호수에 남아있는 나일퍼치 중 상당수가 이 작은 새우에 의존하여 살아간다.





시클리드를 주 대상으로 하던 주민들의 어업은 붕괴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생계에 곤란을 겪고 있다.

호수가 썩어가면서 주변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수인성 질병과 피부병이 급증했고

탄자니아 정부는 UN과 환경단체들의 도움을 받아 이를 해결하고자 애쓰고 있다.





빅토리아 호수의 나일퍼치를 완전히 제거하고 호수를 예전처럼 되돌리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지금 황폐화된 빅토리아 호수에서는

살아남은 극소수의 시클리드들이 나일퍼치의 위협과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어두운 미래를 맞이하고 있다.


  • 17
    • 글자 크기
댓글 2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116 역사 단바망간광산을 아십니까?2 title: 투츠키7좂깞셊욦 5182 0
1115 과학 옛날 사람들이 라퓨타를 믿었던 이유.gif2 뚝형 209 0
1114 역사 미국이 말하는 미국역사 vs 실제미국2 k2k23 1700 2
1113 IT 무려 20만원짜리 아이폰케이스 출시2 title: 연예인13사자왕요렌테 167 0
1112 자연 알을 지키는 아빠 개구리2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800 0
1111 IT 갤럭시 성능조작 사건에 대한 삼섬전자 직원들 반응~!!2 낚시광 252 3
1110 호러 엑시덴털 어느 가족의 대화bgm2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671 0
1109 잠자리를 잡으면 안되는 이유2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867 0
1108 자동차 BMW 미니쿠퍼 풀체인지2 title: 투츠키7이번주로또1등내꺼 49877 2
1107 우주 보이저 1호2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643 0
1106 역사 90년대 한중일 합작(?) 대환장파티.jpg2 korn 238 1
1105 고통 없이 죽는 약2 앙김옥희 1324 3
1104 과학 미국의 흔한 무인공중 표적기..2 포이에마 225 1
1103 과학 반쪽은 어디에?2 벨라 208 2
1102 역사 옛날 진로 소주..2 샤방사ㄴr 391 1
1101 역사 페르시아의 왕자로 유명한 제작자가 만든 비운의 게임(?) 라스트 익스프레스2 고수진 271 2
1100 두달동안 5000만원버는직업2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585 0
1099 역사 감독에게 나이트클럽을 허락받은 22살 강호동....gif2 십진규 274 3
1098 역사 한국사의 수호신들,jpg2 백상아리예술대상 568 1
1097 환경 오염이 주는 피해2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724 0
첨부 (17)
1.jpg
151.4KB / Download 3
2.jpg
15.7KB / Download 3
3.jpg
151.2KB / Download 4
4.jpg
162.6KB / Download 2
5.jpg
81.9KB / Download 4
6.jpg
66.2KB / Download 3
7.jpg
144.2KB / Download 3
8.jpg
397.7KB / Download 6
9.gif
13.0KB / Download 6
10.jpg
226.0KB / Download 3
11.gif
11.1KB / Download 2
12.jpg
110.6KB / Download 1
13.jpg
60.5KB / Download 6
14.jpg
101.5KB / Download 5
15.gif
67.9KB / Download 2
16.jpg
367.6KB / Download 4
17.jpg
83.3KB / Download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