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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설화

이경희에게 달라붙은 귀신의 행패

아리가리똥2017.11.30 21:38조회 수 2784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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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李慶禧에게 귀신이 달라 붙어서 이상한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이상한 일이란 다음과 같은 일이었으니, 사람의 머리카락을 가르거나 혹은 남의 등을 때린다던지 또는 먹는 음식에 오물을 섞고 물건을 부수는 등의 행위였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것을 떨쳐내지 못한 이미 여러 해가 되었습니다.

이경희가 개성도사開城都事로 있던 어느 날, 때는 추운 한겨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름에나 들려야 할 매미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에 집안 사람들은 요사스러운 귀신이 여기까지 따라왔다며 걱정하였고

한 교생校生이 팔뚝을 걷어 부치며 분연히 떨쳐 일어나 말하는 것이

 

"인간 세상과 귀신의 길이 다른데 귀신이 어찌 요망한 일을 하는가? 내가 마땅히 물리치리라."고 하였습니다.

온 집안 사람들은 그를 청하여 벽 사이에 들어가게 하였고 과연 매미 소리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높았다가 낮아지고 빠르다가 느려지기를 마치 나무에서 진짜 매미가 울 듯 하니

교생이 듣고 있다가 성을 내며 말하기를 "어떤 요망한 귀신이길래 감히 겨울에 매미 소리를 내느냐?"라고 하며 칼을 빼어서 기둥을 치자 잠시 조용했지만

 

그것도 잠깐 뿐이었고 갑자기 공중에서 어떤 괴이한 게 교생의 상투를 잡고 채찍으로 때리니 온 집안에 야단이 나기에 이르렀습니다.

교생이 피를 흘리면서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니 다른 사람들이 부축하였고 며칠간 죽을 고비를 넘긴 끝에야 겨우 살아났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경희가 벼슬을 마치고 나서 고향으로 돌아와 살아 있을 때 또 괴이한 일이 있었으니,

가을에 수확해서 곡식을 쌓아 놓은 것이 마치 산더미 같았고 곡식 하나에 50석 내지 60석 정도는 될 듯 하였습니다.

 

어느날 밤 이 곡식 낟가리 뭉치에서 불이 솟구쳐 오르므로 이웃 사람들을 불러 끄긴 했으나

불이 난 흔적은 커녕 불에 타거나 그을린 흔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다음날 밤에도 그런 일이 있어서 이웃 사람들과 불을 껐으나 여전히 재라던지 그을린 흔적은 없었습니다.

세번째 불이 솟구치던 날에 이웃사람들을 불러 불을 끄려고 했으나 이웃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이틀 동안 지켜보니, 이것은 진짜 불이 아니고 귀신의 장난이다."라고 하였고 달려와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이날 밤에 일어난 불로 다섯 뭉치의 곡식 낟가리가 모두 타버렸습니다.

 

기록한 이가 이에 대해 말하기를

대저 이른 바 괴상한 물건이라고 하는 것은 사람이 죽어서 귀신으로 변한 것이 아니다.

사물이 오래 되면 신령함이 절로 생겨서 그 모양을 바꿔서 장난을 하는 것 뿐이다.

 

하늘과 땅의 기운이 모였다가 사람을 이루었다 죽으면 영혼이 공중으로 되돌아가며 흩어지게 된다.

그러나 원한을 품고 죽으면 그 혼이 요귀가 되지만, 이는 백천 가운데 하나 내지 둘에 불과하다.

 

다만 곤충이나 짐승, 어별의 정령이 오래되면 기운을 뿜어내어 환영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을 뿐이다.

그런 것들은 본래 사악한 것들이나 이것들이 바른 도리를 범하지는 못한다. '사악한 기운이 바른 기운을 범하지 못한다'라는 옛말이 어찌 잘못된 말이겠는가?라고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만종재본 어우야담에서 기록되어 전해지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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