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2CH

할머니의 49재

아리가리똥2017.11.30 21:39조회 수 1851추천 수 1댓글 0

    • 글자 크기



10여년 전, 내가 고등학생일 무렵 이야기다.

 

 

 

6월 초였다.

 

 

 

홋카이도는 장마도 내리지 않는 곳이다.

 

 

 

 

 

 

 

우리 학교는 월말 문화제를 앞두고 이런저런 준비로 분주했다.

 

 

 

나는 축제를 정말 좋아하는 탓에, 반과 학년에서 모두 실행위원에 뽑혔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매일 서류를 제출하고, 밤까지 늦게 남아 실행위원인 친구들과 학교 근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작업을 하곤 했다.

 

 

 

 

 

 

 

그날도 밤 9시쯤이 되어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몇시에 돌아올건지 확인전화일 거라 생각하고 받았지만 아니었다.

 

 

 

같이 살고 있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이 날아들었다.

 

 

 

 

 

 

 

그것도 사고사였다.

 

 

 

그날따라 바람이 강했는데, 국도에서 자전거를 타다 그만 바람에 휘말려 덤프트럭 뒷바퀴로 빨려들어가셨단다.

 

 

 

나중에 알았지만, 온몸 수십군데 뼈가 부러지고 안구가 파열된데다 뇌까지 다치셨다고 한다.

 

 

 

 

 

 

 

그렇게 큰 부상을 입고도 할머니는 즉사한 게 아니었다.

 

 

 

뇌사판정이 나와서 가족들이 연명치료를 포기했단다.

 

 

 

사고사 뒤 장례를 치루는 건 만만치 않은 일이라, 나도 축제 준비하던 걸 다른 사람에게 인계하느라 엄청 바빴다.

 

 

 

 

 

 

 

장례식 준비다 뭐다 해서 한 사흘 정도는 제대로 잠도 못 잤으니.

 

 

 

여러가지로 노도와 같은 나날이 지나갔다.

 

 

 

슬프다던가 이런저런 생각은 들었지만, 바로 앞으로 다가왔던 축제와 중간고사가 이어져, 한달은 쏜살같이 지나갔다.

 

 

 

 

 

 

 

축제도 끝나고 잠시 지나자 할머니의 49재가 돌아왔다.

 

 

 

우리 집에는 꽤 많은 친척들이 찾아와 법회를 올리게 되었다.

 

 

 

스님이 불단에서 염불을 올린다.

 

 

 

 

 

 

 

나는 멍하니 상복을 입은 친척들의 등을 바라보다, 앞에 걸린 할머니의 영정으로 시선을 옮겼다.

 

 

 

문득 몇달 전 할머니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어느날 아침, 식사를 하는데 할머니가 이상한 꿈을 꿨다는 말을 꺼냈던 적이 있다.

 

 

 

 

 

 

 

[친척들이 집에 잔뜩 와 있지 뭐니. 눈앞에는 L씨 부부가 서 있고 말이야.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다들 왔던 걸까?]

 

 

 

나는 곧바로 주변을 돌아봤다.

 

 

 

할머니 말대로, 영정 바로 앞에 L씨 부부가 앉아 있었다.

 

 

 

 

 

 

 

딱 할머니 영정이 내려다보는 위치에.

 

 

 

어쩐지 나는 할머니가 자신의 49재를 미리 내다봤다는 걸 느꼈다.

 

 

 

안 좋은 예감이라고 해야할까, 할머니는 자신의 미래를 내다봤던 것이다.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



    • 글자 크기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6991 미스테리 세계 7대 불가사의 미스테리 알아보기 헤르메스 1196 0
6990 실화 생명의 은인, 그리고 그의 비밀1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1196 1
6989 실화 천도재에 관하여 (실화)3 title: 연예인13사자왕요렌테 1196 2
6988 사건/사고 산골소녀 영자 살인사건3 skadnfl 1196 3
6987 실화 실화) 귀신은 정말 있습니다..12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1195 1
6986 미스테리 당신의 오감을 자극하는 놀라운이야기 #53 형슈뉴 1195 1
6985 실화 [일본괴담] 아이돌A1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1195 1
6984 실화 제주도 매고 할망2 title: 섹시호날두마리치킨 1195 0
6983 미스테리 디아틀로프 실종 사건 에미나이 1195 0
6982 실화 무대위의 여가수2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195 1
6981 실화 자전거 이야기) 실화 4탄 - 본인 이야기!2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 1195 1
6980 사건/사고 울산 의붓딸 강간사건 -12 YYng 1195 1
6979 실화 어느 무더웠던 여름날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194 1
6978 실화 흰 원피스 입은 여자3 title: 잉여킹아리수드라 1194 1
6977 기묘한 유흥주점 청산가리2 title: 밧대리Dorothy 1194 1
6976 실화 초상화 몰카 (깜놀주의) 매니아 1194 0
6975 미스테리 미스터리 사건!늑대가 얼어 죽었다2 영쨩 1194 1
6974 실화 나와 맞지않는집 -1-2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194 1
6973 실화 그게 정말 저승사자였을까.2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194 2
6972 미스테리 【 그것이 알고싶다 】밀실화재 미스터리, 누가 가스 호스를 뽑았나 1 미숫갈후 1194 0
첨부 (0)
로그인

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