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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동아리 동방이야기 네번 째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2015.03.26 21:31조회 수 950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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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시 들어오게되었음. 다음날 아침 동아리 선배들과 함께 들어온 동아리 방은 평상시와 다를바 없었는데

 

마음이 무겁고 울적한 기분이 들었던 것은 내 마음이 무척이나 그곳에서 혼란스러웠기 때문이었음.

 

들어오자마자 빈 소켓에 코드를 꽂아넣고 전에 알아왔던 라디오 채널을 맞춰놓고 방송이 잘 들리는지 확인하고 난 바로 나갔음.

 

항시 틀어놓는 채널은 두개로 모두 합의함. 106.9와 93.9로 통일하기로 한 것임.

 

둘다 제일 알기 쉬운 기독교 방송이었고 일정 간격을 두고 기독교 특유의 기도문들을 읇어주는 방송이었으니

 

우리가 생각하기에 이보다 훌륭한 채널도 없었음. 게다가 최신가요를 들려주는 등 재밌는 방송도 여러번 했었고

 

다행스럽게 한동안 정말 기독교 방송 덕분인지 이상한 현상이나 그 이상한 얼굴을 본적이 없었음. 정말 만족스럽게 중간고사를 동아리 방과 강의실을 왔다갔다하면서 지낼 수 있었던 것임.

 

그런데 중간고사가 끝나고 다시 문제가 발생했음.

 

어느날 나에게 문자가 왔음. 당시엔 카톡이 아직 널리 보급되지 않을 때라 문자가 더 편했으니까 문자가 왔음.

 

문자를 받고나서 보니 내용은 즉슨 "누가 라디오 채널을 돌려놨다" 는 것이었음.

 

우리끼리 라디오 채널을 건들이지 않고 두 방송사만 틀어놓기로 합의한 상태였는데

 

요 근래에 그 라디오 채널이 자꾸만 돌아가있다는 것이었음.

 

솔직히 그 문자만 받고는 누가 다른 방송이 궁금해서 틀었구만 하고 넘어갈 수 있었지만...

 

내가 교양과목 중간고사를 망치고 동방에 들어갈 때 그런 내 안일한 생각이 바뀌었음.

 

 OO관에 도착한 나는 잔뜩 착잡해진 마음으로 계단을 내려왔는데 동방 앞에 왠걸,

 

우리 동아리 여자부원 한명이 안절부절 못하면서 동방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서있는 것이었음.

 

이유인 즉슨 요즘 또 다시 이상한 일이 생기는 것 같다는 소리.

 

속으로 욕짓거리가 나왔지만 솔직히 난 남자이고 걘 여자인데 그앞에서 쪽팔리게 나도 못들어가겠다라고 할 수 없었기에

 

당당하게 괜찮다면서 내가 먼저들어갈 테니까 따라들어오라고 떵떵거리면서 들어갔음.

 

곧 나는 쏜살같이 동방을 빠져나왔음.

 

 이유인 즉슨 어두운 동방 안을 메우는 라디오 소리가 노이즈 소리로 가득차 동방에 울리고 있었기 때문임.

 

밖에 듣고 눈치 챘어야했는데... 라디오는 전혀 엉뚱한 채널로 돌아가 그 라디오 특유의 "치지지지지지지지지...." 소리만 내고 있었음.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온몸에 소름이 돋고 털들이 쭈뼛쭈뼛 서는데 나와 그 여자애는 우왁 소리를 지르면서 계단을 뛰쳐 올라갔음.

 

 그리고 다시 강의가 비는 선배 한명을 더 불러내어 그 동방에 들어갔음.

 

 역시 라디오는 엉뚱한 채널에서 노이즈 소리만 내고있고...

 

정말 기묘했던 것은 라디오 채널을 돌리는 버튼이 어떤 특정 주파수에 맞춰진게 아니라 그냥 끝까지 돌려놓고

 

일부러 아무 소리도 안들리게 해놓은 것처럼 해놓은 것 이었음.

 

순간 왜 이런 동아리를 들었는지 짜증나고 스스로 억울해서 막 속에서 울분이 터졌지만 같이 들어온 선배는 "그냥 누가 장난친거 아니냐?" 라는 안일한 소리만 하고 있어 그 앞에서 속에서 튀어나올 화 참기에 바빴음.

 

 난 이대로 안되겠다면서 다음 대책을 마련할 것을 정말 강력하게 주장했음. 더 이상 이런 걸 경험하기 싫었고 나이도 어렸으니까 충격이 컸던 것도 있음. 대부분의 동아리 부원들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고 이번에는 우리가 더 꾀를 내기로 했음.

 

1. 라디오 주파수 버튼을 뽑아버림.

 

2. 누가 라디오에 손을 대는지 알기 위해 라디오에 12시간 짜리 녹음 테잎을 넣어 녹음함.

 

3. 아무도 쉽게 손댈 수 없는 높은 자리에 올려둠. [단 캐비넷 위는 안됨.]

 

다음과 같이 라디오를 배치, 개조해두고 우리는 다음날 라디오 상태가 어떻게 변해있는지 확인하도록 함. 다행스럽게도 다음날 라디오는 여전히 기독교 방송을 떠들고 있었고 녹음 테잎에는 별다른 이상한 소리가 잡히지 않았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우리는 몇일간 또 그렇게 동방을 사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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