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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작년 직장에서 있던 일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2015.03.29 11:46조회 수 1470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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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하던 회사는 여주,파주 아울렛같이 상가들이 오밀조밀하게 모여있는 그런 상가 단지였습니다.

 

12년도 11월경 이었으니까 날씨는 많이 춥고 쌀쌀했던 시기였었죠,,

 

퇴근이 여섯시 였는데, 보통 3시부터가 되면 일명 '떡볶이 아줌마'가 돌기 시작합니다.

 

큰 복도에 아주머니가 '떡볶에 있어요~" 하고 돌아다니시면 여기저기서

 

떡볶이를 시켜먹었었죠 ㅎㅎ

 

힘든 회사 생활에 하나의 낙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자주 시켜먹었었습니다.

 

먹다보면 여기저기서 하나 둘 맛에 대한 평가도 내리고

 

그 평가를 떡볶이,순대에 반영하면서 맛도 점점 좋아지고 단지 상가내 사람들과도 자연스레

 

친한 이웃이 되었죠 ..

 

날도 추운 어느날 회사 팀원들과 떡볶이를 시키자고 의견을 모아 떡볶이를 주문했습니다.

 

아주머니께서 그 날은 왠지 양을 엄청 많이 주시는 겁니다.

 

"저희 5천원 어치 시켰는데 순대랑 떡볶이 왜 이렇게 많이 주세요?" 라고 묻자

 

아주머니께서는

 

"이번에 우리 아들 대학 들어가면서 이사가게 되서 이번 주 까지 밖에 장사 안하니까 많이들 먹으라구

내가 이 장사하면서 진짜 자부심 느끼면서 한건데 아쉽네 아쉬워 아들같은 자네들도 못보고"

 

하시며 웃으시는 겁니다.

 

내심 서운함 아쉬움과 떡볶이를 못 먹는 다는 것에 대한 슬픔이 밀려왔습니다..

 

얼마 후에 열심히 일을 하는데 별안간 그 날은 5시가 지나도 아주머니 목소리가 안 들리는 겁니다

 

팀장님과 다른 사원분들도 "어라 오늘 아줌마 안나왔나? 벌써갔나?" 하며 의아해 했습니다..

 

조금 일찍 떠나셨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고

 

당일 재고조사 때문에 저는 퇴근시간 후에도 재고조사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죠..

 

참고로 말씀드리면 단지내 불은 퇴근 시간 한 시간뒤인 7시면 거의 모든 상가가 불을 끄고 퇴근을 하기때문에

 

복도가 굉장히 어둡고 스산합니다..

 

그때 기억으로는 저희 상가외엔 거의 불이 켜져있는 곳은 없던걸로 기억됩니다

 

여덟시 쯤 이었으니까요..

 

재고조사를 할땐 집중을 요하기 때문에 배가 고프면 일을 집중력이 흐트러집니다

 

배고파 죽겠다고 죽겠다고 하던 차에 창문 옆으로 뭔가 휙 지나가는 겁니다.

 

깜짝 놀래서 뛰쳐 나가보니 떡볶이 아주머니가 카트를 끌면서

 

"떡볶이~ 떡볶이 있어요~" 하시는 거에요.

 

와 잘됬다고 신난다고 박수치며 아주머니를 불렀는데 그냥 가시는 겁니다..

 

그냥 쭉 가시는 거에요..

 

이대론 놓칠 수 없다고 전화기로 뛰쳐가 아주머니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몇번 신호가 가더니 남자분이 받더군요.

 

"누구시죠?.."라는 슬픔 담긴 목소리가 들려서

 

"혹시..OO상가단지 떡볶이 아주머니 폰 아닌가요?" 라고 물어봤고

 

저는 전화기를 붙잡고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아들이었고..

 

어제 새벽 물건을 떼러 가셨던 아주머니가 사고때문에 돌아가셨다는 얘기가 들렸기 때문이죠..

 

지금 생각해도 그 뒷모습이 아른거리는데..

 

자부심을 갖고 일하셨던 아주머니가 마지막까지 약속을 지키셨던 것 같아 너무 슬픕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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