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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병원에서 겪은 글입니다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2015.03.29 11:47조회 수 1338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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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거의 10년정도 전의 일이 되어버렸네요.

 

부산의 S병원이라는 작은 병원이 있었습니다.

 

그 곳에서 야간 당직 아르바이트(원무 겸 경비)를 2년 반정도 했었는데

 

병원 직원들끼리 술한잔 하러 간 자리에서 원무아르바이트 선임이 웃으며 말했었습니다.

 

'**야 (본명은 아닙니다...) 밤에 12~2시 사이에 혹시 2층에서 전화오거든 받지말아. 그거 잘못 걸린 전화니까.'

 

라고 매우 부드럽게 말씀하시곤 다시 술을 마셨습니다.

 

며칠이 지나고

 

야간당직이라고 해도 별로 할일이 없고... 늦은 밤에 진료보러 오는 사람들을 수납, 안내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꾸벅꾸벅 졸거나 미친듯이 게임하는 것이 일상이었는데

 

어느날 밤. 갑자기 전화가 울리길래 아무생각없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안녕하십니까 S병원 원무과 hyuzi입니다.'

 

'.....춥다.... 이불가따도....'

 

? 무슨소리지?

 

황급히 나는 발신지를 확인했습니다.

 

2층 중환자실 회복실.

 

이 시간까지 수술이 있었나? 라고 생각한 저는 병동에 이불을 얻으러 갔습니다.

 

'선생님.. 이불하나 주세요.'

 

'왜?  추워? 맨날 덥다더니 추위도 타는 갑네, 저기 있으니까 하나 가가라.'

 

'네. 감사합니다.'

 

'진짜 니가쓰는거제? 딴 환자주면 안된다.'

 

'사실은 중환자실 옆에 회복실 환자분이 부탁하셨어요.'

 

'지금 거기 환자없는데?.....어? 니 내랑 같이 가자.'라고

 

끌려가듯이 회복실에 도착했습니다.

 

문을 열어보니 그 곳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침대와 비상전화기만 달랑 있을뿐.....

 

나를 돌아보며 간호사가 물었습니다.

 

'니가 들은 목소리 할머니 아니였냐?'

 

'네. 맞는데요.'

 

'...춥다 이불가따도. 라고 안하더나?'

 

'네. 그래서 올라간거예요.'

 

'니는 그냥 내려가고 거기서 전화하면 받지마라'

 

라고는 이불은 회복실에 깔아주고 다시 올라가버리는 겁니다.

 

조금 당황했었지만

 

잠이 덜 깨어 비몽사몽이었던지라

 

테이블에 엎드려 잠이 든 순간.

 

다시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어. 나다. 니 뭐하노. 잔다고 ? 이시끼 어디 근무시간에 잠을 자노 얼른 가서 휴계실에 이불 보고 온나.'

 

그래서 저는 2층 회복실에 혼자가게 되었습니다.

 

아까까진 열려있던 문도 닫혀진 상태.... 나름 담담했던 저는 문을 확 열어졎혔더니

 

그 안에는 아까 펴놓았던 이불이 단아하게 개어져 있었습니다.

 

절대 간호사가 한 일이 아닙니다.

 

일단 이불을 들고 병동에 다시 올려주니까

 

'수고했다. 그러니까 그 시간에 전화받지말아. 이 할망구 죽어서도 우리 괴롭히는거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얼마전 그 회복실에서 어떤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답니다.

 

돌아가시는 도중에도 항상 춥다하셔서 매일 밤마다 이불을 가져다드리면

 

아침에는 이불을 곱게 개어 주곤 하셨다고 하더군요.

 

'참.. 그 할매도 귀신이면서 이불은 곱게 갠다 야.'

'니는 그리 못하제? ㅋㅋㅋ'

 

이런 저런 잡담이 오가고 나는 내 근무지로 돌아가 잠을 청했습니다.

 

그 이후로도 가끔 전화가 오기도 합니다.

 

이제는 전화를 받고 '할머니 거기 이불 가져다 놓았어요.'라고 말하곤 합니다.

 

 

- 별로 무섭진 않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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