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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저희 아버지의 경험담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2015.03.30 00:07조회 수 3436추천 수 1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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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팅만 하다 올려봅니다.

저희 아버지가 해주신 아버지의 경험담이구요

 

 저희 아버지가 딱 지금 제 나이랑 똑같을때였습니다.

고등학교 삼학년 당시 아버지가 살던 시대에는

시위데모같은게 많았고 아버지네 고등학교는 그런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혈기 넘치는 고등학교였고

당연히 자연스레 아버지도 데모에도 나서고하는 청년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집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당시에는 편지나 전보로 왔겠죠)

데모운동 그만하고 집에 돌아오라는 겁니다.

집에서도 도시로 공부보낸 자식들이 걱정이 되었을 겁니다.

집에서 엄마(할머니)가 마중나와서 자식들을 데리고 돌아가려는데

하지만 아버지는 남겠다고 하며 동생(작은 아버지)만을 먼저 집에 보냅니다.

 

 시위가 한창 계속되던 중에 아버지가 꿈을 꿨는데

엄마(할머니)가 꿈에 나타나 말하기를 "다리 밑에 숨어라" 하더라는 겁니다.

아버지는 그땐 무슨 말인지 몰랐고

어느덧 시위의 분위기가 무섭게 변하여

아버지는 아버지 친구 한명과 집에 돌아가기로 결정합니다.

 

 걸어서 시 외곽으로 벗어나면 금방 숲이있고 산이있는데

어두운 밤에 둘이서 산을 넘어 집에 가는데 밤이 어둡고

더 길을 갈 수가 없어 쉴 곳을 찾는데

우연히 다리를 발견합니다(어디였는지는 잘 모르시다네요 경황중이어서)

그리고 그 다리밑에 들어가 숨어서 잠을 자는데

이번엔 또 꿈에 엄마(할머니)가 "어서 집에 돌아오거라 어서"하는 겁니다.

아버지가 그때 번뜩 깨어보니 불빛이 보이는데

한밤중에 트럭이 군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실어다 나르고 있는겁니다.

저 사람들은 다리밑에 숨은 아버지를 보지 못한 겁니다.

 

트럭이 지나가고.아버지는 꿈에서 본 엄마(할머니)의 말대로

곧바로 자는 친구를 깨워 다시 한밤중에 길을 걸어

겨우 집에 도착을 했더니

 

그날이..아버지가 광주를 빠져나오던 날이

공수부대가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기 하루 전날이라고 하네요

 

그 다리가 있던 곳은 계엄군이 광주를 봉쇄하는 선 안쪽에 있어서

거기서 그대로 잤더라면 금세 들켰을지도 모르죠 

 

아버지는 지금도 그때 얘기는 썩 하고 싶지않아하시고

아버지는 단지 "그때 어머님이 날 살렸다" 라고 하시네요

 

그때 할머니는 계엄군들이 봉쇄한 광주 바깥에서 제발 아들을 돌려달라고 빌고 기도하고 계셨다네요

어쨋든 그게 통한게 있었는지 아버지는 무사히 집에 돌아 올 수 있었고

 

 

참고로 그때의 아버지 친구는

지금 근처 이웃집에 살아요 오순도순 말그대로 평생친구

그런 인연이 있었던 줄은 이 얘기들으면서 알았네요

 

아무튼 우리 할머니는 가족들 자주 꿈에 나오세요

제 태몽때는 할머니가 나타나서 "잘생긴(?) 아들이야 잘 길러야해"하고

엄마 한테 그러시고요. 사촌형(장손)태몽에도 나오신 적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5.18배경이지만 정치목적으로 쓴거 전혀 아니니

괜히 물어뜯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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