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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단편 모음 18 - 아무도 믿지 못할 그때의 이야기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2014.09.30 21:39조회 수 1312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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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학교 때 일이다. 한 7년정도 된거 같다.


 

난 경기도에 모 대학교를 다녔는데, 그 대학교는 엄청 넓은 부지와 중앙에 호수가 있고, 주위의 산들이 어마어마했다. 건물수 또한 엄청 났었다.

 

난 이 호수에서 낚시질도 하곤 했다. 붕어를 잡곤 했는데 워낙 오래되서, 그 날이 무슨 날이었는지 정확히 기억할 순 없지만 그 날 내 친구들이 먼곳에서 올라온 날이었다.

 

한 친구와 난 같이 살았는데 원룸에 살았다. 그 원룸 지하에 피씨방도 있었다.

 (여기서 나는 그 당시 포트리스라는 오락을 자주 하곤했다.)

 

이 날 나는 친구들과 족발과 닭과 소주 등등... 엄청난 안주들과 술을 섭취했다. 그리고 같이 살던 친구놈 애인이 왔었는데, 이 애인포함. 총 7명이서 미친듯이 술을 마셨다.

 

그러다가 친구가 눈치를 줬고 우리 5명은 자리를 피해서 학교로 올라갔다.

그때 시각이 새벽 1시쯤 되었던거 같다.

 

친구들과 학교를 오르는데 그 어두움 속에 무서움이란 우리에게 없었다. 그래서 우린 무얼할까하던 중 술래 잡기를 하기로 했다. 술래는 우리가 아니다 경비아저씨인것이다.

 

경비실에 돌던지고 도망가기 말이다 푸하핫...

지금 생각하면 미친짓인거 같은데 그땐 유치했던 탓에 이런짓을 자주했단 말이다.

술까지 얼큰한데 그 무엇이 두려우랴?

 

정말 엄청난 스피드로 따라오는 경비를 본 적 있는가? 소름 돋는다.

 

여튼 도망가던 도중 난 호수가 앞에서 혼자 때구르르 굴러버렸다.

그래서 발목이 살짝 나가버렸다. 그래서 난 혼자 호숫가에 우두 커니 앉아있는데, 조금 무서워지는게 아닌가.

 

아마도 그 뒤에 일어날 일들이 은연 중에 날 공포에 떨게 만들었었나 보다.

 

 "어. 지현아 나야."

 

 "자기. 안자고 모해? 이시간에..."

 

 "나 장난치다가 호수에서 굴렀어. 다리다쳐써 아팡 ㅋ"

 

 "친구들한테 얼른 전화해봐."

 

 "엉.ㅋ 어라? 앞에 머 지나간다."

 

 "먼데?"

 

 "잠만 잘안보여. ㅋ나 술취했나봐. 호수 맞은편에 어떤 ***이 붉은 미니스커트 입고 산에 올라가"

 

 "ㅋ 미쳤어 장난치지마."

 

 "찐짜. 보이긴 하는데 술을 마니 마셔서 그런가봐 ㅋ"

 

갑자기 여자친구 목소리가 얼어버리더라.

 

 "너 혹시 바지 만져봐봐. 차가워?"

 

 "아닝. 왱?"

 

 "혹시 물에 발 담궜어??"

 

 "아닝. 왜? 왜 진지한데? 무섭게..."

 

 "아냐. 별거 아냐. 니가 무서운것도 있냐? ㅎ"

 

 "어. 나도 무섭고 그런거있어. ㅋ"

 

 "몬대? ㅋ"

 

 "자귕? ㅋ"

 

깔깔깔 거리며 한참을 수다를 떨었다.

 

이때 여자친구는 내가 혹시나 물에 빠져 죽었지않을까 했다고한다.

 

 "어. 지현아. 저기 친구들 온다."

 

 "그랭 ㅋㅋ 잘됬네. 얼른 같이가 ㅎ"

 

 "엉 ㅋ "

 

 "ㅇ ㅑ~진수야 진우야 상진아~"

 

난 정말 크게 외쳤다. 미치도록 크게 말이다. 전화기를 들고 외친게 문제였지만...

여자친구가 시끄럽다고 머라하긴하드라ㅋ

 

 근데 말이다.


친구들이 날 스윽 쳐다보더라.

 

뚝처럼 되있어서 윗길로 사람들 다니고 밑은 벤치 한 두개 있는 곳이었거든. 난 벤치에 앉아 있었는데 친구놈들이 날 스윽 쳐다보곤 그냥 지나가버린 것이다. 아주 차가운 듯한 그 눈빛...

 

여자친구에게 이 말을 했더니...

 

 "너 찐짜 물에 빠진적 없지? 정말이지? 혹시 친구들이 빠지거나, 그런거 아니지? 친구들한테 전화해 볼께. 잠시 너 끊어봐."

 

그 후 여자친구가 친구들에게 전화를 했다고한다.

 

그리고 다시 나에게 온 여자친구의 전화. 6명 다 전화를 안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왠지 불안하다고, 무섭다고 이야기하기 시작하는데, 그 때 다시 뚝 위에서 친구들이 날 부르는 소리가 들리더라.

 

 "유빈아..유빈아........"

 

그런데 여자친구가 하는말...

 

 "대답하지마. 이상해 대답하지마."

 

그래서 가만히 앉아있는데 친구들이 날보며 막 화를 내면서 욕하더라.

 

 '이 시XX 어쩌구 저쩌구...'

 '너 찾는다고 이 학교를 다 뒤졌다고... 왜 전화도 안받고 뭐하냐고...'

 

 '나도 전화했는데 너희들이 안받더라. 어쩌구 저쩌구...'

 

그러는도중 여자친구가 바꿔 달라고하더라. 안심이 안된다고...

 

바꿔줬다.

 

친구들 다 돌아가면서 다 통화 하더라.어지간하다 너도...ㅋ

 

 그리고 안심이라고 얼른내려가라고...(얼마나 자세히 캐물었던지 친구들이 화내더라...)

 

그리고 움직일려는데 발목이 너무 부어서 걷지도 못하겠더라.

 

그래서 제일 덩치가 큰 친구 하나가 날 부축하고 내려가는데, 앞에서 불빛이 엄청 크게 비치면서 막 '너희 거기 서' 하면서 오더라. 순간 경비얼굴이 딱 생각나면서 친구들이랑 겨우겨우 도망다녔다.

 

그러다가 날이 밝아오고...

 

 '우리는 이제 내려가자'.

 

하고 내려왔다. 근데 친구들이 그러더라.

 

 '너 잠시 겜방에 가 있어. 뭐 좀 찾아올께.'

 

하면서 피씨방까지 부축해주고 담배도 사주고 갔다.

 

 

 

 

 


그렇게............ 한참을 있었다.

 

 

 

 


조금 있다가 여자친구가 전화왔다. 시계를 보니 5시30분쯤...

 

 "어? 안자고 있었나? "

 

하고 전화를 받는데 받자말자 욕이란 욕을 다하더라.

 

어디냐고? 도대체 전화를 안받고 머하냐고?

 

 "뭔소리고? 너 안자고 모하노?

 

하니까 여자친구가 그러더라.

 

친구한테 전화하고 바로 전화했는데, 그때부터 너안받더라고...

 

소름이 쏴악............

 

그럼 난 누구랑통화한거고, 그러고있는데 그 겜방 문이 덜컥 열리면서

 

"유빈이 이**..."

 

등등 온갖 욕을 난무하면서 들어오는 친구놈들.

왜 저럴까? 날 부축해줬던 친구가 날 벌컥 일으킨다.

 

 "아...아... 아퍼 쎄게 당기지마."

 

친구 왈

 

"왜 어디가 아픈데? **ㄹㅁ"

 

 "다리 삐었잖어. 그래서 니가 여기까지 부축해줬잔어."

 

그 친구 왈

 

 내가 언제? 너 찾는다고 우리 다 밤샜다. 애들 차들고 와서 난리나고, 경비아저씨들 다 깨워서 온 학교를 다 찾았다."

 

아. 어쩐지 내려오는데 학교에 불이 다 들어와 있더라.

 

그럼 난 누구한테 업혀온거고, 난 멀보고 도망 다닌건가?

 

친구들이 그러더라.

화장실앞에서 너봤는데 니가 우릴 처다 보곤 막 산위로 도망가더라고...

 

미쳤냐. 다리아파 죽겠는데 도망을 가게...

 

하도 어의가 없어서 알바생한테 이놈이 담배사주지 않았냐고 하니, 알바생이 맞다고 당신이 사줬다고했다. 그 때 내친구들의 표정들은 몹시나 당황해 하더라.

 

먼가 이 때부터 심상치 않은듯 돌아가는 상황. 애들이 올라가서 이야기하자고 방으로 갔다.

 

그때가 6시쯤...

 

서로 상황을 맞춰보니, 난 친구들을 보고 도망다닌거고, 친구들은 나 찾아다닌거고...

 

 '이거 예삿일아니다. 집에 전화하자'

 

하고 친구놈이 집에 전화를 했다. 난 하지말라고 짜증냈는데 신호가 가자말자 받는 울엄마.

친구놈이 한마디했다..

 

 "어머니. 좀 올라오셔야겠는데요."

 

더 웃긴건 울 엄마다. 집에서 차로 달려도 4시간 걸린다.

 

그런데도 이유를 묻지않으시고 그 시간에 올라오신단다.

 

먼가 심상치 않다. 분명 뭔 일이 있다.

 

어머니, 아버지 다 오시고 다짜고짜 집에 가자고 하신다.

 

내려와서 들은 이야기인데, 아버지, 어머니가 나랑 똑같은 꿈을 꾸셨단다.

다른게 있다면 내가 막 쫒기더란다. 칼을 든 여자애한테...

 

동시에 엄마, 아버지 깨셨단다. 서로 보고 놀라셨데...

왜 갑자기 일어나냐고...

 

그리고 서로 꿈이야기하니 '아들한테 무슨 일이 있는거 아닌가 이럴 수 없다' 하고 있는데, 엄마 휴대폰에 걸려 온 친구의 전화. 그래서 바로 내려 오신거란다.

 

이후...

 

난 정신과 성당 교회 상담실 다 가봤다.

 

다 정신차리고 살란다 술마니 먹어서 그렇다고 ㅋㅋ

 근데 울 아버지가 귀신이랑 놀면, 귀신에 씌여 오래 못산다고 여기저기 안가본 곳이 없다.

 

아무래도 서로 인정은 안했지만 귀신이었던거같다고...


그러다가 친할머니가 말씀하시길 아는 분이 계신데 그 분이 귀신을 잡으시는 분이 계시단다.

그 길로 전라도까지 달렸다. 정말 촌구석까지 갔다.

 

많이 늙으신 할머니. 올해 90을 바라보고 계신다더라. 그 할머니가 나를 딱 보자말자 '어이구어이구' 하시더라. 나, 엄마, 아빠, 동생, 여자친구 이렇게 6명 있었다.

 

할머니가 마음에 준비를 하고 다시 보자고 하셨다.

 

그래서 하루 지나고 마을회관에서 굿? 글쎄...굿은 안해봐서 모르겠는데 그게 굿인지 먼가를 하셨다.

사과 등등 막 올려놓고 절하고...

 

어의없더라. 저런거 안믿거든... 참나. 그래서 난 멀찌감치 떨어져서 '아 짜증나' 하고있는데 할머니가 다가오신다. 그러면서 날보고 아주 걸걸한 목소리. 무미건조한... 인간의 말투같지 않은 그런 목소리... 들어본 사람만 알 듯하다.

 

 "창성아."

 

난 못들은 척했다.

 

 "창성아."

 

 "아놔. 엄마 이런거 하지말자. 머하는데..."

 

하는데 가족들을 보니까, 가족 전부 다 심하게 놀란 얼굴을 하고있더라.

 

설마?

 

창성이는 내 원래 이름이다. 어릴 때 이름을 바꿔야만 할 이유가 있어 재판까지하고 바꾼 이름.

 

그 이름을 어떻게 할머니가알지?

 

난 부모님이 가르쳐 준 줄 알았다. 근데 아닌가보다.

 

속으로 '아 머야? 하고 있는데...

 

 "창성아. 나 모르겠어? 임마." 이런다.

 

 "내가 널 어떻게 알어?"

 

 "나야 jjj야 임마."

 

j는 그 친구 이니셜이다. 3글자에 다 j가 들어간다.

 

순간 욱했다. 그렇게 어른들이 많은데서 내가 쌍욕을 했으니...

 

 "이씨X 개xx 성기xxx 왜 죽은애 이름은 꺼내고 지X이고 이쉽X야"

 

 "야. 실망이야 .내 목소리 벌써 잊은거야?"

 

하면서 할머니가 다가오시는데, 허리굽은 할머니가 허리를 딱 펴고 터벅터벅 걸어오시더라.

 

그 때 그 눈빛, 그 자세. 아마 죽을 때까지 못잊겠지. 나뿐만 아니라 거기 있던 모두가...

그러곤 귀에 속삭이시더라...

 

 "창성아. 나 jjj야. 못믿는거야?"

 

하면서 꺼낸 이야기는 놀랄 노자였다.

 

아무도 모를 우리이야기.

 

중학교 3학년때, 학교 옥상에서 그날 그 놈이 본드 마시고, 오토바이를 탔다. 바닷가 길을 달리고...

 

난 진술서에서 그 이야긴 안썻는데...쓸수가 없었다.

죽은 친구 앞에서 할 말도, 하고 싶은 말도 없었기에...

 

친구는 전봇대를 들이박고 약 20여 미터 날라가서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난 달려가서 무릎을 꿇고, 그 놈을 봤고, 그걸로 내 기억은 끝이다.

 

몇 달을 움직이지, 못했고, 밥도못먹었다.

 

그래서 힘들게 이름도 바꾸고, 정신과도 다니고, 제일 친한 친구의 죽음을 잊는 듯했는데, 내 앞으로 다가오는 이 할머니가 말한 것이다.

 

그 때. 내 몸에 돋았던 소름은 아무도 못 들었을꺼다. 귓속말이니까.

 

다시 또 이야기 하더라.

 

 "그 때 봐서 너무 좋았다. 담에 또 볼 수 있으면 보자"

 

등등... 사사로운 이야기들.

 

그리고 할머니가 갑자기 손에 찹살인가 좁살인가 그걸 들고 바닥에 곱게 까시더라.

그리고 나보고 거기에 절하라더라.

 

난 바로 절했다. 그때는 내가 내가 아니였다.

먼가 정신이 나가 버리는 느낌. 그런데 그 많은 사람의 눈 앞에서 좁살 위로 천천히 새 발자국이

 차근 차근 차근 찍혀나가더라.

 

천천히... 정말 새가 밟고 지나는 것처럼 말이다.

 

엄마, 아빠, 동생, 여자친구까지 완전 얼어서 쳐다보고 계시더라.

 

그리곤 할머니가 조용히 말씀하시더라.

 

 "그 날이 너 살이 낀 날이다. 너가 죽을 날이었다. 그런데 니 친구가 기일날 하루 내려올수있는데, 그날 안오고, 너 때문에 일찍 왔었다. 너를 업고 다닌건 니 친구다.

그리고 너를 따라 다녔던 것은 귀신들이다. 너를 해할려는... 그게 니 업이고, 니 살이다. "

 

라고 하시더라. 친구 덕분에 살은거라고...

 

식은땀이 등 뒤로 흐른다는거... 더운거랑은 다른거다.

정말 그 느낌. 더럽다.

그리고 내려와서 친구어머님을 뵙고, 그 놈을 떠나 보냈던 강에 백화를 뿌려주었다.

 

사랑하는 내 친구.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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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가의 인형

 

 

 

 

 

 

 


제가 어릴적 살던 동네에는 근처에 큰 공터가 있었습니다. 큰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었는지, 그 공터에는 많은 건축 부자재들이 쌓여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어째서인지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방치된 공터는 어느덧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어있었습니다. 물론 소문난 말괄량이이자 장난꾸러기였던 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공터의 중간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 흉가가 있었습니다. 사실 공사가 진행되지 전에는 가까이 하지 않던 곳이라 그 집에 사람이 언제부터 살지 않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공사가 진행될 즈음에는 이미 빈 집이었습니다. 물론 사람이 사는 채로 공사가 진행되지는 않았겠지만 말이죠.

그렇지만 작은 동네임에도 불구하고 그 집의 존재를 몰랐다는 것이 아직도 의문입니다. 더욱 의문인 것은, 그 공터에 존재하는 집은 그 집 하나 뿐이었습니다. 그 주위에는 아무도 사람이 살고 있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은 저와 오빠와 동네 남자아이, 그렇게 셋이서 흉가를 탐험하기로 했습니다. 공사가 진행된 흔적인지, 흉가는 사방이 흙으로 둘러싸여있는 모양새였습니다. 집 안에도 흙이 가득했지요.

다 무너져가는 흉가인탓인지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스산한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집을 탐험하던 저의 눈에, 너무도 예쁜 바비인형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째서 이런 흉가에 이렇게 예쁜 바비인형이 있었을까요? 아마도 이 집에는 제 또래의 여자아이가 살았나봅니다. 
빨간 드레스를 입고 있는 바비인형. 너무도 예쁜 얼굴을 하고 있는 바비인형이 마음에 든 저는, 바비인형을 품에 안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난 뒤, 우리 세 사람은 다시 그 흉가로 향했습니다.

한 겨울, 저는 아이들과 종종 불장난을 즐기곤 했습니다. 집에서 각각 감자나 고구마, 밤 등을 가져와 구워먹고는 했지요. 어릴 적에는 왜 그렇게 불장난을 좋아 했나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흉가로 향한 이유도, 역시 불장난을 즐기기 위해서 이었습니다. 무너져가는 흉가 안에서 불장난을 하면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어른들에게 혼나는 일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흙먼지가 가득한 바닥에서 우리는 나뭇가지와 신문지를 모아 불을 지폈습니다. 따뜻한 불이 피어오르자 저희는 신나서 지켜보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빈 방에서 붙인 불이 갑자기 활활 타오르며 크게 번지더니 벽지로 옮겨 붙기 시작했습니다.

분명 가구도 없는 빈 방인데, 다른 곳으로 불이 옮겨 붙다니… 상식 밖의 일이었지만, 그것은 현실로 일어났습니다. 
아직 초등학생인 우리들은 너무도 놀라서 흙을 가득 집어던져 불을 끄려고 발버둥 쳤습니다. 하지만 불은 꺼질 기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욱 크게 타올랐습니다.

온 집안이 활활 타오르자, 저희는 두려운 마음에 흉가를 뛰쳐나왔습니다. 그리고 죽을힘을 다해서 언덕 위까지 달렸습니다. 언덕 위에서 바라본 흉가는 마치 지옥불에 빠진 듯, 무섭게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몇 분 뒤, 신고를 받았는지 몇 대의 소방차가 도착했고, 불은 이내 꺼졌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며칠간 우리는 밖에 나올 수 없었습니다. 막연한 두려움이 샘솟았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어느 샌가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흉가에 대한 일을 잊어갈 즈음, 어느 날은 낮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잠에서 깨어났고, 눈을 뜬 저는 몸을 일으키려했습니다.

그러나 눈꺼풀을 제외한 모든 곳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내 몸이 마치 내 몸이 아닌 것 같은 묘한 기분. 저는 이것이, 사람들이 말하던 '가위'라는 것이라는 것을 금세 깨달았습니다.

가위에서 깨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저의 눈에 들어온 것은, 머리맡에서부터 뻗어오는 하얀 손이었습니다. 너무 무서웠던 저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던 것 같습니다. 
식은땀을 흘리며 악몽을 꾸던 저는 어머니에게 발견되어 깨어났지만, 그 이후로도 악몽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꿈의 내용 중 기억나는 것은, 여자아이의 미소와 빨간 원피스, 그리고 하얀 손뿐.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하얀 손은 언제나 저를 어딘가로 끌고 가려고 했습니다.

어느 날, 방 청소를 하시던 어머니가 저를 불렀습니다. 
 
"침대 머리랑 벽 사이에 이런 게 끼어있더라. 그런데 우리 집에 이런 게 있던가?"

어머니의 손에 들려있는 것은 흉가에서 가져온 바비인형이었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던 그 인형. 아마도 침대 사이에 떨어져 끼어있던 모양입니다.

"아, 그거……."

인형을 바라본 순간 제 머리에서 강렬한 이미지가 떠올랐습니다. 꿈 속에서 나타나던 여자아이, 그리고 빨간 원피스, 무엇보다도 언제나 머리맡에서 뻗어져오던 하얀 손…….

저는 갑자기 무서워져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한 어머니를 뒤로 하고 인형을 손에 든 채, 저는 흉가… 아니, 이미 잿더미가 되어버린 그곳을 다시 찾았습니다. 
그리고 잿더미위에 인형을 올려두고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발 돌아가 주세요. 저한테 오지 말아주세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고 울면서 빌었습니다.

다행히 그 뒤로는 가위에 눌리는 일도, 악몽을 꾸는 일도, 빨간 원피스의 여자아이가 찾아오는 일도 없었습니다. 저의 진심어린 사과에 마음이 동한 것인지, 아니면 제가 아닌 다른 아이에게로 가버렸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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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의 여자친구..1

 

 

 

 

 

 

 

 

이 이야기는 내가 20살 때 겪은 일이다. 그 당시 나는 이제 성인이 되었다는 해방감에 한창 놀기에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이런 내게는 성진(가명)이라는 둘도 없이 친한 친구가 있는데 중학교 시절부터

친구가 되어서 지금까지도 친하게 지내는 x랄친구이다. 이 당시에는 우리 둘다 여자친구가 있어서 매일

같이 넷이 어울려 술도 마시고 놀러도 다니며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성진이의 여자친구는 나와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고 또 같은 동네에 살았던지라 성진이와 사귀기 전부터

나와도 친구로 지내고 있었다. 성격도 활발하고 얼굴도 이뻤기 때문에 성진이와 사귀게 되었을 때

나는 누구보다도 기쁘게 축하해줬고 둘이 오래가기를 바랬었다.

하지만 성진이의 여자친구인 정아(가명)에게는 한가지 걸리는 점이 있었는데 그건 정아가 종종 이상한

것들을 보곤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나중에 성진이 한테 들은 것이지만 정아가 가위도 자주 눌리고

길을 가다가도 종종 귀신을 본다고 했다. 하루는 성진이와 내가 술을 마신 후 우리집에서 밤을 새며

놀고 있었는데 갑작스레 성진이에게 전화가 왔다. 새벽에 누구인가 하고 성진이를 쳐다봤는데 성진이는

약간 당황스런 표정을 지으며 상대방을 달래고 있었다.

"괜찮아.. 그냥 꿈이야.. 그러니까 무서워하지말고 알았지?"

대충 통화내용을 듣고 정아임을 짐작했다.

통화가 끝난 후 내가 한밤중에 왠일이냐고 물어보자 성진이는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말해 주었다.

"정아가 잠을 자는데 꿈에 중학교 동창이 나왔데.. 정아가 오랬만이고 해서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했는데

이 친구가 갑자기 울면서 혼자가기 싫다고 같이 가지고 하더래.. 정아가 가만히 친구를 보니 얼굴도 너무

창백하고 분위기도 이상해서 가긴 어딜가냐고 가기싫다고 말했데.. 그러자 얘가 갑자기 막 화를 내며

'니가 그런다고 내가 안데려갈꺼 같아?!!'라며 정아 팔을 막 잡고 끌더라는거야..

그래서 정아가 막 울면서 놔달라며 소리치다가 꿈에서 깼데..

깨고 나서도 너무 무섭고 해서 막 우는데 팔에서 통증이 느껴지더라는 거야 그래서

팔을 보니 뻘겋게 손자국이 남아있더래.. 그래서 너무 무서워서 나한테 전화한거더라구...'

성진이는 나지막하게 한숨을 쉬며 무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순간 나는 기분이 싸늘해졌지만 그냥 꿈이겠거니 생각하였고 성진이한테 별거 아닐거라고 말해주었다.

하지만 몇일 뒤 정아의 꿈에 나온 친구가 여행 중 교통사고가 나서 사망했다는 소식을 성진이한테 들었을

때는 큰 충격과 함께 싸늘한 기분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고 갑작스레 정아까지도 무섭게 느껴지게

되었다.

내가 겪은 일은 저 일이 있은 후 약 두 달이 지났을 때였다..

저 일이 있은 후 나는 의도적으로 정아를 만나는 걸 기피했었다.. 뭐 사람들이 겁쟁이라고 해도 할말은

없지만 저런 일들은 그저 이야기로만 들었을 뿐 내 주변에서는 처음이었기에 정아가 왠지 꺼름직하게

느껴졌었다.. 정아를 피하다보니 성진이와도 자연스레 만나는 회수가 줄어들게 되었고 생각을 해보니 이건

좀 아니라고 느껴졌다.

'그래 뭐 친구 여자친구가 신기같은게 좀 있는거 같다고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는건 아니잖아.. 괜히

혼자 쫄아서 오바떨지말고 예전처럼 잘 지내보자'

마음을 먹고 성진이한테 연락을 했다.

'뭐하냐 오늘 내가 쏠께 신천으로 정아랑 같이 나와~ 우리 못본지도 좀 됐잖냐~ㅋㅋㅋ 간만에

술한잔 하자'

성진이도 내가 정아를 피한다는걸 알고있었고 내심 그것을 섭섭해 하고 있었던 차에 내가 저렇게 나오자

반겨하였다

'오케이! 한턱 쏜다니 형님이 한번 가마~ 니 여자친구도 나오는 거지? 간만에 넷이서 함 찐하게 마시자ㅋ'

이렇게 하여 나, 내 여자친구, 성진, 정아 넷은 간만에 모이게 되었고 오랬만의 자리라 그런지 평소보다

과하게 마시며 새벽까지 놀게 되었다.

한참 먹고 떠들며 놀다보니 새벽 2시 쯤이 되서야 술집에서 나오게 되었고 당시 우리와는 다른 지역에

살고 있던 내 여자친구는 먼저 택시에 태워 집에 보낸 후 나와 성진이는 일단 우리집 근처에 사는 정아를

데려다 주고 우리집으로 가서 같이 자기로 하였다.

당시 나는 빌라에 살고 있었고 정아는 우리집에서 약 200m정도 떨어진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다.

정아네 아파트는 아파트 단지 후문쪽에 위치해 있어서 우리는 자연스레 한적한 뒷길을 걷고 있었고

이 길은 평소에도 자주 지나다니는 터라 이상한 느낌은 전혀 없었다.

단지 후문으로 가는 길은 옆에 놀이터를 끼고 있었는데 놀이터와 아파트 단지의 벽사이에 난 길이라 쭉

늘어선 가로등 외에는 인적이 드문 길이였다.

게다가 새벽이고 하니 사람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살짝 으시시해서 우리는 의도적으로 큰소리로

떠들며 길을 걷고 있었다.

한창 애들과 떠들며 길 앞쪽을 슬쩍보니 쭉 늘어선 가로등들 중에 하나가 불이 꺼져있었다. 가로등들은

약 10m(솔직히 잘 기억이 안남ㅠ.ㅠ)정도의 간격으로 서있었는데 마치 이빨이 하나 빠진듯 한 곳만 불이

꺼져있어서 그 부분이 더욱 을씨년스럽게 느껴졌다.

뭐 그러려니 하며 신경을 끄고 다시 애들과 즐겁게 술자리에서 했던 얘기를 나누며 길을 계속 걸었다.

그렇게 길을 가다보니 자연스럽게 불이 꺼져있는 부분까지 오게되었고 마치 밟으면 안될 곳을 밟은 듯

불꺼진 가로등에 의해 어두워진 지역으로 발을 내딫는 순간 공포가 시작되었다.

평소에도 가위를 눌려본적이 없어서 친구들이 얘기하는 가위눌린경험을 들을때마다 도대체 어떻길래 몸이

안움직일까 하며 궁금해 왔던 나였다. 하지만 그곳에 발을 내딫는 순간 이런게 가위눌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가지 차이점이라면 나는 움직이지 못하는게 아니라 걷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걷고

있을뿐이다. 분명 걷고는 있는데 걷는것 이외엔 어떤것도 할 수가 없었다 말을 할 수도 고개를 돌릴수도

달리 수도 걸음을 멈출 수도 없었다.. 또한 갑작스레 뒷골이 화~악 하고 땡기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누군가가 뒤에서 나를 노려보는 듯한 느낌이랄까..아마 평소에 가끔 컴퓨터를 하거나 무언가에

몰입했을때 뒤에서 누군가 쳐다보는 듯한 느낌과 함께 뒷통수가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았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의 느낌은 그때의 느낌 과는 차원이 달랐다. 뒷골이

땡기다 못해 뒷목에 소름이 쫙 돋았고 뒷머리가 쭈뼛하고 서는 느낌이었다.

그렇다..분명 내 뒤에 무언가가 있다. 하지만 난 돌아봐서는 안되고 어떠한 다른 행동을 해서도 안된다.

그저 이렇게 걸어서 이 공포를 빠져나와야 한다..그 당시 내머리 속에는 이런 생각밖에는 없었다..

그저 앞만보며 일정한 보폭으로 길을 걸을 뿐이였다. 왠지는 몰랐지만 저 앞에 켜져있는 가로등까지만 가면

모든게 괜찮아 질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단지 10m 앞에 있을 뿐인데도 그 곳까지 가는 길이 너무

나도 멀게만 느껴졌다..

'** 뭐가 어떻게 된거지 대체 뒤에 뭐가 있는거야.. 얘들도 말이 없는데 나랑 같은 상황인건가..'

나는 이 이해할수도 없는 무서운 상황에서 눈동자를 돌려 친구들을 살펴보았다. 고개를 돌릴 수는 없어서

자세히는 못봤지만 바로 옆에 걷고 있는 성진이도 표정이 하얗게 질려있음을 알 수 있었다. 표정으로

봐서는 나와 같은 상황이리라.. 그래 저 앞의 가로등까지만 가면되 이렇게만 가면되..

이런 바램을 가지고 뒤에서 느껴지는 믿기힘들 정도의 싸늘한 시선을 받아내며 앞으로 묵묵히 걸었다.

만약 내가 이상황에서 억지로 뒤를 돌아보거나 뭔가 다른 행동을 취하면 마치 내가 죽을 것만 같이 느껴

졌기에 그저 묵묵히 걸을 뿐이였다.

이 잠시의 시간이 몇 시간처럼 느껴졌고 마침내 앞의 가로등의 밝은 부분에 다다르자 다행히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싸늘한 느낌은 사라졌고 온 몸의 힘이 쫙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휴우....'

나도 모르게 깊은 한숨을 내쉬었고 그 짧은 시간동안 등이 축축히 젖을 정도로 식은 땀을 흘렸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비록 그 잠깐의 공포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우리는 정아네 집에 가는 길동안 약속이라도 한듯 아무말도

하지 않은 체 묵묵히 걸었다.. 나는 내가 무슨 말이라도 꺼내는 순간 그 공포가 다시 찾아 올까봐 무서

워서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고.. 성진이나 정아도 아마 같은 기분이었으리라 생각한다.

다행히 후문을 지나 정아네 아파트까지 도착을 했고 우리는 그저 잘 들어가라는 말만 한체 정아를 들여

보냈다.. 정아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 순간 나와 성진이는 정아가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잠깐만...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니네 집에 갈때 놀이터 근처로 가지마... 아마 내 생각에

니네도 느꼈을거 같은데.. 놀이터에서 여자귀신이 따라오던거.. 나 너무 무서워서 말 안할라고 했는데

니네가 그리로 갈까봐.. 그 여자 너무 무섭게 생겨서.. 그러니까 그리로 가지마 알았지?? 그럼 나 올라

갈께..조심히 들어가..'

정아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고 조용히 엘레베이터쪽으로 들어갔다..


'이런...**..'


그 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나와 성진이는 미친듯이 우리집으로 달려갔다.. 물론 놀이터 근처가 아닌

먼 길을 빙 돌아서 말이다.. 집에 도착한 후 우리는 내 방에서 노래를 크게 켜놓고 이불을 덮은 체

덜덜 떨면서 밤을 지새우게 되었다..

그저 이런일을 다신 겪지 않기를 바라면서...

하지만 이 일은 그저 사건의 시작일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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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의 여자친구..2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나는 졸린 눈을 비비며 잠에서 일어났다.. 어느덧 바깥은 쨍쨍한 한 낮이 되어 있었다.

기지개를 피며 옆을 바라보니 어제 아침이 다 될때까지 공포에 떨던 성진이가 세상 모르고 자고 있었다..

'도대체 뭐였을까...'

어제 겪었던 일들을 다시 떠올려 보니 다시 한번 공포가 엄습해 왔다.

'뭔지는 모르지만 그냥 잊자.. 당분간은 생각조차 하지 말아야겠다..'

이렇게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고 성진이를 깨웠다.

"야 임마 일어나 주말이라고 언제까지 쳐 잘래! 라면이나 끓여먹자"

"으..으응"

성진이는 짜증난다는 표정을 지으며 몸을 일으켰고 우리는 대충 얼굴만 씻은 뒤 라면을 끓여먹었다.

"있잖아..어제..."

라면을 먹던 도중 성진이가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다.

"아.. 나도 몰라 **.. 그냥 우리 당분간 어제일은 얘기하지 말자 생각도 하기 싫어 알았지?"

나는 성진이의 말을 끊고 약간은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알았다"

성진이 역시 납득한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고 우리는 조용히 라면을 먹는데만 열중하였다.

식사 후 성진이는 한참을 우리집에서 뒹굴거리다 저녁이 다 되서야 집에 갔고 그렇게 전 날의 일은

지나가는 듯 했다.

하지만 이날 밤...

난 꿈을 꾸었다....

난 어제 걷던 그 길을 다시 걷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성진이도 정아도 없는 나 혼자였다.

게다가.. 어제와는 반대로 모든 가로등의 불은 꺼져있었고 어제 당시에 꺼져있던 가로등만 홀로 불빛을

비추고 있었다..

'뚜벅 뚜벅..'

어느덧 나는 나도 모르게 그 가로등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 곳에는 검은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얼굴을 파묻고 쭈그린 체 가로등에 기대어 앉아있었다.

'아...가면 안될거 같은데 **..'

나는 꿈에서도 그 여자 쪽으로 가면 안된다는걸 직감했지만 내 몸은 이미 내 의지를 떠난 체 그녀가

있는 곳으로 걷고 있었다.

그렇게 걷다보니 그녀와의 거리가 몇 걸음 체 남지 않았을 때였다.

 

"어딨어?"

 


착 가라앉은.. 그리고 감정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차가운 목소리가 내게 물었다.

'뭐가 어딨냐는 거지.. 이 망할년이 뭐라는 거야..'

너무 겁이난 나머지 속으로 욕지거리가 치밀어 올랐지만 내 입술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떨어지지 않았다.

"어딨어?"

그녀가 얼굴을 파묻은 상태에서 다시 한번 나한테 물어보았다.

나는 너무도 무서운 나머지 몸 전체가 후들후들 떨리기 시작하였다.

'뭐가 어딨냐는 거지.. 뭔지 알아야 대답을 할거 아냐..'

마음 같아서는 빨리 대답을 해주고 도망가고 싶었지만 나는 그녀가 무엇을 찾는지도 몰랐을 뿐만 아니라

말 조차도 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

그렇게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

그녀가 고개를 숙인 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일어나지마라..일어나지마...'

나는 속으로 그녀가 그냥 앉아있기를 간절히 또 간절히 바랬다.

 

"덥석!!"

 

순간 몸을 일으킨 그녀가 갑자기 내 손목을 꽉 잡았다.

그리고 고개를 들며 내게 소리쳤다.

 

 


"그년 어디있냐고!!!!!!"

 

 

 


"우아아악~!!"

나는 비명을 지르면서 잠에서 깨어났다.

"하아...하아..."

너무도 놀란 나머지 아직도 심장은 빠른속도로 뛰고 있었고 이마와 등은 식은땀으로 흥건해져 있었다.

눈가를 만져보니 눈물까지 살짝 맺혀있음을 느꼈다.

"뭐야 이건 **..."

너무나도 무서우면 화가나는걸까.. 나는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꿈에서 본 그녀..

마지막 고개를 든 그녀의 모습은 공포 그 자체였다.

순간의 일이라 기억은 잘 안나지만 내 뇌리에 남은 그녀의 모습..

창백한 그녀의 얼굴에 있는 커다란 두 개의 검은 구멍..

그녀는 두 눈이 있어야 할 곳에 커다란 구멍만이 뚫려있었다.

시계를 보니 새벽 2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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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의 여자친구..3(완결)

 

 

 

 

 

 

 

 


나는 휴대폰을 붙잡고 성진이한테 전화를 걸었다.

내 추측컨데 그녀가 찾는 사람은 정아이리라..

처음에는 정아한테 전화할까 했지만 그럴 용기는 없었다. 그래서 생각한것이 성진이였다.

한참의 신호가 간 후에야 성진이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성진아 ** 나다. 야 나 방금 개 같은 꿈꿨다 **..."

나는 무서운 마음을 덜고자 꿈 이야기를 성진이에게 털어놓고 싶었다. 그래서 막 말을

시작하려는 찰라 성진이가 내 말을 끊었다.

"야..혹시 너도 그 *** 나오는 꿈 꿨냐???"

이건 뭐지..??

성진이도 나와 같은 꿈을 꾼건가..

알고보니 성진이 역시 집에 도착한 후 피곤해서 일찍 잠이 들었고 꿈에 그 눈없는 여자가 나왔던

것이였다.

"그래서 넌 어디야?? 집이야??"

나는 전화기 넘어 약간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기에 성진이에게 물었다.

"아니 나 여기 니네 동네 pc방이야. 꿈에서 깨자마자 걱정되서 정아한테 전화걸었거든 근데 얘가 전화를

안받네.. 그래서 일단 니네 동네로 오긴 왔는데 얘가 전화를 안받으니 갈데도 없고 해서 일단 pc방에

들어왔어.. 계속 전화시도는 하고 있는데 정아가 자나 봐."

"야 여기 왔으면 진작 전화하지.. 기다려 나도 나갈께"

나는 무서운 꿈을 잊고자 pc방에 가서 게임이나 할 심산으로 옷을 입고 성진이가 있는 pc방으로 갔다.

그렇게 pc방에 도착해서 나는 성진이와 그 당시 유행하던 '포트리스'를 하고 있었다. 게임 도중에도

성진이는 정아에게 계속 전화를 걸었지만 대답은 없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성진이의 표정을 어두워져 갔다.

"야 별일없을거야. 원래 정아가 한번 자면 업어가도 모르잖냐.. 걱정하지말고 게임이나 하자. 너 때문에

우리팀이 계속 뒤지잖아 애들이 너보고 계급값 좀 하랜다~!"

성진이를 안심시키고자 말은 저렇게 했지만 속으로는 나 역시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어제 우리를 따라왔던 여자일까?"

게임도중 갑작스레 성진이가 물었다.

"누..누구말이야??"

난 성진이가 무슨말을 하는지 이해했지만 선뜻 아는척을 할 수가 없었다.

"꿈에나온 그 여자말이야. 어제 우리 따라온 여자인거 같아. 아니면 너랑 내가 동시에 같은 꿈을

꿀리가 없잖아..안그래?? 틀림없어 그 년이 정아를 찾고 있는거야.."

"설마.. 우리가 뭘 어쨌다고.. 그냥 우연이 아닐까?? 우리가 무서운일을 겪다보니까 꿈에서도 그

일이 나온걸꺼야.. 원래 꿈이 그렇잖냐.."

 

**...

말을 하면서도 내가 무슨 말을 지껄이나 싶었다.

그렇다. 이건 우연이 아니다. 이미 꿈에서 깼을 때부터 나 역시 직감하고 있었다. 하지만 단지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인정하는 순간 그녀가 다시 내 앞에 나타날것만 같은 불안감에..

둘이서 이런 얘기를 나누며 심각해져 있을때 갑작스레 성진이의 휴대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왜 이렇게 전화를 안받아!! 뭐했어? 잤어? 별일 있는거 아니지???"

전화를 받자마자 큰소리로 다그치는 성진이의 모습을 보니 상대방은 정아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통화하는 내용을 보니 다행이도 정아한테는 별일이 없는듯 싶었다.

정아와 통화를 마친 성진은 갑자기 옷을 주섬주섬 입기 시작했다.

"왜?? 어디갈려고?"

"응 나 정아좀 보고올께..잠깐 기다려"

"으..응 그래."

 


이런 **..

 

난 차마 성진이에게 같이 가줄께라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솔직히 셋이 다 모이면 무슨일이

또 생길것만 같은 불안감과 공포심 때문이였다. 지금 생각을 해도 그 당시의 내 모습은 너무도

한심하게 느껴진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성진이는 나를 한 번 흘끗 쳐다보고는 pc방을 나갔다.

얼마나 지났을까..

게임을 하고는 있지만 정신이 온통 성진과 정아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했기에 도무지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이 자식은 금방 온다는 놈이 왜 아직도 안와? 나간지 두 시간이 다 되어 가는구만..'

나는 불안감을 참지 못하고 성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성진이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나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그렇게 서너차례 더 전화를 시도한 후 결국 참지 못하고 정아네 쪽으로 가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 때 성진이에게서 문자가 왔다.

'나 못가니까 집에 들어가 나중에 연락할께'

앞 뒤 설명없는 짧은 문자 한 통.

나는 무슨일인가 하고 전화를 해볼까도 했지만 이내 마음을 접고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와서 침대에 누웠지만 나는 심란한 마음에 한숨도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 후 성진이에게 연락이 온 건 이틀 후였다.


"야 이자식아 어디서 뭐했길래 이틀동안 연락이 안되?? 휴대폰은 꺼져있는거 같고.. 내가 얼마나

걱정한줄 아냐??"

전화를 받자마자 나는 화를 냈지만 이번만큼 성진의 전화가 반가웠던적이 없었다.

"미안하다 사정이 생겨서.. 밤에 뭐하냐?? 가볍게 한잔 하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말해줄께"

이 날밤 집 근처 술집에서 나는 성진이에게서 그 날 pc방을 나간 후에 있었던 일을 모두 들을 수 있었다.

"다행이 통화를 해보니까 정아한테는 별일이 없더라구.. 하지만 하도 걱정이 되서 얼굴이라도 봐야

안심이 되겠더라.. 그래서 잠깐 아파트 앞으로 나오라고 했지. 그리고 내가 아파트로 가서 보니까

정말 괜찮아 보이더라구. 그래서 얼굴봤으니까 됐다고 올라가서 쉬라고 말한다음에 다시 pc방으로

갈라고 하는데 얘가 왜그러냐고 계속 꼬치꼬치 묻는거야. 그래서 근처 편의점으로 가서 나랑 네가

꿨던 꿈들을 설명해줬어. 그러니까 정아가 완전 겁을 먹어서 울먹거리는거야. 그래서 한참을 달래준

다음에 다시 집으로 데려다 주는데....

와~ 나 지금 생각해도 온몸이 다 떨리네.. 그 아파트 현관 앞에 계단 있잖아. 그 계단에 누가

쪼그리고 앉아있는거야. 처음엔 누가 새벽에 잠이 안와서 저러고 있나 하고 그냥 그쪽으로 갔는데

아 **.. 그 년이였어 꿈에 나온 그 복장 그대로 계단 앞에 앉아더라구..."

얘기를 듣는 순간 나는 꿈에서의 그 여자 모습이 떠올라 다시한번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

하였다. 성진이도 그 때의 기분이 다시 떠오르는지 떨리는 손으로 소주 한 잔을 입에 털어

넣은 후 얘기를 계속하였다.

"그 년을 보고 너무 놀래서 정아를 쳐다봤는데 이미 얘는 거의 실신 직전이더라구.. 그 때 그 년이

갑자기 일어나는거야. 몸을 조금씩 뒤틀거리면서 천천히 일어나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무섭던지..

뭔가를 해야겠는데 아무 것도 할 수 없겠더라구. 그 때 그 년이 우리한테 말했어.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는데 아직도 그게 생생해.

 


'기다렸잖아...'

 


분명 기다렸잖아라고 말했어. 그러면서 그 년이 살짝 웃음같은 걸 짓는게 느껴지더라구. 그 순간

정신이 확 깨는 느낌이였어.

그래서 무작정 정아 손을 붙잡고 뛰었어 처음에는 반대쪽으로 도망갈려고 했는데 그 순간 정아가

나한테 소리치더라구

"성진아 우리집으로 가자! 빨리~!!"

** 현관 앞에 **이 서있는데 집으로 가자니... 하지만 정아 표정을 한 번 보고 나니까 그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거야. 그래서 그 년 주위를 빙 돌아서 아파트로 뛰어 들어갔어. 그리고 미친

듯이 계단을 뛰어 올라가서 정아네 대문을 막 두들겼지..(참고로 정아네 집은 아파트 3층입니다)

그러자 문 따는 소리와 함께 정아네 아버지께서 나오시는거야..

야~ 알잖냐..정아네 가족이 나 싫어하는거.. 정아네 아버지를 보는 순간 내가 여길 왜왔나 싶더라.

근데 정아가 갑자기 내 손을 붙잡고 집안으로 뛰어들어가는 거야 그러더니 막 울면서 엄마를 찾더

라구.. 그리고 정아네 어머니께서도 나오시고 동생도 나오고 한마디로 새벽에 집안이 발칵 뒤집힌

거지"


"꿀꺽...."


이야기를 듣는 도중 나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켰다.. 그 귀신이 다시 나타나다니.. 도무지 믿기지

않았고 믿기지 않는만큼 너무나도 무서웠다.

"근데 한가지 신기했던게 정아가 어머니한테 우리가 겪은 얘기를 다했는데 그 얘기를 정아 어머니가

의심도 없이 그냥 다 믿어줬다는거야.. 솔직히 지금 내가 생각해도 내가 겪은 일이 믿기지 않는데

정아어머니는 그걸 다 믿더라. 그러더니 내일 스님을 찾아가자고 하더라구.

"왠 스님?? 정아네가 불교였나??"

"응 그렇더라고.. 알고보니까 정아가 어렸을 때 부터 이런 일을 종종 겪어서 정아네 어머니가

정아랑 같이 자주 절에 다녔던 모양이더라구... 어쩔 때는 절에서 몇 일씩 자고 오기도 했었데"

"그랬었구나.. 그래서 넌 어떻게 했는데??"

"나? 솔직히 아파트 현관 앞에서 그 년을 봤는데 너 같으면 나갈 수 있겠냐? 다행히 자초지종을

들은 정아네 어머니가 나보고 자고가라고 해서 그 날은 쇼파에서 잤어.. 근데 정아가 나보고 절에

같이 가자는거야 자기 무섭다면서.. 와.. 나 솔직히 정말 가기 싫었거든?? 근데 정아네 어머니도

보고 있고 해서 알았다고 했지.. 그래서 집에다가는 너네 집에서 자고 간다고 하고 다음 날 아침에

정아어머니 차 타고 절에 갔었어"

"그래서 어떻게 됐어 다 잘 된거야??"

"몰라.. 절에 도착하자마자 한 스님이 나와서 우리를 맞이하더라구 그리고는 정아를 흘끗 보더니

'어린것이 잡귀에 또 홀렸구나' 하면서 혀를 차시는 거야.

그 후 정아는 스님이랑 따로 절 뒷편에 있는 조그마한 암자 같은데로 들어갔어. 그리고 나는

정아어미니랑 같이 차를 마시면서 앉아있는데 어찌나 뻘쭘하던지 무슨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는거야

그때 정아어머니께서 나한테 말해주더라구. 정아가 어려서부터 이런 일을 종종 겪어왔다구..

근데 평소에는 그냥 별 탈이 없는데 한 번씩 어제와 같은 일이 생긴데.. 정아어머니 말로는 귀신이

붙는다나 뭐라나.. 가끔은 이승에 대한 미련이 깊은 귀신들이 정아한테 붙으려고 한데.. 그럴때마다

절에 와서 스님한테 퇴마의식?? 뭐 이런 비슷한걸 받는다고 하더라구.. 게다가 정아가 워낙 영적으로

민감해서 가끔은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이런 영적 체험을 간접적으로 할 수도 있다고 하더라.."

 


그랬구나...

그제서야 뭔가 윤곽이 잡히는 느낌이 들었다. 평소에는 영적인 경험과는 전혀 무관했던 내가 갑자기

귀신의 기운을 느낀것도.. 그 날밤 꿈에서 그 여자가 정아를 찾은 것도.. 성진이의 얘기를 들으니

모든 일들이 어느정도 납득이 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간접적으로 주변사람들도 체험할 수 있다니.. 그럼 앞으로 정아와 계속 어울리다 보면

이런 일을 또 겪을 수도 있다는 건가...???

내 자신이 이기적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모르게 이러한 불안감이 엄습하였다. 이번 일만

하더라도 다신 겪고 싶지 않을만큼 공포스러웠는데 만약 이와 비슷한 일을 또 겪는다면?!

정말 상상하고도 싶지 않았다.

나는 갑작스레 성진이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나야 그렇다고 쳐도 남자친구인 성진이는 어쩐단 말인가..

나의 측은한 시선을 느꼈는지 성진이는 갑자기 손사례를 치며 말했다.

"에휴~ 나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정아는 스님이랑 암자에 들어간 후 한참 뒤에나

나왔는데 얼굴이 완전 눈물 범벅에 꼴이 말이 아니더라구.. 그 모습을 보자니 측은해 지기도 하구..

나도 앞으로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더라..."

"그래..너도 참 답답하겠다.. 저...그래도 이 일은 그렇게 잘 마무리 된거겠지??"

나는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넌즈시 성진이에게 물어보았다.

"나라고 뭐 알겠냐.. 그냥 그런거 같아 스님이 돌아가 봐도 좋다고 했으니까.. 정아도 그 후로는

별말 없었고 나도 뭐 딱히 물어보고 싶지도 않더라고.. 그냥 뭐 잘 된거겠지..."

"그래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이 모든 일이 어떻게 시작된걸까.. 그녀는 왜 정아를 찾았던걸까.. 그리고 어떤식으로 결론이

난걸까.. 그녀는 어떻게 된걸까..

이 몇일간 일어난 사건에 대한 어느 것 하나 명쾌한 해답은 없었지만 나는 막연하게나마 이 사건이

마무리 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이 좋은쪽이든 나쁜쪽이든..어찌 보면 이 일에서 나는 주연이 아닌 그저 조연에 불과했으니까..

그저 나는 마무리가 됐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끼면 될 뿐이였다.

"그래 그러면 되는 거겠지.."

나는 혼자 씁쓸히 중얼거리며 내 앞에 있는 소주 한 잔을 입 속에 털어넣었다...

내 나이 20살.. 밤공기가 차가운 늦가을 때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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