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예대 화장실

노랑노을ᕙ(•̀‸•́‶)ᕗ2018.01.28 02:43조회 수 807댓글 1

    • 글자 크기


저는 모 대학교 2학년 재학 중인 학생으로 미술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작년 초 새내기 시절에 겪은 일입니다. 

저희 학교는 예대가 타과 건물에 비해서 많이 낡고 심지어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게다가 공동작업실마저도 예대에서 좀 떨어진데다 가는 길은 포장조차 되지 않은 자갈길입니다. 

 

공동작업실, 즉 실습동은 거대한 컨테이너에 가까운 건물입니다. 

모두가 불만을 토로 했지만, 신설 건물이 완공되지 않은 탓에 내년을 기약하며 그곳에서 실기수업도, 과제도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화장실만은 여전히 불만의 대상이었습니다. 

멀리 떨어지지 않은 위치에 있지만, 워낙 분위기가 을씨년스러워서 낮에도 사람들이 좀처럼 가까이 가지 않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사실 분위기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졸업생부터 가까운 선배들, 동기들도 귀신을 목격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밤에는 조금 그렇더라도, 낮에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사용 했습니다. 사실 귀신보다 학점이 더 무서운 법이죠. 

 

그날도 누구보다 더 나은 과제를 내겠다는 열정으로 거의 이틀을 철야한 끝에 만족할 만한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작업 정리하고 손을 씻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사실 한밤중이라 조금 신경 쓰이기도 했지만, 손에 묻은 물감이 좀처럼 지워지지 않아서 그 을씨년스러운 화장실에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얼마나 그곳에서 시간을 소요했는지는 잘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손을 씻던 도중에 검고, 가녀린 손이, 제 왼쪽 시야에 들어 왔습니다. 마치 제 시선을 확인이라도 하듯 제 눈앞에서 손이 흔들흔들 거리고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지친마음에 "아 뭐야, 정말." 하고 그 손길을 뿌리쳤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화장실엔 저 혼자였습니다. 인기척같은건 없었습니다. 깜짝 놀랐지만 피곤한 탓이라 헛것이 보이겠거니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니 그런 생각을 하는 찰나, 

똑똑히 기억합니다. 

 

목덜미부터, 제 어깨로. 손등까지 어루만지는 그 차가운 손길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소름이 돋아서 수돗물조차 잠그지 못한 채로 화장실을 나와서, 그대로 실습동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는 누군가 장난친 거라 생각했지만, 그 날 불이 커져있던 곳은 예대 실습동 밖에 없었습니다. 바로 옆방인 연극영화과 역시 아무도 없었습니다. 바로 옆 건물인 음대 실습동의 불이 꺼져있는 걸 화장실에 가기 전에 제 눈으로 확인했고 야간작업 신청한 학생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 화장실에는 얽힌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 화장실 부근에 큰 나무가 있었는데, 그 나무 밑에서 야심한 시각에 한 여대생이 불미스러운 사고를 당하고 그 자리에서 목을 맸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그 이후에 화장실이 생기고, 화장실에 갔던 사람 중 귀신을 목격한 사람이 속출하자, 그 나무를 베어버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귀신의 출몰 빈도가 더욱더 높아졌다고 합니다. 

 

지금은 그 실습동을 철거하고 전 리모델링된 예대 건물에서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신설건물은 과 사정상 쓰지 못하고 다른 과에게 양도하게 되었지만, 지금도 예대 건물 화장실 창밖을 보면, 아직도 실습동 너머로 그 화장실이 보이곤 합니다. 왠지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이는 건 기분 탓이 아닐는지.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3177 기묘한 일제강점기 고문 1 동울 1459 0
3176 사건/사고 일제강점기 때 일어난 엽기적인 흡혈 사건 Envygo 967 0
3175 실화 일제시대 상여터. 실화입니다4 title: 섹시킴가산디지털단지 335 1
3174 실화 일제시대 상여터. 실화입니다.2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744 1
3173 실화 일제시대를 겪은 할아버지 이야기 YYng 1852 1
3172 실화 일제의 석굴암 훼손문제에 관하여 몇자 적어봄.2 여고생너무해ᕙ(•̀‸•́‶)ᕗ 680 1
3171 2CH 일주일만의 귀가1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1481 1
3170 실화 일하는 카페가 폐업예정이라 슬픈 사람6 title: 투츠키71일12깡 1550 2
3169 실화 일하는곳 화장실에 귀신이 있는것 같아요.3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921 1
3168 실화 일하다 겪은일... 100퍼 실화1 title: 썬구리강남이강남콩 892 1
3167 실화 일하다 겪은일... 100퍼 실화3 6시내고양이 204 1
3166 실화 일하면서 듣는 공포라디오 물구나무 귀신의 소름돋는 실체2 title: 고양이3티끌모아티끌 681 0
3165 실화 일행2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700 1
3164 실화 읽고 소름 돋는다에 한표 던집니다3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1421 1
3163 실화 읽어보면 후회 안합니다 3편2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2293 1
3162 기묘한 잃어버린 것2 클라우드9 655 2
3161 실화 잃어버린 한시간...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238 2
3160 2CH 임대 별장1 여고생너무해ᕙ(•̀‸•́‶)ᕗ 696 1
3159 2CH 임대 별장1 title: 양포켓몬자연보호 1808 3
3158 실화 임백천쇼의 인터뷰2 title: 팝콘팽귄이리듐 2059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