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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실화괴담] 단편 모음 25 병원에서 있던 일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2014.09.30 21:44조회 수 1065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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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있던 일

 

 

 

 

 

 

 

 


저희 엄마이야기인데요.
엄마가 굉장히 영감(?感)이 강한 편이세요. 직업은 간호사시구요.
전에 일했던 병원에서 처음으로 야근을 하게 된 날이었는데
 복도 끝에서 검은 옷을 입은 여자아이들 네다섯 명 정도가
 서로 손을 잡고 놀고 있는 모습을 봤대요.


‘아, 또 봐버렸네. 확실하게도 보이네’ 하면서
 싫은 기분을 느끼고 있는데, 옆에 있던 다른 간호사분이
“오오누키씨 혹시 (귀신이)보이는 사람이에요?” 하고 묻더래요.
조금 놀라면서 “어떻게 아셨어요?” 하고 되물었더니
“저기 검은 여자아이 본 거죠? 저 애들이 나오면
 이 병동에서 누군가가 돌아가세요.”라고 하더래요.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하고 엄마가 물으니까
“아, 사실은 나도 꽤 그런 것들이 보이는 체질이라서요.”라고 하더래요.
엄마는 자신 이외에 그런 사람을 만나는 것이 처음이라서 무척 반가웠나 봐요.
꽤 대화도 나누었대요. 오카다씨라는 분이었는데.
그래서 엄마하고 오카다씨 둘이서 병동 내부 순찰을 하기로 했대요.


둘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을 눌렀는데, 3층 버튼에 불이 안 들어오더래요.
“응? 왜 이러지? 고장인가?”하면서 계속 누르고 있는데
 갑자기 지하 2층 버튼에 불이 들어오더니 내려가기 시작하더라는 거에요.


그렇게 내려가다가, 지하 2층에는 영안실이 있다는 게 생각이 났대요.
엄마는 귀신은 볼 수 있지만 굉장히 겁이 많은 사람이라서
 영안실까지 가기 전에 멈춰 서서 좀 불길하다는 내색을 했대나 봐요.


그래도 오카다씨는 여기까지 왔으니 영안실부터 가자고 해서
“전 무서우니까 1충 간호사실에 보고부터 하고 올게요.”하고
 계단으로 올라갔대요.
그렇게 올라가는데 갑자기 밑에 영안실 쪽에서
“꺄악!”하고 비명소리가 들렸대요.


엄마는 무슨 일이 났구나 싶어서 서둘러 영안실로 내려가서 문을 열었는데
 오카다씨가 없더라는 거에요.
“오카다씨! 어디 계세요?”하고 불러봐도 대답도 없고요.
그러더니 갑자기, 수많은 사람들이 웅성웅성대는 소리가
 귀에 가까워지더라는 거에요.
엄마는 너무 겁이 나서 그대로 뛰쳐나와
1층에 간호사실까지 뛰어올라갔대요.


“큰일났어요! 오카다씨가 영안실에 갔는데 없어져버려서……”
엄마가 다급하게 말하니까 간호사실에 있던 다른 간호사분이
“진정하세요. 무슨 일이에요?”
 “그러니까, 오카다씨랑 같이 일하다가 순찰을 돌았는데요.
영안실을 둘러보러 갔던 오카다씨가 없어졌다구요!”
엄마의 말을 듣고 간호사분 하는 말이

 

 

 

“오카다라는 간호사분은 안 계시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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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에서 생긴 일

 

 

 

 

 

 

 

 

 

3년 전에 직접 체험한 일인데요.
어떤 방송에 첫 출연을 하게 됐어요. 리허설부터 엄청 긴장을 했는데요.
그렇게 긴장을 하고 있는 와중에, 앞에 앉아있는 AD가 신경이 쓰이는 거에요.
그래서 가만히 살펴보는데
AD의 양 어깨에 눈이 두 개씩 있는 거에요.


뭐야 싶어서 놀라서 쳐다봤더니
 두 쌍의 눈이 슥- 하고 사라졌어요.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몰랐지만
 일단은 무서우니까 되도록 보지 않으려고 했어요.


아무튼 녹화도 이어지고, 이야기가 끝나면 MC하고 토크도 하는데요.
토크 중에 보니까 맞은편에 (AD가)앉아있더라고요.
아무래도 역시 신경이 쓰여서 다시 봤는데,
AD의 뒤편에 네다섯 살 정도 돼 보이는 남자애 여자애가 둘이 서있는 거에요.


그래서 방송을 하면서도 살짝살짝 봤는데요.
AD의 왼쪽에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슥 하고 AD를 쳐다보면
 콜록 콜록 하고 기침을 하는 거에요.
다음에 오른쪽에 있던 남자아이가 (AD의)어깨를 만지니까
AD가 뭔가 뻐근한 듯이 어깨를 돌리는 거에요. 마치 이어져있는 것 같았어요.


마지막에 녹화가 끝나고 AD도 다같이
“수고하셨습니다~!” 하면서 박수를 쳤는데요.
뒤에 서있던 아이 둘이 손목을 돌려서 손등으로 박수를 치는 거에요. 계속해서.
다들 박수를 멈춘 뒤에도 계속 치고 있었어요.


그리고 이 이야기를 3년 전부터
 여러 방송에서 했거든요. 이런 일이 있었어요 하고.
그러던 중에 우연히 영매 분도 같이 출연한 때가 있었는데요.
그 이야기를 했더니


“그 AD……괜찮은 거에요?” 하고 묻는 거에요.
“지금도 제대로 살아 있는 거에요?” 하면서……
그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봤더니
 손등박수라는 게 ‘죽어라’ 라는 의미라는 거에요……
양쪽의 귀신이 계속해서 ‘죽어라’ 라고 하고 있는 상황인 거라고……


 ‘사자(死者)의 박수’ 라고 해서
‘이쪽 세상으로 와라. 환영한다.’ 라는 의미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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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괴담

 

 


어느 택시기사 분이 교외를 달리고 있었대요.
밤중이었는데, 어느 인적도 없는 곳에서 여자가 혼자 손을 들고 있더래요.
이 시간에……장소도 그렇고……있는 게 이상하다 싶은 게
‘영락없이 이거……그거잖아’ 했대요.


“어디로 가십니까?” 하고 목적지를 물었더니
 산속으로 한참 들어가야 되더래요.


‘이 시간에 이 밤중에 산속으로 가자니……이상해 이상하잖아!
완전히 이거……귀신이잖아!!’ 하면서
‘아~ 뭐, 알고 있어! 달리다가 백미러 딱 보면 없어져있고,
시트는 푹 젖어있고! 뻔하지 뭐!!’ 하고는 출발했대요.


달리다가 뒤를 봤는데
‘엇? 있네??......그래도 좀 있으면 없어질 게 뻔해!’ 하고 또 달리고.


또 슬쩍 봤더니
“어?......아직도 있네??......’


그렇게 한동안을 더 달렸더니 이젠 내비게이션에도 길이 안 나오더래요.
길도 아주 제대로 산길이었대요.
‘음, 이제 슬슬 없어졌나??’ 하고 슥 봤더니,
‘어, 아직도 있네……’


그렇게 결국은, 차로는 더 이상 갈 수 없다 할 정도로
 길이 끝나있는 목적지까지 도착했대요. 그리고 뒤를 돌아봤더니
“억시나!!......거 봐!”
 ……없었대요.


“내가 이럴 줄 알았다니까! 너무 뻔해~! 내 이럴 줄 알았어~”
하고 혼잣말을 하는데,


“찾아줘서 고마워요……”


 ‘응?? 뭐야 뭐야 뭐야……’ 하면서 앞을 봤더니,
방금까지 뒤에 앉아있던 여자가

 

 나무에 목을 매고 죽어있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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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계단 괴담

 

 

 

 

 


 

내가 [계단괴담]에 대해 처음 알게 된건 6학년 때였다.

나는 5학년때문터 친하게 지내던 A, B, C 이렇게 넷이 항상 뭉쳐다녔는데 반에서 꽤나 시끄러운 축에 속했다.

우리 넷 다 실험적인 면이 있어서 비밀기지를 만들거나, 심령관련으로는 콧쿠리상부터 시작해서

근처 무덤가에 담력훈련을 가는 일도 잦았다.

 

[계단괴담]은 언제부터랄것 없이 시작되어 학교 내에서 화제가 되고 있었다.

그냥 지나칠수 없었던 우리 4인방도 디데이를 정했다.

 

 

 

[계단괴담]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학교 계단 맨 윗층의 옥상으로 통하는 문이 있는 그 앞 층계참에 앉아서, 옥상에 이르기까지의 층

수의 갯수만큼 순서대로 돌아가며 괴담을 이야기 하는 것.

 

괴담 하나당 '무엇인가' 가 한층씩 올라온다. 그 '무엇인가' 가 우리들이 앉아있는 층계참까지 다

올라오면 기괴한 일이 벌어진다는 게 이 괴담의 내용이다.

* 도중에 멈춰서는 안된다.

* '무엇인가'가 다 올라올 때까지 계단 아래를 보아서는 안된다.

 

그 밖의 룰도 많았지만 대충 중요한 토대는 이랬다. 딱 백물어(百物語)와 콧쿠리상(コックリさん)

을 섞어놓은 내용이었다.

 

 

 

멤버는 우리 4인방에 같은반 여자아이 D를 포함하여 총 5명이서 실행하기로 했다.

[계단 괴담]은 큰 화제였기때문에 선생님들 귀에도 들어갔고 학교에서 강력히 금지 했기 때문에

우리는 디데이를 일요일로 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윽고 일요일이 되어 우리는 각자 서너개씩 괴담을 준비해서 학교에 모였다.

여자 앞이라 멋져보이고 싶었던 나는 나머지 아이들을 겁주기 위해 무서운 책을 탈탈 뒤져가며 괴

담을 준비했던 기억이 난다.

5명이서 옥상의 층계참까지 올라가며 층수를 세었다. 총 12층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여유 만만이었다. 홍일점인 D쨩도 의외로 담력이 세서 전혀 겁먹은 모습이 없었

다.

 


 

먼지투성이의 층계참에서 원을 그리고 둘러 앉아 놀이를 시작할 준비를 했다.

내가 앉은 곳은 계단을 등지고 바로 앞이었다. 사실은 그 자리가 싫었지만 D쨩 앞에서 멋져보이고

싶어서 잠자코 있었다.

이렇게 우리의 [계단괴담]은 시작되었다.

 

 

 


 

괴담은 A, B, C, 나, D쨩의 순서로 차례로 이야기했다.

나를 포함해서 준비해온 괴담들은 각각 나름대로 오싹해서 한명씩 차례가 돌았을 즈음 등줄기에

식은땀이 났다. 몇몇은 의욕을 살짝 잃은 것 같았고 D쨩은 불안한 얼굴이었다.

 

주말의 학교는 기분 탓일지 몰라도 조금 어둡다. 으스스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들은 [계단 괴담]의

두바퀴 째 괴담을 시작했다.

A의 이야기가 끝났다. 법칙대로라면 그 '무엇인가'는 6층에 올라왔을 것이다.

이제 반 남았다. 

그때.

 

 

 

 

 

삐걱..........

 

 

 


 

밑에서 소리가 들렸다.

우리들은 부지불식간에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 누구도 잘못 들은 거라는 말은 감히 하지 못했다.

나는 집에 가고싶었다. 

아마 나머지 친구들도 그랬겠지.

 

하지만 도중에 멈춰서는 안된다 는 법칙이 있었다. 이대로 그만두면 무슨일이 벌어질지 알수가 없

었다.

 


 

B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갑자기 공기가 바뀌었다.

무겁고 갑갑한, 갇혀있는 것만 같은 공기.

진짜 위험할지도 몰라......

모두의 얼굴에서 느낄수 있었다.

B의 이야기가 끝났다.

 

 

 

 

 


 

.......삐걱........

 

 

 


 

나의 등뒤에서 또 소리가 들렸다.

앞으로 다섯 층.

다 올라오면 무슨 일이 생기는 걸까?

우리들은 겁에 질려있었다. 

D쨩은 거의 반쯤 울고있었다.

 

 

 

C의 괴담이 끝났다.

 

 

 

 

 


 

.......삐걱.......

 


 

기분 탓이 아니었다.

뒤에서 들리는 확연한 소리.

뒷편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내 맞은 편에 앉은 A는 필사적으로 얼굴을 돌리고 있다.

벌써부터 힐끗 보이는 '무엇인가'를 보지 않기위해 안간힘을 쓰는 거겠지.

 

 

 


 

다음 차례는 나다.

나는 힘을 쥐어짜내서 준비해온 괴담을 시작했다.

그 순간.

 

 

 

 

 

"너어네드을~ 내 소리 들었지이이~?"

 

 

 

 

 

바로 등 뒤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도 모르게 숨이 멈췄다. 

누군가 조그맣게 비명을 질렀다.

옆에 앉은 D쨩이 오열하기 시작했다.

잠시동안 정적이 흘렀다.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 확신이 잘 서지 않았다.

지속할 수 밖에 없어.

도중에 그만둬서는 안된다는 조항이 있다는 것 이외에는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몇번이고 중간에 멈추고 막히던 나의 괴담도 이윽고 끝났다.

 

 

 

 

 

.......끼익.................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계단을 오르는 소리와 함께, 어디서인지 모를 커다란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뒤에서 여자가 바닥을 탁탁 치는 소리가 났다.

우리는 모두 울고있었다.

 

 

 


 

다음 차례인 D쨩이 중간중간 막히고 목이 메여가며 짧은 괴담을 이야기 하는데 10분이 걸렸다.

이제 더이상 누구도 괴담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삐걱.........

 

 

 

 

 

 


"앞으로 이층남았네?"

그 여자였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땀이 방울방울 떨어졌다. 

바로 지척까지 와있다는 게 느껴졌다.

여자가 계단을 올라오며 옷이 스치는 소리마져 들리는 것 같았다.

 

 

 

 

 


 

A가 이야기를시작했다.

 

"우리 이제 그만하자!!!"

별안간 C가 외쳤다.

 

"하지만 중간에 그만두면 안된다는 규칙이 있잖아....."

A는 주춤 주춤 말했다.

 

"그렇지....안되는거지.....미안해......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미미미미미미미미안미미미미미미미미미미미미미안미미미미미미미미안"

 

C는 고장난 것 처럼 미안 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눈에는 촛점이 흐릿했다.

하지만 C를 신경써줄 여유는 없었다.

D는 눈을 감고 귀를 틀어막고는, A의 괴담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고장난 라디오처럼 미안 두글자를 반복하고 있는 C를 를 배경음 삼은 A의 괴담이 끝났다.

 

 

 

 

 

........삐걱.............

 

 

 

"이제 한층 남았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제 단 한층.

모두가 이 상황이 끝나기 만을 빌었다.

마지막 타자인 B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영원처럼 느껴지던 B의 이야기가 끝이났다.

 

 

 


 

 

 

 

 

 

 

 

 

그리고 내 오른쪽에 그것이 도착했음을 알았다.

 

나를 포함한 모두가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있었다. 

C도 어느새인가 잠잠해져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그러자 갑자기 갑갑했던 공기가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이 느껴졌다.

의아함에 조심스레 귀를 막던 손을 내리고 고개를 들었다.

 

 

 

 

 

"재밌었어?"

 

 

 


 

그 여자는 어느새인가 우리들이 둘러앉은 원 중앙에 서 있었다.

바로 눈 앞에 그녀의 얼굴이 바싹 가까이 있었다.

바랜 꽃무늬 원피스에서 뻗은 팔, 슬쩍 들여다보이는 다리, 

그리고 정상보다 두배는 커보이는 얼굴.

빼곡히 둘러싼 수많은 얼굴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얼굴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들은 모두 일어나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C도 어느새인가 정신을 차린 듯 했다.

 

"무서웠어....저건 진짜 위험했어."

 

운동장까지 도망나온 우리는 엉엉 울면서 잠시 멈춰 섰다.

그때,

 

"저기봐!!"

 

D쨩이 옥상을 손으로 가리켰다.

옥상에는 그 여자가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우리는 다시금 달아났다.

 

 

 


 

 

 

 

 

이 날 이후로 그 여자를 본 적은 없다.

이 경험담은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았고 그날 멤버들 만의 기억으로 남았다.

우리 외에도 [계단 괴담]에 도전한 아이들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그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른

다.

그렇게 사건의 막은 내렸고 이 [계단 괴담]의 진상은 밝혀지지 않은 채로 오늘에 이르렀다.

아무리 인터넷에서 찾아보아도 이 놀이를 아는 사람이 없어서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 혹시 있

을까 해서 이 글을 올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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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윤락녀의 자살사건

 

 

 

 

 

 

 

 


엄마 지금 이곳은 춥고 어두워요. 네온싸인 번쩍이던 군산 개복동 뒷골목에도

긴 긴 밤이 가고 나면 새벽빛이 스며들곤 했었는데 
지금 이곳은 춥고 어두워요.

그래도 밥 먹고 그 짓하고 밥 먹고 그 짓하고 
그것보다는 훨씬 나아요. 
한번 갇히면 빠져나올 수 없는 미로같은 통로를 따라 
일련번호 쫙 붙어있던 우리들 쪽방에도 
긴 긴 밤이 가고 나면 저마다 새벽꿈을 꾸는 소리가 
한숨소리처럼 들렸는데 지금 이곳에는 아무도 없어요. 
그래도 악덕포주, 폭력배, 건달패, 비리공무원, 부패경찰 
그런 놈들이 없어서 한결 좋아요.

엄마, 내가 어쩌다가 가족과 헤어져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어쩌다가 현대판 노예각서에 인장을 찍고 인육시장에 팔리게 되었는지. 
어쩌다가 선불금 빚만 잔뜩 걸머진 채 남자들의 노리개가 되었는지. 
또 어쩌다가 스무살 꽃다운 나이에 피어보지도 못하고 꺽였는지. 
어쩌다가 어쩌다가 뜨거운 불구덩이 지옥에 갇혀 
피울음을 울며 죽어가게 되었는지.

엄마 나는 몰라요. 정말 몰라요.

사람들은 나를 보고 청량리 588, 미아리, 텍사스, 완월동 
홍등가, 매춘굴, 창녀, 독버섯, 사회의 필요악이래요. 
그런 소리를 들으면 밥이 목구멍에 걸려 넘어가지 않았어요. 
여기서 빠져나가려면 
이 작은 몸뚱아리에 치렁치렁 걸쳐있는 빚을 다 갚고 자유의 몸이 되려면, 
이 밥을 먹고 오늘밤도 무거운 남자 밑에서 
몸부림치며 살아남아야 한다...살아남아야 한다. 
살아서 이곳을 나가야 한다 
이를 악물고 각오해 보지만 
꾸역꾸역 밥을 넘기다 보면 '내가 이 밥을 먹어야 하나?

꼭 우리에 갇혀 사육 당하는 짐승같이 느껴졌어요. 
아니야. 나는 짐승이 아니야, 
나는 사육 당하는 동물이 아니야! 
아니야. 나는 노예가 아니야! 
나는 몸을 파는 기계가 아니야! 
엄마, 그런 생각을 하며 밥을 먹을 때마다 자꾸 목에 걸렸어요


그래도 저 더러운 인육시장 냄새나는 뒷골목 
윤락녀 딱지 떼고 인간답게 살아가는 그날을 위해 
피눈물을 삼켰어요.

굴욕을 삼켰어요.

하루하루 사는 게 고통이더니 ..숨쉬는 게 죽음이더니 
바깥세상에선 월드컵에 열광하고 주식에 몸 달고. 
다이어트에 광분하는 동안 
감옥 아닌 감옥에 갇힌 우리들은 
밤마다 남자들을 받아내며 하루를 살기 위해 하루를 죽어갔어요.

성병에 낙태에, 변태행위에 매일 매일 등골이 서늘해도 
몇 달만 지나면, 빚진 것만 다 갚고 나면,

다시는! 죽어도! 이 짓 안한다! 
손꼽아 그 날만 기다리며 우리는 
서로의 시린 등을 어루만져 주었어요. 
순둥이 ○○는 마담언니, 사장님한테 욕먹을 때마다 죽어버리고 싶다더니 
이제는 욕먹고 혼자 훌쩍이는 일도 없겠지요?

공원 가서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사진도 찍고, 남자친구도 사귀는게 
소원이라던 나이 어린 ○○는 꼬박꼬박 일기도 썼는데 
불이 났을 때 일기장을 끌어안고 콜록이던 ○○는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요?

 

새가 되어 여기서 날아가 버리고 싶다던 ○○는 
화염속에서 살려달라고 문열어달라고 울부짖던 ○○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엄마 이곳은 너무나 춥고 어두워요. 
그래도 다시는 몸을 팔지 않아도 되니까 나는 괜찮아요.


그러니까 엄마 나를 위해 울지 마세요. 
돈 많이 벌어서 호강도 시켜드리고 
착한 딸, 효녀 소리 한번 들어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이렇게 저 세상으로 먼저 가서 죄송해요 
딸의 이름도 더러운 매춘부, 창녀였다는 걸 알게 한 것도 몹쓸 짓인데

싸늘한 시신이 되어 흉한 꼴로 나타나 엄마를 혼절 시켰으니 
살아서도, 죽어서도 죄송해요


정말 엄마 한번 보고 싶었는데...


보고싶어요...

그렇게 죽어간 넋들은 말합니다. 
감시와 통제속에서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는 
골방에 갇혀 웃음을 팔다 죽어간 넋들은 말합니다. 
이중의 잠금장치, 쇠창살에 갇혀 불이 나도 피하지 못하고 
서로 엉켜 살려달라 울부짖으며 죽어간 넋들은 말합니다. 
성매매, 성산업의 이윤으로 살쪄가는 포주, 장사꾼, 이들과 연결되어 
잘못을 알고도 눈감아주는 공무원, 경찰들에게 죽어간 넋들은 말합니다. 
참을 수 없는 성욕을 주체못해 싼값에 여자몸을 사러오는 남자들에게 
인권을 유린당하며 죽어간 넋들은 말합니다.

 

너희 산자들아, 두 눈을 크게 뜨고 우리들의 죽음을 똑바로 보라! 
넋들이여, 이제는 고이 가시옵소서 
한 많은 이 세상, 떠나가기 억울해도 
욕된 몸 육신 벗고, 자유롭게 훨훨 날아서 가시옵소서. 
젊으나 젊은 청춘, 원통하고 원통해도 
구비구비 서린 한, 마디마디 맺힌 한 풀고 
부디 좋은 세상으로 가시옵소서.

인신매매, 감금매춘 없는 좋은 세상에서 다시 태어나

 

살아생전 못 이룬 꿈 모두 다 이루옵소서. 
넋들이시여, 혼들이시여 
그대들의 분노 모두 다 이곳에 남겨두고 
부디 부디 좋은 세상에서 편히 쉬시옵소서.


2005年 12월....


이 화재사건과 어느 한 윤락녀의 자살사건 아시는분 잘 없으실겁니다.

뉴스에 나오지도 않았으니까요.

이글은 어느한 사창가에서 불이나도 이중 감금장치 때문에

빠져 나오지도 못하고 다죽어갔는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어느 한 여자분의 자살하기전 일기장입니다.

 

마지막으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미니홈피에서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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