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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 네가 가진 양심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2018.03.20 15:47조회 수 75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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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알지?
너의 양심이자, 이성이자, 상식이야.
내 덕에 불미스러운 일에는 거리를 두고 바른 길로 곧장 갈 수 있는거야.
원래 하는 일이 그렇고, 여태까지도 꽤 잘해왔다고 생각해.
근데 최근들어 상황이 좀 바뀌었더라고.

꿈이라는 게 자주 꾸지는 않잖아.
그러니까 기껏해야 일주일에 한두번 꾸려나.
게다가 그 당시에는 무미건조 했었지.

처음에는 한 사람이 등장했을거야. 하지만 꿈을 꾸면 꿀 수록 점점 모습이 바뀌었을테고.
뚜렷하게 구별할 수 있는 특징은 딱히 없었겠지만.
몇 달이 지나면서 룸메의 눈을 달고 있거나 너에게 커피를 쏟았던 직장동료가 입었던 옷을 입고 나타났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꿈에 나타나 어둠 속을 향하게 됐고.
소음때문에 귀청이 터질 정도로 사람이 많아져 버렸어.
다들 겁을 먹거나 고통에 차서 죽으며 고함을 지르거든.

너는 꿈을 꾸는 내내 웃기만 했고 나는 내 방식대로 꿈에 대처했었어.
귀신이나 괴물, 죽음 따위를 무서워 하길래 그 모습을 하고 너를 쫒아낸거야.
전부 다 너를 겁에 질리게 하는데에는 성공했지만.
네가 너무 겁에 질려서 다른 꿈으로 넘어가지 못했었지.
헌데 지금은..

다른 꿈은 기억 못하지?
반복해서 나타나는 악몽만 기억할거야.
그래서 꿈도 멈추려 하고 나 마저도 멈추려고 그렇게나 애를 썼겠지.
아침에 일찍 눈이 떠지는 날이면 왜 매일 밤 악몽을 꾸는지,
어떻게 멈출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정신과 의사도 찾아가보고 구글에서 검색도 했었잖아.

도움이 됐을 줄 알고 꽤나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했겠지만 말야.
정신적 방어 기제만 차단했을 뿐이라고.
나는 네가 바른 길로 곧장 갈 수 있도록 정말 노력했어.
그런데 너는 이제 내가 두렵지 않은 모양이구나.
지난 밤 너는 처음으로 더이상 도망가지 않고 나를 똑바로 보더구나.
크게 웃으면서.

 

 

 


이번 글 너무 어려웠어여. 올릴까 말까 고민했지만.
펨코에서 피드백을 주실 분이 계실까 싶어 올립니당.
미친놈 얘기는 아닌 것 같고..
살인마가 꿈이랑 현실을 (혹은 자각몽과 현실을)구별 못한다고 줄기를 잡고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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