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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하반신 불구의 그녀

앙기모찌주는나무2018.04.19 12:02조회 수 2041추천 수 2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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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사무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 시절, 

 

불의의 교통사고로 양 눈이 모두 먼 데다 휠체어를 탄 팔까지 조금 불편한 하반신 불구를 지닌 여자애의 생활 도우미를 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그저 간단한 일들을 돕는 정도였지만 

 

점점 익숙해지다보니 그 부모가 자리를 비우거나 하면 화장실 시중을 드는 등 

 

거의 간병인 노릇마저 하기도 했다. 

 

뭐 그렇다고는 해도 그저 몸을 일으키고 변기에 앉히고, 

 

닦아주는 정도에 불과해서 그리 큰 저항은 없었다.

 

그 일을 몇 달간 했을까. 

 

관둔 지 얼마쯤 지났을 무렵, 

 

어느 날 그 부모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싶어서 조금 쫄았지만, 

 

그 내용은「우리 애가, OO씨를 좋아하는 거 같은데…잠깐 와 줄 수 있겠어요?」라는 내용이었다.

 

 

상사병이라도 걸린 것일까? 하는 정도의 마음으로 

 

이야기 상대나 해주러 그 집에 갔지만 뜻밖에 그 부모는 나에게 돈이 담긴 봉투까지 내밀었다. 

 

조금 의아했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구태여 불러낸 것에 대한 미안함이 담긴 사례금 정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여자애 방의 문을 열자 그 아이가 알몸으로 침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얼굴은 제법 예쁘장하게 생긴 아이었고 나도 한창 때이기는 했지만, 

 

그런 것을 떠나 심리적 저항이 있었다. 

 

그렇지 않은가. 

 

장애 여부를 떠나서 밑도 끝도 없이 돈을 받고 전혀 애정이 없는 상대와 관계라니. 

 

다시 돌아나와 부모에게 거절의 의사를 밝혔지만 그 부모는 매우 곤혹스러워하면서 말했다. 

 

이것이 무리한 부탁이라는 것은 잘 안다, 

 

하지만 그 아이가 직접 이대로 평생 연애 한번 못 해보고, 

 

남자랑 한번 잠을 자보는 일도 없이 늙어죽고 싶지는 않다, 

 

언제 또 이런 마음이 들지, 또 언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길지 그 여부조차 불확실한데 

 

그게 너무 싫고 무섭다, 라고 말을 하며 나를 지명했다는 것이다. 

 

눈물까지 보이는 그 부모를 보노라니 묘한 마음이 들었다. 

 

또 여자가, 

 

부모에게 그런 말을 하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생각과 고민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몇 달 간 그녀의 삶을 옆에서 돕고 지켜본 사람으로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나는 하겠다고 응락했다.

 

마음을 먹고나자 관계 자체는 별다른 것도 없었다. 

 

그녀의 쾌감 여부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말에 따르면 좋아하는 사람과, 남들도 다 하는 어떤 행위를 함께 한다는 사실 자체에서 기쁨을 느꼈던 것 같다. 

 

일을 마친 후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는 자신과 결혼을 해달라는 말 같은 것은 하지 않을테니, 

 

다른 여자가 생겨도 좋으니 가끔 이렇게 자신의 얼굴도 봐주고 이런 관계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을 했다. 

 


그리고 결혼한 지금도 나는 아내의 눈을 피해 가끔 그녀를 만나 관계를 갖고 있다.

 

물론 돈은 받고 있지 않다. 언젠가 물었던 적이 있다. 

 

눈이 보이지도 않고, 그저 아르바이트생에 불과했으니 간병을 잘하는 것도 아니었던 왜 나를 지명했냐고. 

 

그러자 그녀는 눈이 보이지 않으니 외모로 고른다고 할 순 말할 수 없지만, 

 

말투나 행동거지에서 느껴지는「마음의 용모」가 마음에 들었다고.

 

물론 아내는 내가 봉사라는 이름으로 그녀와 관계를 갖는 일은 알지 못하고, 앞으로도 털어놓을 일은 없을 것이다.

 

* 괴담천국에 소개할 이야기는 아니다 싶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묘한 분위기, 또 아내에게는 비밀로 하고 있다는 부분에서 '이게 괴담'하는 느낌으로 소개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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