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2CH

할아버지의 고백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2018.04.23 15:23조회 수 905추천 수 1댓글 2

    • 글자 크기


할아버지는 짧은 이야기 해주는 걸 좋아하셔서, 직접 겪은 것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이상한 이야기를 종종 해주셨다.

 

그 중 가장 무서웠던 이야기다.

 

[나는 사람을 죽였어. 전쟁 때 이야기가 아니라, 최근에 말이야.]

 

 

 

비오는 날이었다.

 

나는 할아버지가 노망이 났나 싶었지만, 뭐, 간만에 이야기나 들어보자 싶었다.

 

[누구를?]

 

 

 

[잘 모르겠지만 작은 여자아이다.]

 

[언제요?]

 

[지난주 금요일에.]

 

 

 

[어떻게 죽였는데?]

 

[늪에 던져버렸어.]

 

[왜 그랬는데요?]

 

 

 

[나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왠지 모르게 기분 나쁜 예감이 들었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라니, 할아버지...

 

 

 

더 물어봐야 하나 고민하고 있자, 할아버지는 마음대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멋대로 몸을 잡아끈단 말이야. 머리든, 팔이든, 다리든.]

 

손목 부근을 보여준다.

 

 

 

아이 손자국 같은 반점이 어렴풋이 남아있었다.

 

[늪에 던지기 전에는 차도에 냅다 밀쳐버렸어.]

 

[그건 늪에 던졌던 거랑 같은 아이야?]

 

 

 

[그래.]

 

이제 슬슬 그만하자 싶을 무렵, 현관문이 덜컹덜컹 울기 시작했다.

 

[집에 들어왔는가.]

 

 

 

아니아니, 그럴리가.

 

문도 잠겨있고 열리는 소리도 안 들린데다 인기척도 없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할아버지.

 

...하지만, 발소리는 나지 않아도 확실히 무언가의 기척이 느껴진다.

 

 

 

할아버지는 굵은 새끼줄을 서랍에서 꺼내더니,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뜰로 나갔다.

 

벽 쪽으로 돌아가더니, 새끼줄로 무언가를 맸다.

 

한 적도 없고, 본 적도 없지만, 작은 아이의 목을 끈으로 매면 저런 느낌일까.

 

 

 

잠시 후, 할아버지가 일어섰다.

 

작은 아이는 물론 없었다.

 

[몸 닦을 걸 가져다다오.]

 

 

 

방에 들어온 할아버지가 젖은 옷을 벗으며 말했다.

 

팔에는 반점이 있다.

 

나는 수건을 가져와 할아버지에게 건넸다.

 

 

 

하지만 할아버지를 제대로 바라볼 수 없다.

 

팔의 반점이 늘어난 게 아닌가.

 

시선을 아래로 떨어트리고 있자, 할아버지의 발목이 보였다.

 

 

 

발목에는 진흙이 잔뜩 묻어 있었다.

 

내게는 진흙이 손자국 모양으로 보였다.

 

[오늘은 두 명 죽였다.]


 



    • 글자 크기
댓글 2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8570 실화 마사의 괴담 - 귀신나무의 귀신을 본 자1 title: 이뻥아이돌공작 724 1
8569 실화 마술사 이현우씨가 군 공익근무중 겪은 실화3 쥬시쿨피스 623 1
8568 실화 마술사 최현우 지하철공익 시절 경험담1 title: 메딕제임스오디 7007 3
8567 기묘한 마술사 최현우의 무서운 경험담2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4030 2
8566 실화 마술사 최현우의 무서운 이야기1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3160 0
8565 단편 마스크1 title: 썬구리강남이강남콩 784 0
8564 기묘한 마시면 힘이 강해지는 신비의 샘물4 title: 메딕셱스피어 1639 4
8563 미스테리 마야문명 미스테리 멸망의 수수께기. 하이모발모발 1553 0
8562 기묘한 마약 주입한 뒤 제물로 바친 어른들 때문에 '500년'간 깊은 잠에 빠진 '얼음 소녀'1 클라우드9 1753 0
8561 실화 마약성 진통제.3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1626 1
8560 사건/사고 마약의 무서움4 title: 하트햄찌녀 13312 2
8559 2CH 마왕도 쓰러뜨렸고, 돌아갈까1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3529 2
8558 실화 마을 버스기사 아저씨의 한 마디;2 title: 금붕어1ss오공본드 4438 1
8557 실화 마을 이름의 유래3 금강촹퐈 949 1
8556 사건/사고 마을사람 30명을 살해한 사나이 클라우드9 704 0
8555 기타 마이클잭슨 말년의 몸상태2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1250 3
8554 실화 마지막 가는 길의 인사1 title: 팝콘팽귄노인코래방 1329 0
8553 실화 마지막 방문4 형슈뉴 1247 1
8552 실화 마지막 인사2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781 1
8551 2CH 마지막 전화1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1096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