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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해녀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2018.04.23 15:26조회 수 1882추천 수 2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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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고향은 진도입니다.
 
 

아버지께서는 낚시를 무척이나 좋아하시는데,
 
그 때문에 여름 방학 때마다 저희 가족은 할머니가 계시는 진도로 가야 했습니다.
 
 
 
 
 

언젠가 여름이었습니다.
 
 
그 해 여름도 진도로 내려갔는데, 마침 큰아버지도 오셨었습니다.
 
 

아버지께선 낚시를 같이 할 사람이 생겨서 무척이나 기뻐하셨고,
 
두 분이서 매일같이 바다로 가서 낚시를 하셨습니다.
 
 
 
나흘째 되는 날.
 
 
 
그 날도 아버지께선 점심을 먹고
 
큰아버지와 낚시도구를 챙겨 밖으로 나갈 채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따라 할머니께선 아버지를 못 나가게 하셨습니다.
 
 
 
 
 
 
 
"애비야, 오늘따라 느낌이 안 좋다. 불길하니 가지마라."
 
 
 
 
 

허나 낚시하는 재미에 계속 빠지신 아버지께선 아랑곳하지 않으셨고,
 
큰아버지와 함께 바다로 나가셨습니다.
 
 
 
 
 
아버지께선 며칠 동안 같은 자리에서 하시다보니 조금 질리셨는지,
 
더 좋은 자리를 찾겠다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처음 가보는 자갈밭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그 날은 비가 부슬부슬 내렸는데, 바람이 하나도 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걸어가는데 발길에 차이는 소리치곤 너무 큰
 
"잘그락 잘그락"
 
하는 소리가 아버지와 큰아버지 뒤에서 계속 났습니다.
 
 
 
비 오는 날이라 자갈밭에는 두 분 외에는 없었다고 합니다.
 
 
원체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셨던 아버지와 큰아버지는 별일 아니거니 하고
 
계속 자리를 찾아 자갈밭을 가로질러 걸어갔습니다.
 
 
 
 

그러다가 꽤 좋은 낚시터를 발견하신 두 분은 바로 자리를 잡고 낚시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날따라 이상하게 월척이 많이 잡혔고, 신이 난 두 분은 계속 고기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고기를 담아놓은 커다란 깡통이 계속 뒤집어지면서
 
그 안의 고기가 자꾸 쏟아졌습니다.
 
 
 
큰아버지께서 깡통 위에 커다란 돌을 올려놓았는데도 계속 쏟아졌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그 날은 바람이 하나도 불지 않는데 말입니다.
 
 
 
 
 
 

그제야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 큰아버지께선 아버지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아버지께는 고집을 부리시며 계속 고기를 잡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결국 큰아버지는 극단의 선택으로 미끼통을 바다에 힘껏 던져버리셨습니다.
 
 
 
 
 
 
 
 
 
 
 
 
그때-
 
 
 
 
 
 
 
 
 
 
 

바다의 저쪽, 멀리 떨어진 곳에서 뭔가 검은 것이 둥둥 떠내려 왔습니다.
 
 
 
 
 
그리고,
 
 
 
 
 
"애애애- 애애애- 애애애-"
"애애애- 애애애- 애애애-"
 
 
 
 
 
 

하고 애기가 우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혼비백산한 두 분은 낚싯대고 뭐고 다 집어던지시고
 
집으로 줄행랑쳐 돌아오셨습니다.
 
 
 
 
 
아버지는 집에 도착하자 가족들에게 아까 있었던 일을 해주셨는데,
 

문득 할머니께서 아침에 만류하시던 게 생각났습니다.
 
 
 
 
 
 
이윽고 할머니께서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몇년 전쯤, 마을에 죽은 해녀가 해류를 타고 떠내려 왔다고 합니다.
(진도는 제주도와 그리 멀지 않습니다.)
 
 
 
 
 

당시 마을에는 이상한 소문이 있었습니다.
 
 
 
 
 

죽은 해녀의 한쪽다리를 잘라다가 잘게 갈아 깡통에 넣어 부적을 만들면
 
액운을 막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바닷물에 퉁퉁 불어 신원을 알 수 없는 시체를
 
당시 마을사람 다섯 분이서 잘라 부적으로 만들었고,

네 분은 몸에 지니고, 한 분은 자기 집 대문 앞에 놓아두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몸에 지녔던 네 명은 죽어있고,
 
 
대문 앞에 놓아둔 한 명은 미쳐있었다고 합니다.
 
 
 
 
 
 
 

이를 불길하게 여긴 마을사람들은 당장 다리 잘린 해녀의 시체를 바다에 버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시 몇년 후-
 
한 낚시꾼이 해녀를 버린 곳에서 실종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애애애- 애애애- 애애애-"
"애애애- 애애애- 애애애-"
 
 
하고 애기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이야기가 계속 들렸습니다.
 
 
 
 

아버지와 큰아버지가 갔었던 자갈밭 앞 바다가 그 해녀를 버린 곳이었다고 합니다.
 
 
 
 

무섭기보단 이를 측은히 여기신 아버지는,
 

목발 하나를 가져다가 그 자갈밭으로 다시 가서 불태웠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그 목발을 태울 때 나는 연기가 계속 아버지를 쫓아왔습니다.
 

이리 피해도 따라오고, 저리 피해도 따라오고.
 
 

몇 번을 그렇게 반복하다가 바다 쪽으로 다 탈 때까지 계속 흘러갔고,
 

그 뒤로는 그런 실종사고나 울음소리를 들었다는 일은 없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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