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실화) 산나물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2018.05.01 18:28조회 수 1589추천 수 2댓글 1

    • 글자 크기


우리 형이 초등학생일 때의 이야기다.
당시 나는 아직 태어나기 전이었다.

형이 초등학교 5학년일 때, 봄에 할아버지와 함께 가까운 산에 산나물을 캐러 갔었다고 한다. 찾고 있던 것은 두릅이라고 하는 나물로, 싹의 줄기에 가시가 나 있지만 봄에 나는 싹으로 튀김을 만들면 무척이나 맛있다.

형은 그 산에서 자주 놀곤 해서 두릅이 어떤 것인지는 잘 몰라도 산길을 잘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랬기 때문에 할아버지에게 두릅의 특징에 관해 설명을 듣고 나서 형은 혼자서 서슴없이 산 속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형은 두릅을 캐는데 몰두해서 평소에는 멀리서 보기만 하고 들어가지는 않던 곳까지 갔다. 결국 마음에 들만큼 많은 두릅을 캐내고 돌아가려는데, 가까운 곳에서 인기척이 났다고 한다.

주변을 돌아보자 10 미터 정도 떨어진 큰 바위 위에 바짝 마르고 더러운 기모노를 입은 백발의 할아버지가 앉아 있었다고 한다.

형은 조금 놀랐지만 그 할아버지의 발 밑에 산나물 바구니가 있는 것을 보고나서 이 할아버지도 산나물을 캐러 왔구나 싶어져서 인사를 하고 돌아가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자 그 할아버지가 [이 녀석... 두릅 싹을 찾고 있는게구나?] 라고 말하면서 여기저기 이가 빠진 입을 벌리며 히죽 웃었다고 한다.

 

형은 기분이 조금 나빴지만 [네. 할아버지도 산나물을 찾고 계셨나요?] 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산나물 바구니에 손을 뻗더니 [이 몸은 두릅의 싹을 아주 좋아하지. 두릅의 싹이라면 생으로도 먹을 수 있어.] 라고 말하면서 그 자리에서 싹을 와작와작 먹어치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형은 그 광경을 보고 깜짝 놀라서 할 말을 잊었다고 한다.

그 할아버지가 먹고 있는 것은 두릅의 싹이 아니라 땔감으로 쓰던 옻나무의 싹이었던 것이다.

 

두릅과 옻은 싹의 모습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식물이다.

오히려 옻은 지독한 독을 가지고 있다.

 

그런 것을 와작와작 씹어 먹고 있는 할아버지를 보자 형은 무서워서 말도 못하고 그저 눈물만 뚝뚝 흘리면서 거기에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 할아버지는 점차 몸 안에서부터 질척질척한 피가 입으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거기다 자세히 보니 발이 꺾여 있는 것 같이 이상한 모습으로 구부러져 있었다고 한다.

[이건 양보하지 않을거야. 이 근처에서 먹을 수 있는 건 이미 다 먹어버렸다구. 네 녀석도 마을에 먹을 게 없어서 산까지 온 것 같지만 유감이구나.]

그리고 할아버지는 또 히죽 웃었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순간 슉하고 할아버지의 모습이 사라졌다.

 

형은 그 후 울면서 산을 달려 내려갔지만 어른들은 누구 하나 그 이야기를 믿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도 자기 말을 믿어주지 않아 형은 혼자서 시무룩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때 동네의 이장님이 동네에 내려오는 옛날 이야기를 알려주셨다고 한다.

[네가 갔던 산은 옛날 노인들을 버리는 산이었단다. 게다가 기근 때마다 사람 수를 줄이기 위해 노인들을 산으로 보냈지. 수많은 사람들이 저기에서 먹을 것을 찾으며 죽어 갔단다. 버림 받은 노인들은 먹을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라도 입에 넣었겠지. 네가 봤던 건 그 사람들 중 한 명일지도 모르겠구나.]

 

이장님은 [이 옛날 이야기는 다들 모르니까 다른 사람한테는 이야기하지 말렴.] 하고 형에게 약속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풍요로운 시대에 태어난 걸 다행으로 여기거라.] 고 말한 뒤 형을 집까지 바래줬다고 한다.

 

형은 아직도 그 산이 어디인지 가르쳐 주지 않는다.

이야기를 들은 뒤부터 자주 물어봤지만 산의 위치만은 화를 내면서 가르쳐 주지 않았다.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8629 혐오 유아 사후 사진 촬영1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1363 1
8628 기타 남자가 사망하기 직전에 찍은 영상2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1334 1
8627 혐오 이스라엘의 만행(혐)2 한량이 1543 2
8626 혐오 [혐]심해 생물체1 한량이 1113 0
8625 2CH 여기로 온다2 한량이 1327 1
8624 2CH 고깃덩어리 한량이 1426 0
8623 2CH 목각 상자 한량이 1186 1
8622 2CH 갈 곳 잃은 증오1 한량이 974 2
8621 2CH 하루미의 최후 한량이 1153 0
8620 실화 한번씩 뭔가가 느껴집니다1 title: 잉여킹냠냠냠냠 1150 1
8619 실화 검정고시 학원 다닐때 겪었던 기이한 이야기.ssul title: 잉여킹냠냠냠냠 1338 1
8618 2CH 화재현장 title: 잉여킹냠냠냠냠 973 1
8617 전설/설화 조선시대 괴담- 원한으로 매구가 된 여인3 title: 잉여킹냠냠냠냠 1209 2
8616 2CH 친구의 비밀 title: 두두두두두ㅜㄷ두안구정화죽돌이 1457 0
8615 전설/설화 조선시대 괴담-구두금과 입작은 아내.. 아리가리똥 1545 1
8614 기묘한 불을 몰고 다니는 독특한 귀신 이야기1 아리가리똥 1110 1
8613 기타 소년의 장례식에서 일어난 신비한 현상1 아리가리똥 1166 0
8612 기묘한 죽었다가 좀비로 발견된 여인4 아리가리똥 1087 3
8611 기묘한 괴상 하고 섬찟한 느낌의 부토 춤3 아리가리똥 823 2
8610 미스테리 최초의 뱀파이어 소설1 아리가리똥 506 3
첨부 (0)
로그인

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