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2CH

분향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2018.05.01 18:29조회 수 946추천 수 2댓글 1

    • 글자 크기


어느 장마철, 와병생활을 이어가던 노파가 홀로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심부전.
 
의심스러운 점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시골 마을이라 경찰도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범죄는 아닐 것이라고 빠르게 판단하고 검시 없이 장례식을 허가해줬단다.
 
장례식 당일, 80명 가까운 사람들이 참석했고, 식은 무사히 치뤄졌다.
 
스님이 경을 읊고, 상주부터 분향을 하게 되었다.
 
 
 
친족들과 지인들이 쭉 늘어서, 고인을 그리워하며 향을 올렸다.
 
그러던 도중, 어느 친족이 분향줄에 섰다.
 
고인의 조카뻘 되는 중년의 남자였다.
 
 
 
그 순간, 단상의 초가 전부 격렬히 타올라 불꽃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돌풍인가 싶어 창문을 바라봤지만, 창문은 굳게 닫혀있다.
 
다들 웅성거리는 사이, 조카뻘 되는 남자가 영정 앞에 서서 향을 들고 이마까지 들어올렸다.
 
 
 
그와 동시에 모든 초가 훅 꺼져버렸다.
 
모두 당황해서 단상을 바라봤다.
 
스님은 신경쓰지 않고 경을 계속 읊고 있었다.
 
 
 
그러자 왼쪽에 걸려있던 무거운 놋쇠 촛대가 꺼진 초를 꽂은 채 힘차게 날아가더란다.
 
마치 누군가 온 힘을 다해 던진 것처럼, 낮게 깔린 채.
 
순식간에 장례식장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조카뻘 되는 남자는 뭐라 말도 못하고 신음소리를 내며 우물댔고, 다른 사람들은 웅성거렸다.
 
하지만 스님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한층 더 큰소리로
 하지만 부드러운 어조로 독경을 이어갔다.
 
조카뻘 되는 남자는 스님의 독경소리에 정신을 차렸는지, 허둥지둥 
분향만 마치고 도망치듯 사라졌다.
 
 
 
눈앞에서 일어난 괴현상에, 장례식장은 뭐라 말할 수 없는 분위기였단다.
 
상주인 장남은 스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건가요?] 라고 물었다.
 
하지만 스님은 [제가 직접 말씀드리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뭐, 한달 정도 지나면 알게 되실 겁니다.] 라고 대답할 뿐이었다.
 
 
 
곧 조카뻘 되는 남자가 경찰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노파의 통장과 인감, 집문서를 마음대로 유용하던게 들키는 바람에 살인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었다.
 
장례식이 있고 한달 가량 지난 뒤 일이었다.
 
 
 
그 스님은 그제껏 인사치레에 서툴러 시주하는 이들에게 영 인기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평가가 확 높아져 지금은 노인들이 자주 찾아오는 큰 절이 되었다.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6068 실화 귀신들린 헬스 자전거 title: 하트햄찌녀 2404 1
6067 실화 사진관에서 있었던일3 title: 하트햄찌녀 1388 1
6066 단편 휴양의 명소 [산하 산장]에 오신걸 환영합니다!!1 title: 고양이3망고오렌지 1082 1
6065 실화 여덟살 여름 시골에서1 title: 고양이3망고오렌지 1434 1
6064 실화 여덟살 여름 시골에서 22 title: 고양이3망고오렌지 1299 1
6063 실화 일본 유학하고부터 보인다 -외전- (사진 有)2 title: 고양이3망고오렌지 2048 1
6062 단편 원룸 입주민을 위한 지침서2 title: 고양이3망고오렌지 1738 1
6061 2CH 종교시설의 지하1 가위왕핑킹 1931 1
6060 실화 항아리1 title: 하트햄찌녀 2304 1
6059 실화 교실에 목매달린 여학생1 title: 하트햄찌녀 2257 1
6058 실화 목꺾인채로 걸어다니는 아저씨2 title: 하트햄찌녀 2358 1
6057 실화 떨어지는것을 즐기는 소녀1 title: 하트햄찌녀 2230 1
6056 실화 검은정장의 여자1 title: 하트햄찌녀 2665 1
6055 미스테리 [토요미스테리] 저주받은 벙어리 장갑3 클라우드9 1111 1
6054 기묘한 [기묘한이야기]떠들썩한 식탁4 클라우드9 1116 1
6053 실화 수상한 방문자2 클라우드9 2269 1
6052 단편 엿 보는 구멍1 클라우드9 939 1
6051 단편 불침번과 근무자를 위한 인수인계1 클라우드9 817 1
6050 2CH 사라진 할아버지1 클라우드9 962 1
6049 2CH 네놈들이 저지르고 도망친 악행을 말해보실까1 클라우드9 1140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