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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 있었던일

앙기모찌주는나무2018.05.08 11:33조회 수 978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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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겪은 실화야.

 

벌써 3년 전 얘긴데, 한 전문대에 다니던 나는 

 

낮에는 학교, 밤에는 알바를 하는 생활을 보내고 있었어.

 

돈이 부족해서 가끔 부모님한테 졸라서 용돈을 받아 어떻게든 매일매일 지내고 있었어.

 

하기 강습 스케줄을 적고 있었을 때, 친구가 나한테 여행 안 가겠냐는 거야.

 

그래서 하기 강습 스케줄을 조절하고 알바하는 곳 허가를 받아 

 

친구끼리 4명에서 바다에 2박 3일 여행을 가기로 했어.

 

이상한 얘기지만 여행비를 확보하기 위해 

 

나는 거의 매일 식빵이랑 잼만 먹고살았어.

 

물론 동물성 단백질에 약간 동경을 느꼈지만 여행을 가기 위해서 계속 참았어.

 

그런데 여행 가기 2~3일 전부터 위 상태가 안 좋아서 위액이 자꾸 올라왔어.

 

그때마다 입안에서 비린내가 감도는 게 기분이 나빠서 

 

약국에서 위장약을 사고 그날은 알바를 쉬었는데 

 

다음날도 역시 비린내 나는 게 위에서 역류하는 거야.

 

그래도 겨우겨우 가라앉아 어떻게든 기대하던 여행을 갈 수 있었어.

 

나랑 다른 여자애 3명.

 

그 중에 나랑 면식이 없는 S라는 애도 있었어.

 

꽤 스타일도 좋고 말하는 것도 재밌고, 밝은 애였어.

 

우리는 료칸에 도착해, 체크인을 끝내고 바다에 수영하러 갔어.

 

바다에선 남자애들이 말을 걸어 조금 스릴도 느끼며 

 

시간이 가는 것도 모르고 계속 해변에 있었어.

 

그리고 료칸에 돌아와 노천탕에 들어갔다가 방에 돌아와 밥을 먹기로 했어.

 

그때 자리 배치는 사각형 테이블에 나, 내 옆과 맞은편에 친구.

 

그리고 S는 내 대각선에 앉아 있었어.

 

단단히 허기가 진 상태에 눈앞에는 해산물이.

 

 

 

[잘 먹겠습니다―] 

 

 

 

우리는 기쁘게 음식에 달려들었어.

 

그런데 갑자기 S가 회를 손으로 움켜쥐더니 자기 입에 욱여넣는 거야.

 

 

 

[잠깐만 너 뭐해!]

 

 

 

친구 중 한 명이 놀라서 S를 말렸지만 

 

S는 눈을 부릅뜨고 마치 개처럼 이를 잔뜩 드러낸 채 회를 먹어대는 거야.

 

온 주면에 음식이 튀고, 

 

진짜 너무 경악적인 상황에 우리는 할 말을 잃고 넋이 나갔어.

 

다른 친구는 무서워서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었어.

 

S의 몸을 억지로 테이블에서 떼어내고 

 

방석을 쫙 펼친 후 거기 앉힌 다음 눕히려고 했어.

 

처음에는 몸에 힘을 주어 경직하고 있었는데, 

 

방석에 앉히자마자 힘이 쑥 빠지더니 풀썩 쓰러졌어.

 

입을 반쯤 벌린 채 우리들을 가만히 올려다보고 있었어.

 

이젠 밥이고 뭐고 할 상황이 아니었어.

 

우리는 간질 같은 것처럼 어떤 발작의 일종인 건지, 

 

아니면 애초에 S한테 정신적인 병이 있는 건지 

 

여러모로 궁리를 해봤지만 결국은 교대로 S를 보살피기로 했어.

 

드디어 정신을 차린 건지 S는 울면서 우리들에게 사과를 했어.

 

 

 

[나 이상한 짓 했지?]

 

 

 

S는 자기가 한 짓을 기억하지 못했고, 

 

자초지종을 얘기하자 [내일, 나만 돌아갈게.] 이 말만 중얼거렸어.

 

우리도 그러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어.

 

진짜로 무서웠던 건 그날 밤에 있었던 일이야.

 

자려고 누운 우리들은 마음이 진정되어 농담도 할 수 있게 되었고

 

밤늦게까지 화기애애 수다를 떨었어.

 

S가 먼저 잠들었고, 

 

이어서 다른 한 명이 잠들고 

 

나랑 마지막까지 수다를 떨던 애도 이젠 자자고 했어.

 

 

 

[진짜 오늘은 힘들었지.]

 

 

 

내가 말하자 친구가 이렇게 말했어.

 

 

 

[너는 괜찮아?]

 

 

 

[뭐가?]

 

 

 

[너도 그럴 뻔했어.]

 

 

 

친구는 내가 S랑 똑같은 행동을 하려고 했다는 거야.

 

물론 나한텐 그런 기억이 없어.

 

반신반의하고 너무 기분이 나빠서 잠이 다 날아가 버렸어.

 

그렇게 한밤중, 다들 고요히 잠들었나 싶었는데 쿡쿡쿡 하는 웃음소리가 귓전에 들렸어.

 

돌아보니 내 옆에서 자던 S가 내 쪽을 응시하고 있었고 입가는 웃고 있었어...

 

나는 순간적으로 진지하게 상대하면 안 된다고 판단했어.

 

그리고 마치 서로 장난을 쳤다는 것처럼 

 

[뭐야 진짜~] 이러고는 다시 돌아눕고 이불을 덮어썼어.

 

 

 

 

 

 

 

 

다음날, S는 일찍 집에 돌아갔어.

 

나는 S랑 눈도 마주칠 수가 없어 배웅도 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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