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왜관터널의 원혼

앙기모찌주는나무2018.05.08 11:36조회 수 1446추천 수 2댓글 1

    • 글자 크기


칠곡군 왜관읍이라는 곳에 가면 폐터널이 있다. 

 

일제시대에 기차가 지나다니다 새로운 철도가 건설되면서 자연스럽게 버려진 곳인데, 중학교 2학년 시절 이맘때쯤 그 곳에서 겪은 일이다.

 

그때 난 왜관에서 친한 형과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봉사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시간까지 여유가 좀 생기게 되자, 난 오래 전부터 존재를 알고 있었던 그 터널에 담력시험 삼아 가보자는 이야기를 꺼냈다. 

 

몇년간 동자승 생활을 한 적이 있다는 형은 재미있겠다는 듯 좋다고 했고, 그렇게 우리는 버려진 터널로 들어가게 되었다.

 

해가 완전히 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도로에서 좀 비껴난 곳에 있는 터널은 빛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아 음산했다. 

 

 

 

터널 반대편은 아파트 공사를 하다가 붕괴되었던가 하는 이유로 막혀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휴대폰 플래시를 켜고 안으로 들어가는 와중에도 끝없는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증기 기관차가 지나다니며 천장에 남기기라도 했는지, 그을음이 여기저기 보였다.

 

이곳저곳 사진을 찍으며 흙으로 가득 찬 터널의 끝에 도착할 무렵, 갑자기 그 형이 내 팔목을 잡더니 입을 열었다.

 

 

 

[나가자.]

 

[네?]

 

[나가서 설명해줄테니까, 일단 나가자.]

 

 

 

나지막한 목소리와 달리, 내 팔목을 잡고 입구로 향하는 형의 발은 점점 빨라졌다. 

 

귀신은 커녕 아무런 느낌도 느끼지 못했던터라, 나는 어리둥절하면서 그대로 터널 밖까지 끌려나왔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형은 숨을 고르더니 자초지종을 설명해 줬다.

 

 

 

[모래가 쌓여있던 부분 윗쪽에 새하얀 무언가가 떠다니고 있었어. 그걸 보니까 머리가 점점 아파와서 계속 있었다간 위험할 것 같아서 나온거야.]

 

[에이, 거짓말. 전 아무것도 못 느꼈는데요?]

 

[아무나 그런 걸 다 느낄수 있는게 아니야. 믿건 말건 네 자유지만... 이제 돌아가자.]

 

 

 

결국 터널을 다 둘러보지도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하루종일 걸어다녀서 몸이 피곤했던건지, 터널 안에서 찍은 사진을 카톡으로 형에게 보내고 난 뒤 얼마 되지 않아 난 잠이 들었다.

 

그날 밤, 이상한 꿈을 꾸었다.

 

 

 

빛이 들어오지 않는 터널을 계속 뛰어다니는 꿈이었다. 

 

뒤에서 무언가가 쫓아오는 듯한 느낌이 들어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계속 뛰는데, 이상하게 아무리 가도 출구가 보이지 않았다. 

 

꿈에서 깼을 땐 온몸이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고, 잠을 다시 청하면서도 찝찝한 기분이 가시질 않았다.

 

 

 

다음날 아침, 형에게서 답장이 왔다. 

 

형은 사진을 한장 보내왔다. 

 

어두운 터널 안을 찍은 사진이었는데, 바닥 부분에 빨간 동그라미가 쳐져있었다. 

 

 

 

형이 그린 듯한 동그라미였는데, 이게 뭐냐고 답장을 보내려던 순간, 다음 메시지가 왔다.

 

"찍은 사진들 다 지워라."

 

"한놈 기어온다."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3692 실화 저희 아버지가 겪은 무서운 실화1 도네이션 556 1
3691 2CH 어느온천 여관1 앙기모찌주는나무 1319 2
3690 실화 펌'정신병원에 대해서 (초스압)1 title: 잉여킹냠냠냠냠 1903 0
3689 실화 마술사 최현우 지하철공익 시절 경험담1 title: 메딕제임스오디 7007 3
3688 실화 도서관 열람실 건너편 자리1 화성인잼 963 1
3687 미스테리 토요미스테리-저승으로 가는 버스1 title: 메딕셱스피어 946 0
3686 2CH 키마모리1 여고생너무해ᕙ(•̀‸•́‶)ᕗ 1095 1
3685 실화 편의점 이야기)친구실화 2탄 - 편의점 알바1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 2947 2
3684 실화 어릴때 겪은 무섭고 신기한일1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479 0
3683 2CH [2ch괴담] 무서운 꿈을 꾸는 방법1 화성인잼 2313 1
3682 실화 무언가 두드리는 소리1 도비는자유에오 477 1
3681 실화 여성학 교수님이 해준 무서운 얘기1 여고생너무해ᕙ(•̀‸•́‶)ᕗ 2122 0
3680 단편 움직이지 않는 아기1 여고생너무해ᕙ(•̀‸•́‶)ᕗ 531 0
3679 실화 연예인 이다인씨가 겪었던 일1 도네이션 482 1
3678 기묘한 심해 공포증...1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1442 1
3677 실화 야간열차1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484 0
3676 실화 [무서운이야기] 영재교육1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 1163 1
3675 실화 어머니가 본 꿈속의 나1 title: 하트햄찌녀 4883 2
3674 미스테리 자신의 운명을 꿈에서 본 소녀1 아리가리똥 1045 1
3673 단편 할머니의 일기1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875 0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