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2CH

[2ch] 사진 편집 아르바이트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2018.05.25 13:08조회 수 1362댓글 0

    • 글자 크기


벌써 10년 가까이 지난 이야기다.

 

아는 사람의 소개로, 사진 편집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포토샵을 써 본 경험이 있다면 그닥 어렵지 않은 내용의 일이었던데다, 월급도 꽤 후한 편이라 즉시 수락했다.

 

 

 

아르바이트 첫 날, PC가 한 대 주어지고 담당자가 설명을 했다.

 

미리 들었던대로, 사진 일부를 잘라내거나 색 조정을 하는 게 주된 일이라 어려울 건 없었다.

 

나는 꿀알바를 물었다는 생각에 아주 기분이 좋았다.

 

 

 

담당자는 [그럼 모르겠는 게 있으면 물어봐.] 라고 말한 뒤 자기 책상으로 돌아갔다.

 

[아, 그리고 혹시 말인데, 찍혀 있으면 지워버려.] 라며 양 손목을 축 늘어트리고는 팔랑팔랑 움직였다.

 

저거, 귀신이 원망스럽다고 하는 포즈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괜찮아, 괜찮아. 보면 금방 알테니까.] 라고 말하고 담당자는 씩 웃었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싶어, 나는 그대로 작업에 돌입했다.

 

 

 

그리고 담당자 말대로, 금방 알았다.

 

 

 

시선이 마주친다.

 

사진 속 어두운 곳에, 눈만 덩그라니 보인다.

 

예를 들면 전원이 나간 모니터, 턱이 접혀 생긴 그림자, 발 밑 그림자...

 

 

 

그렇게 약간이라도 어두운 곳이 생기면, 거기서 눈이 나를 들여다 보고 있던 것이다.

 

특별히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금새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곧 눈이 마주친다.

 

 

 

체감상 5, 6장에 하나 정도로 그런 사진이 섞여 있었다.

 

처음에는 꺼림칙했지만, 주변 색과 비슷하게 합성하면 금새 지울 수 있었다.

 

한동안 작업을 계속하자, 그 시선에도 익숙해져 갔다.

 

 

 

기계적으로 심령사진을 고쳐나가는 사이,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이 나를 휘감았다.

 

디지털화 되어가는 사회에서, 심령사진이라는 문화가 끝나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해야 하나.

 

덧붙여 그 후 담당자와 술자리를 가졌을 때 들은 이야기지만, 아무래도 그 회사는 위치부터가 뭔가 문제가 있는 듯 했다.

 

 

 

회사 문 앞에 소금을 두면 사흘만에 새까맣게 변해버린다고 했던가.

 

나한테는 그 이야기가 가장 무서웠다.

 

 

 

 

출처 : http://vkepitaph.tistory.com/881



    • 글자 크기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8691 실화 물귀신이야기2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 1440 0
8690 단편 [포켓몬 괴담] 주인님, 저를 기억하시나요?4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440 1
8689 전설/설화 여우 설화 4.- 조선 건국 공신 배극렴과 백여우1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440 1
8688 실화 울산 노래방4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440 1
8687 실화 하얀 피부와 매끄러운 살결을 만들어 드립니다.3 개팬더 1439 1
8686 기묘한 제임스 딘 자이언트 1 헤이미스테리 1439 0
8685 실화 우리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이야기3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439 1
8684 실화 우리집에 무언가가 있다2 형슈뉴 1439 2
8683 실화 [펌] 수상한 후임병 上2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438 1
8682 실화 알바하던 카페에서 봤던 소시오패스 클라우드9 1438 0
8681 실화 북망산 가는 길 11 title: 유벤댕댕도이치휠레 1438 1
8680 실화 (실화) 아기 사진3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1438 2
8679 실화 폐가 上 title: 연예인13발기찬하루 1438 0
8678 실화 휴게소괴담이랑 비슷한 실화1 금강촹퐈 1438 1
8677 사건/사고 미스테리로 남은 육군 영구 미제사건2 도네이션 1438 2
8676 실화 독서실3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437 1
8675 실화 군시절 흑인병사 귀신 목격담1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1437 1
8674 실화 이 괴담은 현재 진행형 입니다5 title: 하트햄찌녀 1437 3
8673 전설/설화 도깨비 설화를 보고2 (전해들음 초스압)3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1437 1
8672 혐오 약혐)신체에서 뽑아낸 신경계들2 title: 연예인13오뎅끼데스까 1437 0
첨부 (0)
로그인

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