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2CH

[2ch] 사진 편집 아르바이트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2018.05.25 13:08조회 수 1360댓글 0

    • 글자 크기


벌써 10년 가까이 지난 이야기다.

 

아는 사람의 소개로, 사진 편집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포토샵을 써 본 경험이 있다면 그닥 어렵지 않은 내용의 일이었던데다, 월급도 꽤 후한 편이라 즉시 수락했다.

 

 

 

아르바이트 첫 날, PC가 한 대 주어지고 담당자가 설명을 했다.

 

미리 들었던대로, 사진 일부를 잘라내거나 색 조정을 하는 게 주된 일이라 어려울 건 없었다.

 

나는 꿀알바를 물었다는 생각에 아주 기분이 좋았다.

 

 

 

담당자는 [그럼 모르겠는 게 있으면 물어봐.] 라고 말한 뒤 자기 책상으로 돌아갔다.

 

[아, 그리고 혹시 말인데, 찍혀 있으면 지워버려.] 라며 양 손목을 축 늘어트리고는 팔랑팔랑 움직였다.

 

저거, 귀신이 원망스럽다고 하는 포즈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괜찮아, 괜찮아. 보면 금방 알테니까.] 라고 말하고 담당자는 씩 웃었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싶어, 나는 그대로 작업에 돌입했다.

 

 

 

그리고 담당자 말대로, 금방 알았다.

 

 

 

시선이 마주친다.

 

사진 속 어두운 곳에, 눈만 덩그라니 보인다.

 

예를 들면 전원이 나간 모니터, 턱이 접혀 생긴 그림자, 발 밑 그림자...

 

 

 

그렇게 약간이라도 어두운 곳이 생기면, 거기서 눈이 나를 들여다 보고 있던 것이다.

 

특별히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금새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곧 눈이 마주친다.

 

 

 

체감상 5, 6장에 하나 정도로 그런 사진이 섞여 있었다.

 

처음에는 꺼림칙했지만, 주변 색과 비슷하게 합성하면 금새 지울 수 있었다.

 

한동안 작업을 계속하자, 그 시선에도 익숙해져 갔다.

 

 

 

기계적으로 심령사진을 고쳐나가는 사이,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이 나를 휘감았다.

 

디지털화 되어가는 사회에서, 심령사진이라는 문화가 끝나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해야 하나.

 

덧붙여 그 후 담당자와 술자리를 가졌을 때 들은 이야기지만, 아무래도 그 회사는 위치부터가 뭔가 문제가 있는 듯 했다.

 

 

 

회사 문 앞에 소금을 두면 사흘만에 새까맣게 변해버린다고 했던가.

 

나한테는 그 이야기가 가장 무서웠다.

 

 

 

 

출처 : http://vkepitaph.tistory.com/881



    • 글자 크기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8364 실화 낙태아 치우는 간호사가 쓴글1 title: 양포켓몬자연보호 2841 2
8363 2CH 일본 괴담1 title: 양포켓몬자연보호 2360 1
8362 실화 도깨비가 살려준 이야기1 title: 양포켓몬자연보호 4697 2
8361 단편 바나나 할머니2 title: 아이돌의젖홍길동 1885 1
8360 실화 군생활 하면서 가장 기묘했던 썰2 title: 아이돌의젖홍길동 2366 0
8359 실화 롯데월드 혜성특급 괴담4 title: 아이돌의젖홍길동 27587 4
8358 실화 화성의 외딴 건물에 있는 화장실에서 일어난 일2 title: 아이돌의젖홍길동 2611 2
8357 실화 홍천 흉가글쓴 사람인데 무속인한테 귓말옴 title: 아이돌의젖홍길동 4596 3
8356 실화 지리산 산골짜기 계곡 경험담2 title: 아이돌의젖홍길동 2513 5
8355 실화 너네도 같은 꿈 여러번 꾼 적 있지?1 title: 아이돌의젖홍길동 1404 1
8354 단편 인터넷에서 봤던 무선운 이야기3 히히호호 2303 3
8353 실화 흉가가 만들어지는 과정.JPEG title: 잉여킹냠냠냠냠 2531 4
8352 전설/설화 심청전 다른 해석2 title: 잉여킹냠냠냠냠 2461 2
8351 실화 어머니를 살려주신 할머니 title: 잉여킹냠냠냠냠 1448 2
8350 실화 PC실 귀신1 title: 잉여킹냠냠냠냠 1374 2
8349 실화 우리집 옛날에 시골살때 아부지가 겪은일1 title: 잉여킹냠냠냠냠 1688 4
8348 실화 내가 겪은 무서운얘기 3개 title: 잉여킹냠냠냠냠 1302 1
8347 실화 선배의 자취방1 title: 잉여킹냠냠냠냠 1521 2
8346 실화 토옥..토옥..깔깔 title: 잉여킹냠냠냠냠 1099 2
8345 실화 기숙사의 작은 발. title: 잉여킹냠냠냠냠 765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