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살면서 봤던 두 명의 귀신-첫번째 귀신

아리가리똥2018.06.12 03:25조회 수 1146댓글 0

    • 글자 크기


꿈에서 봤던 귀신까지 하면 엄청 많아지겠지만 현실에서 본 귀신은 둘이다.

처음 본 귀신은 명절을 맞아 시골에 내려갔을 때였다. 나이는 아마 중학생 때였을 거야. 명절만 되면 사촌들과 모여서 노는게 가장 즐거운 일이지만 그 날은 그렇지 못했지. 명절 전 형과 다툼이 있었고 형의 주도로 가장 나이가 어렸던 난 손쉽게 따돌림을 당했어.


기분이 꿍해 있자 엄마가 와서 물었고 나는 자초지종을 말했지만 곧이어 내 행동이 멍청한 짓임을 느꼈지. 그야 당연하게도 같이 사이좋게 놀아라라고 엄마는 형과 사촌을 불러 말했지. 그런데 따돌림 당한 피해자가 가해자보고 같이 놀아줘라고 하는듯한 그 모양새는 더없이 비참하게 느껴졌고 나는 그냥 시골집을 나와서 밭두렁을 걸어다녔어. 아는사람은 커녕 근처에 아무도 보이지 않자 눈물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소리없이 펑펑 울었어.


그렇게 짠내나게 시골길을 걷다보니 마을 가장 끄트머리에 있던 우리시골집 뒷편 선산까지 가게 됐어. 그 아래엔 꽤나 큰 저수지가 있었는데 발도 아파서 저수지 둔덕에 늘어선 바위에 걸터 앉았어. 해도 저물어가고 있었지만 딱히 밤이 두렵진 않았어. 눈가에 눈물도 마르고나니 마음은 한없이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거든.

그렇게 멍하니 저수지를 바라보다가 고개를들어서 산쪽으로 시선을 옮겼을 때 나는 더이상 몸을 움직일수가 없었어. 가위에 눌린다는 게 어떤건지 그때 난 처음 알았어. 차에 치여 몸이 움직이지 않았을 때도 얼마든지 당장에라도 일어날 수 있을 것만같은 의지가 있었거든. 하지만 이번엔 되려 의지가 치여 날아가고 몸뚱이만 남은 기분이었어. 온몸에 피가 쫙빠져나가는 기분에 식은땀이 나고 제발 정신을 잃고 싶은 기분이었어.

저수지 건너편엔 새하얀 옷을 입은 여자가 있었어. 내가 서있다고 표현하지 않은 이유는 그여자가 떠있었기 때문이야. 맨손으론 올라갈 수 있어보이지 않는 높이의 나무사이로 그여자는 그렇게 있었어. 꽤나 험해보이는 산세에 얇고 치렁치렁한 흰옷이 너무나 비현실적이어서 더더욱 날 두렵게 했어. 날도 어둑어둑 해지고 조금은 음영진 장소였지만 그 모습만은 또렷하게 보였어.


그나마 마음의 위안이 되는 건 저수지 사이의 거리가 꽤나 멀었다는 거야. 나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그 여자에게서 시선을 고정한 채 조금씩 뒷걸음을 쳤어. 저수지둔덕의 경사를 따라 뒷걸음을 치자 조금씩 그 여자의 모습은 시야에서 사라져갔고 그 여자는 다행히 움직이지 않았어. 나는 그 길로 미친듯이 시골집으로 달려갔어. 우울하던기분이나 분노로 얼룩진 모든 기분들마저 날아가고 마음엔 두려움과 공포뿐이었어. 어느새 해는 져물고 어둑어둑한 길을 달리는데 도저히 뒤를 돌아볼 생각이 들지 않더라.

 

 

 

 

그리고 시골집에 어찌저찌 가서 밥맛있게 먹고 잘 잤음

 

출처 웃대 달려라금순아 님 글



    • 글자 크기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7090 실화 침대 밑 여고생너무해ᕙ(•̀‸•́‶)ᕗ 816 1
7089 실화 6.25이후 괴담 여고생너무해ᕙ(•̀‸•́‶)ᕗ 1570 1
7088 실화 간호학교의 담력시험2 여고생너무해ᕙ(•̀‸•́‶)ᕗ 1591 1
7087 Reddit 여동생이 살해당했다. 여고생너무해ᕙ(•̀‸•́‶)ᕗ 2207 1
7086 실화 빨간마스크 뉴스2 여고생너무해ᕙ(•̀‸•́‶)ᕗ 1281 1
7085 실화 '네크로필리아' 시체성애자를 아시나요?2 여고생너무해ᕙ(•̀‸•́‶)ᕗ 2560 1
7084 2CH 악의가 담긴 한마디1 여고생너무해ᕙ(•̀‸•́‶)ᕗ 1690 1
7083 실화 과자를 주는 아줌마1 여고생너무해ᕙ(•̀‸•́‶)ᕗ 1784 1
7082 실화 장산범 목격담1 여고생너무해ᕙ(•̀‸•́‶)ᕗ 1947 1
7081 2CH [2ch] 귀신이 나오는 길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410 1
7080 2CH [2ch] 은혜 갚은 원숭이1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445 1
7079 2CH [2ch] 수풀 속의 여자1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287 1
7078 2CH [2ch] 바늘남자1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470 1
7077 2CH 코로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580 1
7076 미스테리 메리셀레스트호 미스테리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023 1
7075 사건/사고 모나리자 도난사건 이야기 익명_d3735b 858 1
7074 기묘한 템플기사단 최후와 13일 금요일 익명_47439f 1191 1
7073 기묘한 폼페이 최후의날 그 현장속으로3 익명_d269c6 1497 1
7072 단편 사신의 속삭임 여고생너무해ᕙ(•̀‸•́‶)ᕗ 1400 1
7071 실화 파지업체 사장님이 겪은 이야기6 사돈의팔촌의처조카의동네친구 4893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