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노루의 저주

title: 섹시호날두마리치킨2018.06.26 17:06조회 수 1138댓글 1

    • 글자 크기


어제 공포게시판에 올라온 '노루고기' 라는 게시물을 보고

우리 가족에게 있었던 '노루의 저주'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봐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로 우리 가족에게 있었던 일이며

몇년전 MBC 진실혹은거짓에 약간의 각색을 거쳐 소개된 내용입니다.

그때 제보자는 우리 누나입니다.

 

 

 

 

 

 

 

1981년 제가 국민학교 2학년이었던 그때

 

삼양동 신일고 근처에 살았고,

아버지는 대한통운에서 8통 트럭을 운전하셨습니다.

 

그때의 대한통운은 지금과는 많이 다른 업계에서 최고로 인정받았고, 옆에 조수 한명 태우면서 손하나 까딱 안하고 운전만 하는 그런 직업이었죠.

 

 

어느 토요일 새벽,

 

지방 출장으로 밤샘운전을 끝마치고 돌아오신 아버지가

 

온가족을 밖으로 불러냅니다.

 

 

그때 아버지의 트럭 짐칸에 실려 있는 것은

 

내눈에는 그냥 사슴일 뿐이었던, 죽은 노루였던 것.

 

 

"아, 금강 휴게소 근처 지나가는데, 이놈이 갑자기 튀어나와서 급브레이크 밟았는데, 늦었지 뭐...."

 

"여보 이거 어쩌지? 노루는 영물이라던데..."

 

"호영이(가명)한테 물어볼까?"

 

 

호영이 삼촌은 해병대출신이고 입만 열면 군대시절 고생한 이야기인데, 그중 가장 즐기는 소재가 지리산에서 뱀잡아 먹던 이야기인 걸 생각하면

'호영아 노루 한마리 잡았는데, 낼 우리집으로 와 같이 먹자...."

라고 말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던 상황이죠

 

"숨 붙어 있을 때, 목에 볼펜 꽂아서 피빨아 먹어야지....으이구"

 

"아이고 그건 차마 못하겠더라..."

 

"형님 그럼 낼 형님네서 보는 걸로하고, 매형도 부르슈...고기라면 환장하는 사람이니..."

 

 

 

 

작은아버지네 식구, 고모네 식구가 우리집에 모여 노루 한마리를 잡는데,

 

해체작업은 당연히 뱀잡아 먹던 작은 아버지 몫이었고,

제법 능숙한 솜씨로 고기덩어리를 발라내어 부엌에 있는 작은 어머니에게 던져주면 그걸 삶던지 굽던지 해서 사람들이 나눠 먹는 방식이었죠.

 

그렇게 해체 하던 중,

 

아마 이 이야기를 읽으신 분들이 다들 예상하고 계시듯이

뱃속에서 새끼 두마리가 나왔습니다.

강아지만한 크기의 두마리가 웅크리고 있었는데

 

그걸 본 순간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숨을 죽이며 어찌해야 할지 몰라했죠.

 

 

 

"호영아... 이건 산에 가서 묻어줘야겠지?"

 

"뭔 소리유, 이거 하나면 노루 한마리 먹는 건데, 형님하나 나하나...사이좋게 나눠 먹읍시다."

 

"아...나 이건 도저히....쳐다 보기도 싫은데..."

 

"그럼 이리 주슈, 내차례가 안오나 걱정했네..."

 

그렇게 고모부가 나서는 바람에, 적막했던 분위기가 다시 떠들썩해졌습니다.

 

 

그렇게 술과 함께, 노루 한마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저녁이 되어 다들 집으로 돌아가고

 

노루의 뼈다귀들은 냉동실에 넣어 두고, 사골을 우려 내어 아버지 보양식으로 두고두고 먹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해였던가?

 

아니면 그 다음 다음해였던가?

 

 

 

 

 

작은아버지네는 저보다 두살 어린 남동생이 하나 있었는데,

 

동네 아이들과 숨바꼭질을 하다가

 

경운기 밑에 숨었는데, 경운기가 갑자기 출발하는 바람에 깔려 죽었습니다.

 

 

 

 

 

그리고 또 2~3년 쯤 후

 

 

 

고모네 집에는 나보다 두살 많은 형이 있었는데, 

 

친구들과 청평에 물놀이 갔다가 익사했습니다.

 

 

 

 

죽은 사촌들은 모두 외아들이었고,

 

그때 노루의 새끼를 먹은 것은 그들의 아버지였습니다.

 

 

 

 

아버지는 그 뒤로 허리 디스크를 앓다가 디스크 수술을 하셨었고

 

누나는 신장병에 걸려 지금 투석하고 있는데, 그 당시 콩팥을 유난힌 맛있게 먹었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우리 집안에서는 노루에 대한 이야기는 금기사항이 되어 버렸고

아버지 형제들 간의 왕래도 줄어들었습니다.

 

 

 

허리 디스크나 신장병은 아찌보면 흔한 병이므로

그걸 굳이 노루와 연결시킬 만한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노루의 새끼를 먹은 두사람의 경우는 어떤가요?

 

그걸 만일 우리 아버지가 드셨더라면?

 

 

 

 

 

 

 

 

 

 

글솜씨가 없어서 더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를

재미없게 풀어낸 것 같아 아쉽네요.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9450 단편 잘린 머리들 title: 메딕셱스피어 968 2
9449 2CH 등산화를 빌려간 친구1 title: 메딕셱스피어 1183 3
9448 실화 조현병 환자와의 말싸움 앙김옥희 2741 2
9447 기묘한 예전에 어르신들의 말씀이나 책을보면 이런이야기가있죠 앙김옥희 1765 0
9446 실화 밤길에 맞닥뜨린 사람이 아닌 것 앙김옥희 1313 3
9445 실화 이름을 지어서도 불러서도 존재하지도 않아야 할 것2 앙김옥희 2863 3
9444 실화 처음 자1살 현장에 갔을때의 실수1 앙김옥희 2236 2
9443 미스테리 사람과 원숭이를 교배하려던 미친 박사의 최후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893 0
9442 실화 고양이 선생님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222 2
9441 실화 외할아버지가 만난 도깨비1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421 2
9440 실화 울릉도의 추억1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213 0
9439 실화 지하방의 추억1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074 0
9438 실화 집에 관한 경험담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997 1
9437 실화 열두살 이후로 물놀이를 가본 적이 없습니다1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723 0
9436 실화 이상한 집터. 엄청길고 사설도 많을거 같지만 일단 내경험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055 0
9435 실화 차에서 뛰어내린 여친3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704 2
9434 실화 종합병원에서 경비보안요원으로 일했던 이야기2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2896 0
9433 단편 도토리 줍기1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749 0
9432 실화 무병 앓고 있는 주말알바녀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322 1
9431 실화 무덤 깎고 지은 집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004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