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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광주 G 학교괴담

앙기모찌주는나무2018.07.04 15:47조회 수 1024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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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동창회 때 만난 고향친구들과 이야기하다 기억난 괴담입니다.

저는 고향이 전라남도 광주로, 명문으로 소문난 G고교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학교에 다녔을 적에 몇몇 아이들에게서 이상한 괴담이 돌았습니다.
괴담에 의하면 학교가 아직 세워지기 전, 학교부지는 논밭이었는데, 꽤나 잘 평평하게 다져 놓아 6.25 당시 임시로 군사 통신기지가 설치되었던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 통신기지는 이름만 거창하지 고작 천막 하나 세우고 AM 수신기 하나 있는 게 전부였다고 합니다.

계속되는 전쟁은 피난민들을 꾸역꾸역 남쪽으로 밀어냈고 북한군들은 38선을 지나 남쪽으로 끝없이 내려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남부에 위치한 광주 역시 피난민들이 들끓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통신기지가 설치된 그곳은 논밭으로 인한 민가가 늘어져 있었기 때문에 많은 피난민들이 많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생각보다 남진을 빨리 한 북한군은 광주로 진입해 왔고, 이 통신기지 역시 북한군에게 포위되기 직전이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 통신을 담당하고 있던 군인은 끊임없이 통신기를 통해 상부에게 애탄목소리로 지원요청과 구조요청을 보냈지만 상부는 묵묵부답이었습니다.

다급해진 군인은 AM수신기로 수신가능한 모든 곳에 애탄목소리로 구조를 요청하는 통신을 보냈고 그러다가 그만 북한군에게 그 통신기지 전체와 피난민 몇몇이 몰살당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문제의 괴담은 여기서 부터 시작됩니다.

그 당시 군인이 애탄 음성으로 보낸 구조신호와 전쟁으로 인한 총소리와 포탄소리, 마지막으로 사람들의 비명이 실린 이 통신이 여전히 이곳저곳에서 메아리처럼 돌아다니고 있다는, 조금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퍼지기 시작된 겁니다.

제가 그 괴담을 들었던 적은 고3 수험생이라 그냥 웃고 말았지만 어느 날 저녁 어떤 친구 놈이 듣고 있는 소형 라디오가 FM과 AM 겸용이라는 것을 알고 조금 재밌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괴담이 진짜라면 어떨까? 조금은 어린애 같은 생각이었죠.

모르시는 분을 위해 참고하는 것입니다만, 우리가 듣는 일반 라디오는 FM이고 군사통신같은 긴급 통신은 AM입니다.

저녁을 먹은 저는 친구들을 불러 학교 뒤로 나와 AM 라디오를 키고 이곳저곳의 채널을 돌려보았습니다. 하지만 들리는 것은 치직거리는 소리 뿐. 우리는 모두 그냥 괴담은 헛소문이었다라고 웃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것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끄아아아악! 여, 여기는……."

너무 지직거리는 잡음이 많고 소리도 작아 잘은 들리지 않았지만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분명 애탄 사람의 비명소리와 급한 말소리였습니다. 우리들은 그것을 듣자마자 제각기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라디오를 껐습니다. 그리고 다시 똑 같은 채널로 돌려 보았지만 더 이상 그 음성은 들리지 않았습니다.

우린 분명 잘못들은 것 일거야. 우리는 이렇게 서로 서로를 납득시키고 다신 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역시 이 괴담도 얼마안가 사그라졌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졸업 후 학교를 찾아 봤을 때 전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저흰 고등학교와 중학교가 같이 있기에 중간 지점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거기에 못 보던 커다란 나무가 떡하니 서 있는 겁니다. 후배한테 들으니 학교 측에서 세웠다고 하더군요. 이유는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와 제 친구들은 이런 생각을 합니다. 혹시 그 괴담이 사실이고, 그걸 은폐하기 위해 큰 나무를 세워 전파를 흩어지는 게 아닐까……. 라고요. 실제 g고교에 가시면 가장 인상적인 것이 너무나도 크게 우뚝 선 나무입니다.

어쩌면 그냥 우리가 잘못 들은 것일 수 있겠지만, 누군가가 죽음이 닥치기 전에 필사적으로 보낸 음성이 이 세상 어딘가에서 메아리치고 있는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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