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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인도네시아 처녀귀신

앙기모찌주는나무2018.07.10 15:02조회 수 1574추천 수 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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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영화들을 보면 아주 옛날에는 토착 전설에 대한 영화가 많았던 것 같은데 대부분 귀신과 연관있는 얘기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영화 속에서 이슬람 끼아이(Kyai)나 울라마(Ulama) 같은 종교지도자가 한국으로 치면 무당, 서양으로치면 엑소시스트 신부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좀 생경해 보였지요.

 

요즘 영화들은 Ayat Ayat Cinta같은 좀 섬세한 내용의 영화도 나오긴 하지만 대부분은 코메디와 귀신영화가 양분하고 있습니다. 코메디 영화들은 전혀 말도 안되고 이야기 전개가 부드럽지 못해 그런 영화들을 보러 같다는 것 자체가 코메디가 되는 수준인데 귀신영화들은 그나마 깜짝깜짝 놀라러, 또는 최소한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귀신관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해 어느 정도 도움이 됩니다.

 

한국도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인도네시아의 귀신영화도 요즘은 처녀귀신이 대세입니다.

통칭 꾼띨아낙(Kuntilanak)이라 부르는 처녀귀신은 전통적으로 아기를 갖지 못해 죽은 처녀귀신으로 아기 몸에 들어가려고 하거나 산모를 해치려고 하는 귀신으로 알려져 있는데 요즘의 현지 영화에서는 원한에 사무친 처녀귀신으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아요.

 

최근에 꾼띨아낙 시리즈는 Kuntilanak 1, Kuntilanak 2에 이어 에일리언 vs 프리데터, 내지는 나이트메어의 프레디 vs 13일의 금요일 제이슨 의 구도를  본딴 Kuntilanak vc Pocong (꾼띨아낙 대 뽀쫑 - 뽀쫑은 죽은 사람을 매장하기 전 흰천으로 둘둘 말아 커다란 흰소세지처럼 만들어 놓은 상태를 말합니다)으로 이어져 나오다가 Sarang Kuntilanak (처녀귀신의 보금자리) 라는 영화를 거쳐 Kuntilanak 2편의 바로 다음편에 해당하는 Kuntilanak Beranak이 스크린에 올랐습니다.

 

제목을 번역하면 '처녀 귀신, 아기 낳다' 정도의 의미가 됩니다. 이게 그 포스터에요.

 

./files/attach/images/598/910/134/001/c28f8dc10b4bfc90c800f59a993c5cb3.jpg 

 

포스터 중앙 좌측에 있는 스크립트는 "이리 와, 하지만 돌아가는 건 꿈도 꾸지 마" 정도의 의미이지요.

 

그런데 무서워야 할 이 포스터를 처음 봤을 때 왜 그렇게 웃음이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는 그럴싸하지만 뭔가 어거지로 무섭게 보이려는 의도가 좀 부담스럽고 만약 여배우가 저런 화장을 하지 않고서 저런 표정을 지었으면 어떤 얼굴이었을까 떠올려 보려 했던 것 같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전쟁을 통하지 않고 이슬람화된 몇 안되는 나라 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정통 이슬람의 교리가 파급되는 과정에서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의식 속에서는 이슬람과 토착 샤머니즘 신앙이 혼합되어 버렸고 그것이 다시 밀려들어온 서양문화와 뒤섞여 버리는 과정에서 인도네시아의 독특한 귀신관이 형성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98년 폭동 당시 가장 큰 인명피해를 냈던 끌렌더(Klender) 지역의 라마야나(Ramayana) 백화점은 그후 상당히 오랜기간 동안 새 단장을 하고 문을 열었는데 이 백화점에서 귀신을 본 사람들이 많다고 하네요. 특히 어린 아이들이 백화점의 천장을 날아다니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고 합니다.  시간이 좀 더 지나 98년 자카르타 폭동을 영화화할 수 있을 정도로 인도네시아 사회가 정치적으로 개방된다면 폭동 당시 이 백화점에 난입했던 약탈자들 중 누군가가 저지른 방화에 의해 1,200명이 떼죽음을 당했던 그 화재사건도 영화화되는 날이 언젠가 오겠지요. 

 

그러나 무슨 한이 그리도 많은지 인도네시아의 영화계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처녀귀신이 지배할 것 같습니다. 

 

./files/attach/images/598/910/134/001/3c724628e5854be6138bf722ea555d3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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