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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여인의 비웃음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2018.08.07 17:21조회 수 1355추천 수 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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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여름으로 기억합니다.


당시에는 좋은 약수터를 찾아 약수를 떠다 마시는 것이 유행이었고
우리가족 또한 어디어디 약수터가 좋더라는 소문을 들으면
그 곳에 가서 일주일치 먹을만한 양의 약수를 떠오곤 했었습니다.

아마도 광주에서 장성을 경유하는, 산을 따라 굽이굽이 도는 국도의 한 능선이었을 겁니다.
그 곳에 좋은 약수터가 있다는 소문을 들은 아버지는,
어머니와 형, 그리고 저를 데리고 장성으로 향합니다.

94년식 프라이드 베타를 타고 떠나는 드라이브는
당시 저에게 크나큰 즐거움이었기 때문에, 마냥 들뜬 마음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식사를 하고, 여기저기 구경을 하다보니 시간은 금방 가버리고..
지지않을 것처럼 이글거리던 태양이 어느새 산등성이에 걸칠무렵
약수를 뜨러 출발을 하였습니다.

문제의 약수터는 산을 따라 도는 왕복 2차선의 국도변에 있었고,
때문에 해당 약수터를 찾느라 약간의 시간을 지체한 상태였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약수터는
산 능선과 왕복2차선의 도로 사이에 차 두어 대를 주차할 만한 공간을 두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며,
이미 약수터에 도착했을 때는 해는 거의 넘어간 시각이었고
또한 주위를 둘러보아도 모두 산으로 둘러 쌓여있어 깜깜해진 상태였습니다.

아버지도 약간 무서우셨는지 잠깐 주저하셨지만
이왕 온 거, 얼른 물을 떠서 가자고 재촉하시며
다 같이 차에서 내려 말통을 하나씩 들고 약수터를 향하기로 했습니다.

앞이 잘 보이지 않아 낚시용으로 쓰던 노란색 후레쉬를 꺼내어 들고
약수터를 향하는데.. 약수터는 도로 바로 옆에 있지 않았습니다.
도로에서 산 쪽으로 2~30미터 정도 올라가야 물을 뜨는 곳이 있었고,
그 초입에는 양철판을 두들겨 평평하게 만든 경고문이 붙어있었습니다.

"경고, 혼자 또는 해진 후 이 곳의 방문을 금합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이러한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머니께서 뭐야 기분나쁘게.. 라고 혼잣말씀을 하신 것이 아직 생생하기에.

올라가서 약수를 한참 뜨는데,
이상하게도 지저귀는 산새소리도 들리지 않고,
주변의 모든 것이 고요하게 정지된 듯한 느낌이 갑자기 들었습니다.

순간..

온 산을 메아리 치듯 들리는 여자의 소름끼치는 웃음소리..

 

"깔~~깔깔깔깔깔깔깔"

 

식은 땀이 줄줄나고 형을 포함한 우리 네가족은 일순간 그자리에 얼어붙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바로옆에서 들리는 소리가 아닌 온 산에서 울려퍼지는 웃음소리였고,
비웃음이 가득한 그 소름끼치는 웃음소리...

더욱 무서웠던 건,
웃음소리가 들린 순간 우리 네 가족은 동시에 그자리에 얼어붙었다는 것이었고,
서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모두 동시에 같은 소리를 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이상한 존재를 자주 목격하고,
또 무당집에서도 점 보는 것을 몇 번 거부당한 경험이 있는 어머니께서는..
바닥에서 짱돌을 하나 주워들고 아무도 없는 산 속으로 집어던지며
무엇인지 모를 존재에게 크게 화를 내셨습니다.

"어디 사람을 놀리느냐!! 썩 물러가라!!" 라고 하시며...

거짓말처럼 웃음소리는 싹 끊기며
흐르는 약수소리만이 그 정적을 깨고 있었습니다.

약수고 뭐고 안되겠다.. 라고 판단하신 아버지는..
급한 마음에 다 차지도 않은 약수통을 채 뚜껑도 닫지 않으신 채
뒤돌아 내려가시려다가 약수통을 엎게됩니다.

그 순간 우리 가족을 비웃는 듯한 그 소름끼치는 웃음소리...
아까보다 더 큰 소리로...
더욱 농조 가득한 그 웃음소리가 아직도 잊히지가 않습니다.

2~30미터를 걸어내려오는 그 순간 내내..
그 무엇인가는 겁을먹고 황급히 그 자리를 벗어나려는 우리 가족을 향해
더 크게 더 소름끼치게 웃어댔습니다.

"깔~~깔깔깔깔깔깔깔~"

아직도 가끔 그 얘기를 하곤 하는데..
그 때마다 어머니께서는 아버지를 참 짖궂게 놀리십니다.

 


"야야, 니 아빠 그때 생각나냐? 집 도착할 때까지 실내등 켜놓고 운전한거?"


주변에 민가 한 채도 없는 그 산속에서.. 그 웃음소리는 대체 무엇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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