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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퇴마사

title: 연예인1오바쟁이2015.04.28 12:39조회 수 1219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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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우리 아이좀 살려주세요."
중년여성이 내앞에 주저앉아서 애원하고있다.
"병원에 가봐도 몸에는 이상이 없다고 하고, 용한 무당을 찾아가도 별 차도가 없어요.
이제 믿을건 퇴마사님 뿐입니다."
그말에 난 침대에 시체처럼 누워있는 소녀를 바라보았다.
눈은 멍하니 천장을 응시하고있고 안색은 창백하다.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지 몸은 말그대로 뼈만남은 상태.
난 심각한 얼굴로 생각에 잠겼다.
 

퇴마사. 내 직업이다.
사실 퇴마라는것이 틀린말이긴 하지만 사람들에게 그렇게 많이 알려져있어서
그냥 퇴마사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하는일이 워낙 난해하다보니 그냥 알기쉬운 이름이 좋다.
그 하는일이라는것은 상상하는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귀신이나 요괴, 악마 등에 의해 고통받는 사람을 구해주는것.
이것이 나의 일이다. 그리고 이쪽에서는 제법 알려진 유명인사이기도 하다.
 
 
퇴마사라고 소개는 하지만 사실 내 원래 직업은 약장사였다.
어르신들 상대로 놀아드리다가 그럴듯한 말로 잘 구슬려서
건강보조식품이나 잡다한 물건들을 파는일.
그렇다. 그냥 입담으로 남을 속이는 사기꾼이다.
어르신들을 홀려 제법 쏠쏠하게 재미를 보던중 사장이란 놈이 돈을 가지고 튀는 바람에
별수 없지 직업을 바꾸어야 했다.
그것이 바로 퇴마사다.
평소 그러한 오컬트를 매우 좋아했고 많이 알았기에 그쪽으로 생각하다가 이 일을 시작했다.
솔직히 이름만 거창해졌을 뿐이지 결국은 똑같은 사기꾼이다.
 
 

나이든 사람들은 아무것도 아닌일에도 귀신이니 악마니 호들갑을 떨어대니
적당히 맞장구 쳐주고 정화의식이라든가 부적같은거 그럴듯하게 해주면
연신 고맙다고 하며 큰돈을 넘겨준다.
벌이는 노인들 쌈지돈 뽑아먹는거보다 훨씬 좋다.
이번에 의뢰받은 곳은 집부터가 스케일이 다르니 큰 기대를 해도 좋을듯 하다.
병원에서 이상없다고 했으니 몸은 괜찮을거고 보나마나 꾀병같은거겠지.
그런데도 부모란 이 사람들은 귀신이 씌인거라면서 울며불며 하고있다니...
상식적으로 세상에 귀신이 있을리 없는데 말이다.
뭐 이런 멍청한 사람들이 많을수록 나는 좋지만.
어쨋건 일이니까 고객이 원하고 기대하던 대답을 해야겠지.
 
 
"부유령이군요. 죽은지 얼마 안된 여자귀신이 이승에 미련을 가지고 떠돌다가
비슷한 또래의 여자몸에 붙은겁니다."

내말에 중년부인은 역시나 하는 표정으로 아이를 쳐다본다.

"최근 아이의 몸이 허약해져서 귀신이 몸으로 침투했나보군요.
빙의라고 보시면 됩니다. 심하게 되면 귀신이 몸안에 완전히 자리잡아서
따님은 몸을 빼앗기고 구천을 떠돌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겁을 한번 준 뒤에,

"다행히 아직 손써볼 수는 있겠지만 시간이 얼마 없군요. 조금 힘들겠습니다.
먼저 귀신과 대화를 해보죠."

그리고 누워있는 소녀의 곁으로 다가가 머리에 손을 얹은뒤 눈을감고 집중을 시작했다.
그래봐야 저녘메뉴나 보수에 대한 생각만 하지만 겉으로 보기엔 귀신과 대화하는 것으로 보일것이다.
방안이 조용해지자 위층에서 티비소리가 들린다.
무슨 프로그램인지 한번 맞춰볼까? 우선 너무 시간을 끄는것도 안좋으니 곧바로 입을 열었다.
 
 
 
"귀신은 2년전 사고로 죽었군요. 강원도 지역이 집이라고 합니다.
죽을때의 나이는 18살이고, 집으로 오다가 뺑소니를 당했다는군요."
 
최대한 디테일하게 말해야 믿음이 가는법이다.
다시 입을 다물고 집중하는척하며 티비소리에 귀기울였다.
예능이나 뉴스같지는 않고 드라마나 영화인것같다.
 
"자신을 죽인 사람은 진작 찾아가 죽였나보군요. 그래도 미련이 남아 떠돌던중에
따님을 발견하고 붙은모양입니다."
 
다시 프로그램 맞추기. 영화도 아니다.
남자 하나가이 계속 말하는것 같은데 무슨말인지 알수는 없다.
뉴스나 다큐멘터리일까?
 
"원한같은건 아닙니다. 다만 따님의 예쁜 모습을 보고 시기와 부러움에 달라붙었나 봅니다."
 
티비소리가 커진건지 조금더 집중하니 슬슬 알아들을수 있겠다.

'...나도.... 맞.... 다...었어..'
'하나... 안마....트럭..'
 
"제법 독한 녀석입니다 생각보다 힘들수도 있겠어요."
 
소리가 더 커졌다. 누가 계속 음량을 높이는 모양이다.
'하나도 안맞아.... 다 틀렸어.'
이 말인거 같은데 아직은 무슨소린지 알수 없다.
슬슬 오기가 났다.
 
"좀더 이야기를 들어봐야겠습니다. 조용히 해 주세요."
 
이제 확실히 알아들을수 있을거 같다.

'멍청아 그게뭐야 다 틀렸어. 하나도 안맞잖아.
여길 보라고 무슨 헛소리를 해대는거야'
'여길봐 여길보라니까 여기 위야 위'

이제 소리가 또렸하게 들린다.
바로 근처에서 말하는것처럼....

'뭐해? 들리지? 내말 들었지? 눈떠봐 위를 보라니까?'
'모른척해봐야 소용없어 다 알아. 내말 들었지?'
'빨리 눈떠. 위를 봐.'
 
등뒤로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위를봐. 위를봐. 위를봐. 위를봐. 위를봐. 위를봐. 위를봐.'
 
도저히 눈을 뜰수가 없었다. 고개를 돌릴수도 없었다.

내가 틀렸다. 귀신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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