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이 글을 읽을 때면 난 이미 죽었겠지. 절망하지도 말고 슬퍼하지도 마. 이 편이 더 나아. 내가 당신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을 때 좋아해야 할지 화를 내야할지 분간이 안됐어. 엄마가 곧 알게 되셔서 집 밖으로 쫒겨났지만 그래도 괜찮았지. 왜냐하면 그 때까지만 해도 난 당신이 내 곁을 지켜줄거라 생각했거든. 그래도 잠은 오질 않아서 계속 수면제 복용량을 늘려야 했어. 근데 우리 아이를 당신이 지우자고 하다니..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더라. 아이를 지우지 못해서 미안해. 우리가 말다툼을 하고 나서 당신이 날 떠났을 때는 정말 감당하기 힘들었어. 이제 내가 갈 곳은 아무데도 없는거잖아.. 행복하길 바래. 이 세상에서 마지막 남은 내 소망이야. 남자는 메모지를 한 번 더 읽은 뒤 반으로 접어 여자의 상의 주머니에 쿡 찔러 넣었다. 여자의 시체를 천장에 매달아 둔채 방을 나오고 문을 잠갔다. 장갑은 꼭 태워버려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으려고 계속 생각하며 집으로 향했다. 출처 : 와이고수 |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