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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이웃의 애완동물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2015.04.29 14:35조회 수 1237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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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루리웹 - 하루다섯끼 님.

 

 

 

 

그러고보니 꽤 된 이야기다.


어린 시절 옆집에서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었다.

애완동물을 꽤 예뻐했었는지 "귀염둥이"이라든가 "쥐새끼"라는 이름을 붙이고

즐겁게 말을 거는 소리가 가끔씩 들려왔다.


"어머 오늘은 물을 다 마셨네? 우리 귀염둥이."

"쥐새끼도 바퀴벌레 먹어?"
"그럴걸? 쥐는 잡식이니까."


이런식의 대화였다. 

아무래도 햄스터종류인것 같다.


우리가 살던 연립주택은 그시절에도 꽤 오래된 건물이었다.

70년대에 지어진 건축물이었는데, 이십년이 넘도록 리모델링이니 재건축하고는

담을 쌓고 있었으니....

그래서인지 벽이 너무 얇아서 옆집에서 자그마한 소리가 나도 다 들릴 정도였다.


문제는 내 방이 바로 옆집 가족이 애완동물을 두는 "작은방"바로 옆이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애완동물을 무서워한다.

특히 설치류라면 자다가도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무서워한다.


그러던 어느날, 옆집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 놈이 도망쳤어!"
"쥐새끼가? 안돼! 꼭 잡아야 해!"
"어디로 도망쳤을까?"
"글쎄."

설치류가 도망치다니 이건 완전 공포다. 


'대체 애완동물 관리를 어떻게 했길래 도망친거야! 이건 민폐아냐?'


나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밤새 덜덜 떨었다.


더무서운 건 그 후로 밤마다 벽을 갉아대는 소리가 들려왔다는 사실이다. 

그 놈이다, 햄스터다.

아마도 놈은 벽을 뚫고들어왔다가 옆집과 내방의 벽사이에 껴버린 모양이다.

결국 나는 참다 못해 아버지께 벽을 긁는 소리가 난다고 말씀드렸다.


아버지는 내방에 오셨지만 별다른 소리는 못들으시고 도로나가셨다.

그러고는 내가 신경과민이라면서 무서우면 안방으로 오라고 하셨다.

무서웠지만 안방으로 갈 나이는 아니었다. 초등 4학년이었지만 쓸데 없이 자존심이 많았던

나는 좀더 참아보기로 했다.


사각사각사각.

이빨을 갈아대는 소리가 점차 작아지기 시작했다.

결국 사흘째 되던날 소리가 멈췄다.


그놈이 죽었다!

불쌍하고 미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궁금했다.

"정말로 죽었을까?"


그런 소리를 하면서 소리가 났던 곳의 벽지를 들췄던 것 같다.



그 후의 기억은 끊겨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도통 생각나지 않는다.

설치류의 시체를 보고 경기를 일으켰던 것이 아닐까하는 추측만 할 뿐이었다.


우리 가족은 살던 지방을 떠나 서울로 이사왔다.


내가 이 이야기를 쓰는 건, 우연히 어렸을 때 살던 곳을 들르게 되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우리가족이 살던 집에 내 옛날 친구가 살고 있었다.

친구를 만나 술잔을 기울이다가 친구 손에 끌려서 옛 집으로 들어섰다.


그러다가 내 옛날 방까지 가게 되었다.

예전에 내가 벽지를 들췄던 앞까지 오게 되자 호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이미 벽지는 새로 발라져 있었지만, 나는 참지 못해서 친구 몰래 커터칼로

벽을 긁어보았다.


그리고 발견하게 되었다. 


시멘트 벽에 난 생채기들을....


길게 세로로 난 생채기들은 안에서 밖으로 뚫고 나온 것처럼 보였다. 


이게 뭐지?

햄스터가 만든 것 치고는 너무 크다. 

마치 어린아이의.....


시선을 느껴 뒤를 돌아보니 친구가 서 있다.

친구는 불편한 웃음을 지었다.


"그거 말이야...그것 덕분에 이집을 싸게 산 거야."

뒤에 이어지는 말은 왠지 듣기 싫어서 도망치듯 뛰쳐나왔다.

그후로 그 친구와는 연락을 일절 끊었다.



하지만 가끔씩 생각난다. 대체 그집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정말로 햄스터였을까?

그정도로 큰 쥐가 실제한다고?

아니면.....


아직도 난 잘 모르겠다.

부모님께 물어도 대답해주지 않으신다.


정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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