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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 치료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2018.12.03 13:51조회 수 697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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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와 초 무렵, 유바리의 어느 탄광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혼슈에서 개척민으로 넘어온 광부 A씨는, 폭발사고에 휩쓸리고 말았다.

 


목숨은 겨우 건졌지만, 전신에 화상을 입어 중태였다.

 

 

 


옛날 일이다보니 변변한 치료도 받지 못했다.

 


그저 온몸을 붕대로 감은 채, 아내가 기다리는 함바집 단칸방에 옮겨졌다.

 


데리고 온 의사는 [크게 다쳤지만, 오늘 밤만 넘기면 목숨은 건질 수 있겠지. 무슨 일 있으면 부르러 오시오.] 하고는 집 주소만 알려주고 돌아가버렸다.

 

 

 


그날 한밤중.

 


촛불 한자루 어스름한 아래, 머리맡에서 홀로 간호하던 아내가 문득 정신을 차리니 현관에 누가 온 것 같았다.

 


아내가 나가보니, 많은 사람들이 서 있었다.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A씨와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오. 오늘 큰 재난을 만났으니 정말 안타깝게 됐습니다. 당장이라도 병문안을 오고 싶었지만, 공교롭게도 일이 많아 멈출 수가 없어 이렇게 밤 늦게 폐를 끼치며 찾아오게 되었소. 부디 우리에게도 A씨 간호를 돕게 해주시오.]

 


아내는 혼자 불안하던 차에, 따뜻한 제안을 받아 감동한 나머지, 방에 다 들어오지도 못할만큼 많은 동료들을 기쁘게 맞이했다.

 

 

 


그들 각자 한명씩, A씨에게 말을 걸고 격려해주고는, 방안에 앉아 아내에게도 따뜻한 말을 건넸다.

 


아내는 몽땅 안심해버리고 말았다.

 


그들 중 한사람이, [나는 의술에 조예가 있으니, 진찰해 보겠네.] 하고 말을 꺼냈다.

 

 

 


보아하니 탄광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버젓한 신사였다.

 


누군가의 지인일까.

 


[몹시 심한 화상이지만, 나는 심한 화상을 치료하는데 능통하네. 오늘밤 안에 의술을 행하면 A씨는 금세 나을게야.]

 

 

 


아내가 그 말을 거스를리 없었다.

 


그리하여 어스름 가운데, 신사의 치료가 시작되었다.

 


치료는 거친 것이었다.

 

 

 


신사는 [화상은 눌어붙은 피부를 뜯어내는 게 가장 좋은 치료법이네.] 라고 설명하면서, A씨 몸을 감은 붕대를 벗겼다.

 


그리고는 A씨의 피부를 아무렇게나 뜯어내기 시작했다.

 


광부들 사이에서도 강건한 신체를 가졌던 A씨지만, 여기에는 견뎌낼 수 없었다.

 

 

 


A씨는 너무나도 심한 고통에 절규하며, [차라리 죽여다오!] 라고 울며 외쳤다.

 


아내는 허둥댈 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너무나도 처절한 남편의 절규 앞에, 아내는 자신도 귀를 막고 울부짖기 시작했다.

 

 

 


신사는 [여기만 참고 넘기면 된다네. 금방 편해질거야.] 라고 말하며, 눈썹 하나 움직이지 않고 작업을 이어갔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어느새인가 A씨의 절규는 멎고, 정적이 감돌고 있었다.

 

 

 


신사는 아내에게 [걱정 끼쳤지만 이제 괜찮네. 금세 건강해질거야.] 라고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내는 몇번이고 몇번이고 고개를 조아리며, 바깥까지 신사를 배웅했다.

 


먼 하늘이 희미하게 밝아온다.

 

 

 


곧 새벽이다.

 


방으로 돌아오니, 아까까지 좁은 방에 미어터지게 들어차 있던 문병객들이 하나도 없었다.

 


아내는 이상하다고 여기기보다는 불쾌했다.

 

 

 


돌아간다면 한마디 인사라도 하고 가면 좋을 것을.

 


지친 아내는 A씨 머리맡에 앉아 좀 쉬려고 했지만, A씨의 안색을 보고 경악했다.

 


새벽 햇살 속에 보이는 A씨의 안색.

 

 

 


그것은 마치 납덩이 같은 색깔이었으니까.

 


아내는 A씨에게 매달려 다시 오열할 수 밖에 없었다.

 


소란을 들은 이웃집에서 의사를 데려왔다.

 

 

 


의사는 A씨 모습을 보자마자 아내에게 호통을 쳤다.

 


[누가 멋대로 환자를 건드린게야!]

 


A씨를 감싸고 있는 붕대는, 누가 봐도 비전문가가 매어놓은 듯 허술했다.

 

 

 


붕대를 벗긴 의사는, A씨의 몸에서 눈을 돌렸다.

 


끔찍하게 피부를 뜯겨 죽은 시체가 있었으니.

 


너무나도 괴기스런 사건이라 경찰이 불려왔고, 반쯤 정신을 놓은 아내에게서 어떻게 사정을 청취했다고 한다.

 

 

 


허나 그날 밤 나타났다는 사람들도, 그 신사도, 탄광은 물론이고 주변 마을 어디서도 짐작 가는 곳이 없었다.

 


이야기를 들은 어느 사람은, [그건 여우 짓일 것이네.] 라고 말했다고 한다.

 


여우에게 사람의 상처 딱지나 화상 자국은 신묘한 약으로 쓰인다는 것이다.

 

 

 


어느 지방에서는 화상을 입거나 딱지가 앉은 사람이 산에 들어서면 여우에게 홀린다는 전설이 내려온다고 한다.

 


A씨의 아내는 눈이 나빴던데다, 하루 종일 울었던 탓에 눈이 부어있었다고 한다.

 


여우는 그걸 노렸던 것일까.

 

 

 


안타깝게도 그 이후 아내가 어떻게 되었는지, 이 이야기의 채집자는 기록해두지 않았다.

 


출처: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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