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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하동군 손각시 3부

title: 메딕셱스피어2018.12.27 13:59조회 수 2754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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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배는 울먹이며 무당할매를 찾았습니다.

 

“할매, 무당할매... 미순이가.. 요물년한테 잡혀갔십니더!

어떡해요. 우리 미순이.. 그거한테 죽으면 엉엉..”

 

무당할매는 마치 덕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복숭아 나뭇가지를 엮고 있었습니다.

 

“안다. 그 요망한 년, 내 올 줄 알았어.

어찌나 한이 서려있던지... 장군님 심기가 불편 할 정도다.

덕배야, 할매는 요망한 년한테 한 시 빨리 가봐야겠다.

니는 마을 사람들 데리고 오니라.

요망한 년 멀리 못 갔을 기다. 이 할매가 꽹과리 칠 때니까

소리 듣고 잘 찾아와야 한데이..“

 

덕배는 마을에 있는 건장한 사내들을 불렀습니다.

마을 이장이 소식을 듣고 사내들과 함께 각종 연장과 횃불을 들고

할매가 내는 꽹과리 소리가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덕배야, 단디 쫓아 오니라.

할매 꽹과리 소리 요란한 거 보이, 퍼떡 가야긋다.“

 

무당할매는 요망한 것의 뒤를 냉큼 쫓았습니다.

그것이 어찌나 신이 나며 들판을 기었던지,

발자국이 매우 불규칙적으로 나있었습니다.

 

“요망할 년, 내 무당짓 40년 동안 이런 년은 처음봤데이...”

 

서둘러 발자국을 쫓아갔습니다.

그리고 미순이를 땅에 내려놓고

덩실덩실 춤을 추는 요망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손각시 또한 춤을 추다가 무당할매의 기척을 느끼고

길게 목을 뺀 채, 할매를 노려봤습니다.

무당할매는 꽹과리를 치며, 요망한 것이 싫어하는 주문 같은 걸 읊었습니다.

꽹과리의 요란한 소리와, 할매의 염불이 손각시를 경직시켰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요망한 것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굉음을 냈습니다.

 

“이 미친 할망구야, 그만해. 그만해.. 으히히.. 으헤헤헤헤.. 끼룩끼룩”

 

무당할매는 고통스러워하는 손각시를 보며, 더욱 집중했습니다.

때마침 요란스런 소리를 들은 미순이가 일어났습니다.

미순이는 눈앞에 이목구비가 일그러진 손각시의 모습을 보자,

겁에 질려 무당할매에게 달려갔습니다.

그것을 본 요망한 손각시는 팔을 길게 뻗어 미순이의 다리를 잡았습니다.

 

“어딜 도망가! 끼룩끼룩... 어떻게 잡은 먹잇감인데... 으헤헤헤”

 

손각시의 광기어린 모습에 미순은 겁을 먹고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바로 그때, 덕배와 마을사람들이 올라왔습니다.

덕배는 손각시의 손이 미순이의 다리를 잡고 있는 광경을 보자,

동생을 지키려는 마음에 복숭아 나뭇가지로 엮은 뭉치를

손각시의 손에 세게 내려쳤습니다.

 

순간 ‘팟’소리와 함께 요물의 손에서 불꽃이 튀었습니다.

요물은 고통스러운지 더욱 거세게 울어댔습니다.

 

“끼룩끼룩... 덕배, 네 이놈... 내가 네놈만은 용서 안 한다. 끼룩끼룩...”

 

무당할매는 복숭아 나뭇가지 엮은 뭉치를 손각시에게 세게 내려쳤습니다.

 

그러자 요물의 몸에 연기가 피어올랐고,

이윽고 사람의 형체가 벗어나 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것은 거대한 살쾡이였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들킨 살쾡이는 재빠르게 도망을 갔습니다.

어찌나 빠른지, 사람이 쫓아 갈 수 없을 정도로 뒷산으로 멀리 달아났습니다.

사람들이 쫓으려고 하자, 무당할매는 손으로 가로 막았습니다.

 

“함부로 쫓아가면, 우리가 더 위험 하데이...

저거 진짜 위험한 요물인기라.”

 

마을이장이 무당할매에게 물었습니다.

 

“할매 와 그란데예? 저거 고작 사람으로 둔갑한 살쾡이 아입니꺼?”

 

무당할매는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덕배야, 미순아... 느그들은 운이 좋았데이.

저런 요물한테 홀리는 날에는 뼈도 못 추리지.

영물이 한 많은 인간의 시체를 먹으면 요물이 되는기라.

아(애) 못 낳는다고 남편에게 소박 받은 여인네가

갈 곳이 없어가, 벌벌 떨다가 산에서 요절했고만...

살쾡이가 여인네 시체를 뜯어먹고 빙의 된기라, 빙의“

 

무당할매는 미순이에게 다가왔습니다다.

그리고 미순이 머리에 꽂힌 산딸기 모양의 머리핀을 보았습니다.

 

“이거다.

미순아, 이 할매가 새 머리핀 사줄 테니까, 그거 할매한테 도라(줄래?)..”

 

미순은 처음에는 할매가 머리핀을 빼앗는 줄 알고 손으로 감췄지만

덕배가 설득하여 간신히 내려놓았습니다.

무당할매는 머리핀을 보더니, 그 여인네의 한이 너무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한 맺힌 물건은 함부로 가져오는 기(것이) 아이다.

그 요망한 것이 이걸로 미순이를 꼬셨어.

애초에 미순이를 잡아가려고 계획을 세웠던기야.

참 요망한 것...쯧쯧...“

 

덕배와 미순이가 집으로 돌아가던 길,

요물은 자신이 죽던 날 꽂고 있던 머리핀을 미끼로

미순이를 홀렸던 것이었습니다.

아이를 낳지 못해 소박맞았다는 집념과

살쾡이가 맛본 인간에 대한 집념이 미순이를 노린 것이지요.

 

뒤늦게 찾아온 어머니는 무사한 덕배와 미순이를 보고

부둥켜안으며 참아왔던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이 후, 덕배네는 시장 가까이에 집을 얻어 이사를 갔습니다.

어머니는 먹고사는 문제보다 두 자식이 소중하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리고 꽤 시간이 흘렀습니다.

대학생이 된 덕배는 방학을 맞아 고향에 내려왔습니다.

자신이 살았던 마을에 친구들을 보러 놀러 온 것이었죠.

 

우연히 옛 생각이 나서, 어릴 적 살던 집터에 갔습니다.

그런데...

 

지붕을 바라보니, 그 시절에 봤던 요망한 것이

마치 덕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앉아서 빼꼼히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무심코 덕배는 한참을 그것을 바라보았다고 합니다.

요망한 것도 덕배를 오랫동안 바라보다가 ‘끼룩끼룩’소리를 내며 뒷산으로

기어갔습니다.

 

이후 덕배는 그것을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본 이야기는 아버지의 친구 ‘강덕배 아저씨’의 이야기를 각색한 것입니다.

 

 

짱공유 백도씨 끓는물 님 글



웡 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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