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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가평 < 2 >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2015.05.10 21:03조회 수 968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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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은 유난히도 날씨가 변덕스러웠다.

     

    구리역에 막 도착했을때만 해도 맑았던 날씨는 밥을먹고 나온 시점에선 어느새 빗방울이 지기 시작했다.

     

    가평역 인근에 도착해선 빗줄기는 여름 장맛비마냥 굵어져있었고, 픽업 차량이 올때즈음엔 언제그랬냐는듯 맑게 갰다.

     

     

    숙소는 인터넷 이미지보다 오히려 깔끔했다. 2층 오른쪽 끝쪽방이었는데 햇볕도 잘들고, 뒤로난 발코니로 작은강이 흐르고

     

    있었다. 비록 아직은 날이 차가운편이라 수상레저 관련된 모든곳은 문을 열지 않은듯해 강 풍경히 특히나 고즈넉해 

     

    보이긴 했지만...

     

     

    비수기에, 평일인지라 펜션 12개방중 딱 3팀만이 입실해있었다. 방마다 구조가 다르다해 빈방들을 구경하던중

     

    어린커플 한팀과 중년으로 보이는 부부 한팀을 보았다.

     

     

    방에 들어가 뒹굴거리며 사온 군것질거리들을 대충 씹었다. 

     

    각자 연차를 내고 온터라 오랜만에 느끼는 고요함이 좋았다. 차를 가져오지 않은것도 2박 3일간 가평 인근을 나가지 않고

     

    방에서 뒹굴거리며 근처나 산책할 생각에서였다. 

     

    맥주 몇잔을 나눠 마시고, 티비를 돌리다 살 잠이와 침대에 몸을 뉘었다. 여자친구는 오늘 새로 산 데오드란트를 

     

    시험해본다고 지 겨드랑이, 내 겨드랑이에 발라대며 킁킁대고있다. 밤잠을 설친탓인지 세수만 하고 나왔다던 그녀의

     

    화장기없는 얼굴은 언제나 낯설다. 아 지금도 생각나버렸다. 이게 젤 무서운건데......

     

     

     

    5시쯤 되어 좀 걷고싶어 나왔다. 숙소앞 이어진 레일이 있었고(그 사람이 발로 굴려서 가는 탄광에서나 탈법한 그 기구..)

     

    중국인일까? 라고 생각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열심히 페달을 밟으며 우리를 보며 손을 흔든다. 

     

    그 길을 따라 쭈욱 걸으니, 편의점 노래방등이 나왔다. 간단하게 마실거를 집어들고 숙소를 중심으로 크게 한바퀴를 

     

    돌았다. 무척이나 무료하고 한가한 날씨좋은날..선선한 바람까지 일어 기분이 무척이나 좋았다. 

     

    사박사박 밟히는 자갈과 모래. 어디서부터였는지 하얀 강아지 한마리가 쫓아오며 발발 거린다. 

     

    초록빛 강물에 강바람이 부는듯 물결이 우리를 따라 인다. 

     

    "이제 들어가서 꺾어야지?"

     

    그녀가 소주잔을 털어넘기는듯한 제스츄어를 취했다. 

     

     

    바깥은 이른새벽마냥 살짝 어둠이 깔려있다.

     

    1층 구석에 위치한 바베큐를 굽는곳엔 이른시간인 탓인지 우리밖에없다. 꽤나 넓은 공간에 둘만이 공간을 차지한채

     

    고기를 구우며 술을 마시며, 그간 섭섭했던 이야기도 하며, 웃고 울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밖은 완전히 어둠에 묻혔다.

     

    어디서왔는지 길고양이 두마리가 들어와 고기를 얻어먹고 있다. 집에있는 고양이녀석과 개가 생각났다.

     

    이후에 흥에취해 콜택시를 불러 인근 시내로 나가 노래방, 치킨집을 돌고 2시가 다되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목이 말라 잠에서 깬건 잠든지 한시간 남짓 되었을때 였을거다. 강물에 비친 가로등불빛 만이 숙소 발코니를 통해 방으로

     

    들어왔다. 사방이 쥐죽은듯 조용해 침대에서 일어나는 소리마저도 세상 유일한 소리인냥 컸다.

     

    물을 한잔 마시고 침대구석에 빨래처럼 널려져 자는 그녀가 보였다. 

     

    담배나 한대 태울까 싶어 조심스레 발코니 문을 열고 나갔다. 한켠에 마련된 싸구려 나무로 만든 벤치에 앉아 강물을

     

    바라보았다.  막 4월이었던 탓일까. 새벽공기는 찼다.

     

     

    스슥 스슥

     

    이상한 소리가 들린건 두가치째 담배를 막 물었을때다. 라이터를 켜는것도 잊은채 소리의 근원지를 찾기위해 

     

    눈동자를 굴려가며 애를 썼지만 지독한 어둠은 끝내 그 근원을 보여주질 않았다.

     

    스슥 스슥

     

    미루어 짐작컨대 이건 뭔가가 바닥에 질질 끌리는 소리다.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몇분간 응시했지만 좀처럼 어둠에 익숙해지지 않았다.

     

    의자에서 일어나 발코니 난간에 놓았던 라이터를 잡아챈뒤 불을 켰다. 딸칵

     

    한모금 채 넘기기도 전에 저만치 아래로 보이는 강물옆 길가에 왠 사람이 엎드려 있는것을 보았다.

     

    들이 마셔진 연기에 나도 모르게 켁켁 댄다. 

     

    "아오 ㅆ1발"

     

    나도 모르게 큰 욕지꺼리를 내뱉으며 방으로 들어와 발코니쪽 커튼을 쳐버렸다.

     

    그것이 날 보고있었다.



출처:짱공 파페팽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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