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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동거 5부

title: 팝콘팽귄이리듐2019.01.02 18:43조회 수 816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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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저녁에 엄마가 갑작스레 들어왔습니다.

 

“어이, 아들.. 내일 아침에 엄마가 고기를 재워야 하는데 좀 도와라.”

 

저는 일요일이기도 하고, 고기가 매우 먹고 싶어서 흔쾌히 수락을 했습니다.

 

“몇 시에 일어나면 될까? 엄마?”

 

엄마는 아침 7시까지 일어나라고 했습니다.

늦잠을 자면 고기를 주지 않겠다며 협박을 했습니다.

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 알람을 아침 7시로 맞췄습니다.

고기를 먹을 생각에 정말 신이 났습니다.

 

그러나 자야 하는데...

고기를 먹을 생각에 신이 났는지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만화책을 읽으며 한 권만 더 읽고 자야지, 이것만 읽고 자야지...

하다가 그만 새벽 4시를 넘기고 말았습니다.

 

이럴 바에 차라리 밤을 새고 아침에 엄마를 도와주고

고기나 먹어야지... 라는 생각으로 계속 만화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층에서 ‘우당탕탕’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쟁반’같은 것이 떨어지는 소리에 놀라기 보다는

‘엄마가 아침 일찍 일어나서 고기 잴 준비를 하는구나...’ 라고 여겼습니다.

 

당시에 저희 집에는 LA갈비 세트가 20박스 정도 들어왔었습니다.

양이 워낙 많아서 냉장고와 냉동실에 모든 것을 빼고 고기를 넣었는데

저장 공간이 부족하여 아버지 회사에 있는 냉장고로 옮겼습니다.

 

워낙 고기 양이 많기 때문에 엄마는

양념도 만들고 고기를 담을 통도 씻어서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1층에서 나는 소리가 전혀 대수롭지 않았습니다.

 

몇 분 후... 또 ‘우당탕탕’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이.. 정말 뭐야.. 조심 좀 하시지... ”

 

걱정스러운 마음에 만화책을 보다말고 거실로 내려갔습니다.

계단 중간쯤 내려갔을 때...

1층에 불이 전혀 켜지지 않아 컴컴했습니다.

 

저는 속으로 ‘뭐지? 고기 잴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었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보이지 않는 곳에 엄마가 무거운 것을 들거나 힘들까봐

걱정이 되는 마음에 1층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다리를 다쳤는지 캄캄한 거실 한 복판에서

다리를 절뚝거리며 주위를 ‘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엄마, 많이 다쳤어요? 괜찮아?”

 

어두워서 보이지 않았지만, 다리가 많이 불편해보였습니다.

급기야 엄마는 숨을 가쁘게 쉬며 고통이 심한 것 같았습니다.

 

“힉.. 힉.. 이이이힉... 힉.. 힉.. 이이이힉...”

 

이런 소리를 냈습니다.

저는 너무 걱정이 되는 마음에 엄마에게 달려갔습니다.

 

“저기 엄마 괜찮아? 다리 많이 아픈 거야?”

 

하지만 엄마는 저의 말을 못 들은 것처럼

여전히 한쪽 다리를 절며 거실 복판을 ‘빙글빙글’ 돌고 있었습니다.

저는 뭔가 이상했습니다.

그래서 거실을 돌고 있는 엄마의 손을 잡았습니다.

 

“앗...?”

 

그제야 느꼈습니다. 매우 이상했습니다.

엄마라고 하기에는 키가 컸고, 덩치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손에 털이 복슬복슬 나있었습니다.

이상한 마음에 엄마의 얼굴을 ‘쓱’하고 쳐다보았습니다.

 

저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머리가 산발이 된 험악한 표정의 남자가 저를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이윽고 치아를 들어내며 무섭게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이상한 소리를 냈습니다.

 

“힉.. 힉.. 이이이힉... 힉.. 힉.. 이이이힉...

힉.. 힉.. 이이이힉... 힉.. 힉.. 이이이힉...”

 

그리고 남자의 손에는 장도리가 쥐어져 있었는데

당장 저를 내려 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놀라서 뒷걸음질을 쳤습니다...

 

“다.. 당신... 누구야? 다.. 당신 누구야?”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지만,

사내는 대꾸하지 않고 계속 이상한 소리만 냈습니다.

저는 엄마와 아버지를 크게 불렀습니다.

제가 낼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해서 크게 소리쳤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습니다.

 

순간, 다시 한 번 동생의 말이 스쳐갔습니다.

 

“오빠야, 우리 집에 맨날 오후 4시에서 5시 사이에...

이상한 땡중이랑 노숙자들이 번갈라오면서 밥 달라고 한다.

그래서 안 주면... 문 앞에서 기다리거나, 집 안을 막 훔쳐보려고 한다..”

 

저도 봤습니다.

이상한 땡중이 오기도 하고, 노숙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밥 좀 달라며 벨을 누르는 것을 말입니다.

학교에서 올 때면 제 눈치를 보며 집 주위를 빙글빙글 돌던 이들을

수도 없이 많이 봤습니다.

 

분명 이 사내는 그 중의 한 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족들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먼저 동생 방으로 들어가려 했습니다.

하지만 문이 잠겨 있었습니다.

안방에 들어가서 부모님께 알리려고 했으나,

역시 방문이 잠겨 있었습니다.

 

“에잇..”

 

어떻게 된 영문인지 문이 다 잠겨 있었고

저는 혹시나 사내가 가족들에게 해코지를 하지 않았나,

걱정과 불안감이 밀려왔습니다.

 

사내는 계속해서 다리를 절며 거실 복판을 빙빙 돌았습니다.

저는 2층으로 올라가서 경찰서에 신고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순간, 사내는 고개를 돌리며 저에게 물었습니다.

 

“힉.. 힉.. 이이이힉... 힉.. 힉.. 이이이힉... 그년 어디있어? 힉.. 힉..”

 

똑똑히 들었지만 저는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몰랐습니다.

급한 마음에 2층으로 서둘러 올라가려고 했습니다.

 

“쾅! 쾅!”

 

무언가를 내려찍는 소리가 났습니다.

놀라서 뒤를 돌아보니, 사내가 가구를 내려찍으며 저에게 다가 오는 것이었습니다.

 

“힉.. 힉.. 이이이힉... 힉.. 힉.. 이이이힉... 그년 어디있어? 힉.. 힉..”

 

사내는 화가 났는지 더욱 주위를 장도리로 내려찍었습니다.

위급함을 느낀 저는 2층으로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제 방 역시 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아이.. 이런.. 씨X.."

 

욕이 저절로 나온다는 기분을 체험 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 다급한 나머지 2층에 있는 다른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방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내가 다리를 절면서 2층으로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장도리로 어딘가를 세게 내려치는데... 끔찍했습니다.

 

“쾅.. 쾅.... 쾅.....”

 

이렇게 된 이상, 싸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점점 사내가 다가오는 소리가 가까이 들렸습니다.

 

“힉.. 힉.. 이이이힉... 힉.. 힉.. 이이이힉... 그년 어디있어? 힉.. 힉..”

 

무서운 마음에 이 상황을 탈출 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숨을 죽이며 사내를 밀친 후 내려가야겠다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밖으로 나가서 경찰을 부르기로 결심을 했지요.

점점 사내가 2층으로 올라오는 소리가 났습니다.

 

마침내 그가 올라오는 순간...

저는 온 힘을 실어서 사내를 밀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습니다. 사내가 사라졌습니다.

저는 황당해서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짜.. 시..X.. 뭐하자는 거야? 뭐 이런 일이 다 있어..?”

 

한숨을 쉬며 1층으로 내려가려고 하는데...

제 뒤편에서 익숙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힉.. 힉.. 이이이힉... 힉.. 힉.. 이이이힉...

힉.. 힉.. 이이이힉... 힉.. 힉.. 이이이힉...”

 

‘설마..’ 하는 마음과 공포가 뒤섞인 감정에 천천히 뒤를 돌아봤습니다.

다리를 저는 사내가 저를 보며 ‘씨익’하고 웃는 것이었습니다.

 

“힉.. 힉.. 이이이힉... 힉.. 힉.. 이이이힉... 그년 어디있어?!!!!”

 

사내는 장도리로 제 머리를 내려쳤고,

저는 그걸 맞고 2층 계단에서 1층으로 굴러 떨어졌습니다.

떨어지는 순간, 무섭기도 했지만 화가 났습니다.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내가 왜? 이런 걸 당해야 하는지...

분하고 화가 났습니다.

쓰러지면서 사내가 저에게 다가 오는 걸 한 동안 지켜보다가 정신을 잃고

눈을 감았습니다.

 

6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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