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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아버지의 귀신 꿈

title: 아이돌의젖홍길동2019.01.05 18:39조회 수 841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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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버지는 40년째 귀신 꿈을 꾸고 있다.

짧게는 매일, 길게는 보름에 한번 꼭 귀신 꿈을 꾼다.

꿈에 귀신이 나타나면 늘 고통스러워하며 가위에 눌린다.

 

 

어릴 때는 잠든 아버지가 욕을 하거나 울며 흐느낄 때면 무서웠는데

지금은 워낙 봐온 터라, 그런가 보다... 하고 구경을 하게 된다.

항상 귀신 꿈을 꾸고 나면 본인도 기가 찬지 웃다가...

입에서 시옷과 비읍을 내뱉으며 다시 잠이 들곤 하신다.

 

 

아버지의 첫 귀신 꿈은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한다.

재수생 시절, 지금의 ‘고시텔’보다 좁은 방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거기에 입실하기 시작한 첫날에 귀신 꿈을 꾸었다.

검은 옷을 입은 여자 귀신이 아버지 등에 매달려서

귀에 대고 뭔가를 짜증나게 속삭였다.

 

 

“옥천으로 가자... 옥천으로 가자.. 용운아 옥천으로 가자...”

 

 

옥천은 조상들의 묘 자리로 대부분 집안 어르신들이 사망하게 되면

그곳에 시신을 안치하는 곳이었다.

아버지가 너무 무서워서 “제발 좀 떨어져요”라고 화를 내면

여자는 그럴수록 아버지 등에 찰싹 붙어 귓속에 대고 요란한 웃음소리를 냈다.

너무 무서운 꿈이었고 그렇게 짜증이 날수가 없다.

일어났을 때는 온 몸이 땀에 젖어 있었고 자고 일어났는데도 정신이 없다고...

 

 

곰곰이 그 여자가 누구일까? 생각해보니, 아버지의 ‘숙모’같았다고 했다.

그러니까 삼촌의 첫째부인이었는데 목소리와 생김새가 영락없었다고 했다.

아버지의 숙모는 병으로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시는 순간까지도 삼촌과 사이가 매우 나빠서 귀신이 돼서라도 복수 할 것이라고 자주 말했다. 

그런데 왜 본인의 꿈에 나왔는지 당최 모르겠다고 했다.

 

 

한날 삼촌 집에 가봤더니, 종교도 안 믿는 양반이 가톨릭에 귀의했다면서

십자가부터 성모마리아상, 예수그림 할 것 없이 사방을 도배했다는데 온갖 귀신이 싫어하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작은 할아버지한테 가지 않고 아버지한테 온 것일까?

꿈에서 숙모가 나올 때면 한 번도 좋았던 적이 없다고 했다.

지금도 종종 숙모가 나오는 꿈에 아버지는 힘들다며 한 숨을 쉴 때가 많다.

 

 

다른 귀신이 나오는 꿈도 많이 꾼다.  

아버지가 정말 싫어하는 귀신이 하나 있는데, 그가 꿈에만 나오면 일진이 좋지 않다고 화를 내신다.

뭐 반가운 귀신이 어디 있겠냐마는 말이다.

 

 

어릴 적에 한 동네에 살았던 최씨라는 사람이 귀신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최씨는 유독 마을에서 평판이 좋지 않았다.

꽤 부자였던 그는 매일이 심술과 횡포였다.

얼마나 악질이었냐면, 돈놀이를 하는데 100원을 빌려주고 200원을 받았다.

주지 않으면 온갖 폭력에 겁을 주고 돈이 될 만한 것들을 모조리 뺐었다.

한 번은 젊은 부부가 돈을 갚지 못했는데 빛 기한을 늘려주는 대신

그 마누라를 겁탈하기도 했다. 아주 쓰레기 중의 쓰레기였다.

그것 말고도 못된 짓을 한 것이 수두룩하지만 생략.

 

 

어쨌든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서 천에 물이 심하게 불어난 그날이었다.

최씨가 멀쩡하게 길을 가다가 발을 헛디뎌서 물에 빠졌다. 엄청난 물살에 휩쓸려갔다.

문제는 아무도 그를 구하려고 하지 않았다. 당시 6살이던 아버지도 그것을 보았다.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에 꽤 충격을 받아서 한 동안 힘들었다고 했다.

그런 최씨가 성인이 된 아버지의 꿈에 나타나서,

 

 

“용운아 내랑 수영하자, 용운아 누가 멀리까지 가나 내기 하자..

 들어 온나... 들어 온나... 들어오나... 흐흐흐히히히...”

 

 

물속에서 머리만 빠끔히 내밀어 얄미운 말투로 말하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죽은 사람이 나타나니까 무서워서 아무 대구도 하지 않았다.

그저 얼어서 최씨를 빤히 응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씨도 그런 아버지를 한참을 보다가 갑자기 물속에서 튀어나왔다.

최씨의 온 몸이 멍 든 것처럼 보랏빛으로 덮였다.

마을사람들의 영향인지 아버지도 그를 사람취급하지 않았기에

귀신이 된 그가 본인을 해코지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도망갔다.

최씨는 자신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며 요란한 웃음소리를 내며 쫓아왔다.

어찌나 도망 다녔는지 온 몸에 힘이 빠지고 잠을 자고 일어나도 피곤했다.

더욱 짜증나는 이유가 5일 연속 같은 꿈을 꾼 것이었다.

 

 

아버지가 말씀하시길, 동네에서 내려오는 미신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익사한 시체와 눈이 마주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유는 시체의 주인이 물귀신이 돼서 반드시 잡으러 온다는 것인데

죽은 최씨의 시신을 건져 올린 그날...

아버지는 자신도 모르게 최씨의 눈을 빤히 보았다고 한다.

 

항상 가족들과 무서운 이야기를 할 때면 누군가가 꼭 아버지에게 묻는다. 

지금까지 꾼 귀신 꿈 중에서가장 최악은 무엇이냐고 말이다.

아버지는 조금도 고민 없이 장례식장 악몽이라 말한다.

 

 

장례식을 마치고 운구를 할 때... 

몇몇이서 관을 들 때면 꼭 누군가가 관을 떨어트린다.

원래 한 성격하는 아버지이기에 관을 왜 그따위로 드는지 따질 때면

아무도 대꾸하지 않고 그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한참을 혼자 씩씩대다가 정신을 차리고 다시 관을 들려는데

운구하는 사람들을 쳐다보니 아버지를 제외하고 모두 죽은 사람들이였다.

친구부터, 아는 형님, 친척들까지 모두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여서 놀랐다.

이상한 기분에 그곳을 나오려고 하면 죽은 이들이 아버지에게 어디 가냐며

관을 들어야 하는데 한 명이 빠지면 들 수 없다면서 마구 쫓아왔다.

그것이 무서워서 도망치는 꿈이 가장 무섭다고 했다.

왜냐하면 마치 그것을 함께 들어 함께 간다면 아버지도 저 세상으로 갈까봐...

 

                                                                                   아버지의 귀신 꿈 完

 

PS : 끝나지 않는 지배를 쓰다가 너무 지겨워서 다른 이야기 짧게 써봤습니다

     저희 아버지에게 들은 꿈 몇개를 써보았습니다 실화입니다 ㅎㅎㅎ

     아무튼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십시오 ^^

     보잘 것 없지만 재밌게 읽어 주셔서 매우 감사드립니다 

 

출처 짱공유 백도씨끓는물 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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