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나무 공구함

title: 잉여킹아리수드라2015.05.12 11:27조회 수 951추천 수 3댓글 3

    • 글자 크기


c초등 학교 때의 일로 기억됩니다.

[글쎄, 아주 새 건데 이런걸 누가 버렸네, 아깝게] 퇴근길에 아버지가 예쁜 공구함 하나를 들고 들어오셨습니다.

아버지가 들고 오신 물건은 한눈에도 잘 마른 나무로 곱게 깎인 아주 모양 좋은 나무공구함이었습니다. 평소에 남이 버린 물건 주워 쓰는걸 못마땅해 하시는 성격의 아버지셨지만 새것과도 같은 그 정갈한 모양새에 마음이 끌리셨던지 선뜻 길에 버려진 걸 주워 오신 겁니다.

집에 있던 때에 절은 공구함에 비해 색깔이고 결이고 나무랄 데 없는 그 작은 상자가 우리도 마음에 들어 동생과 나는 들여다보고 공구를 끌어다 넣어보며 한동안 쓰다듬고 놀았습니다.

그런데 밤에 그렇게 눈을 반짝이며 놀던 동생이 아침부터 식은땀을 흘리며 고열에 시달리기 시작한겁니다. 병원에 데려가면 열을 내린 뒤 별말 없이 감기약정도만 쥐어주고 보내고 집에 오면 또 고열에 시달리고... 이틀을 그렇게 앓던 동생을 보던 엄마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혹시...]하며 아버지를 쳐다보셨습니다.

그때 엄마는 동생이 느닷없이 아프기 시작한 날이 바로 아버지가 공구함을 들고 오신 날과 일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신 것이었습니다.

별로 미신을 믿는 편은 아니었지만 밑지는 기분으로 엄마와 아버지는 공구함을 앞마당으로 끌어내려 성냥을 그었습니다. 그때 저도, 그리고 우리 집 검둥이도 모두들 그 장면을 지켜봤고 저는 지금도 가끔 그 장면을 떠올립니다.

공구함은 잘 마른 나무답게 불을 지핀지 얼마 되지 않아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캠프파이어를 해보신 분들이 계실 테니 장작의 타는 모양새를 잘 아시겠지만, 붉은 혀로 묘사될 만큼 불꽃의 색깔은 밝은 오렌지 빛을 띠고 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살랑거리는 게 보통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그 작은 나무상자에서 나오는 불꽃은 그전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본 적이 없는 묘한 모습이었습니다. 

불꽃은 섬뜩하리만치 푸른 빛깔을 내며 2층 건물만큼의 높이로 치솟았고 칼 모양의 날카로운 모양으로 바람이 분명 부는데도 전혀 불꽃의 미동 없이 하늘로만 뾰족하게 치솟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짐승의 소리 같은 알 수없는 비명음. 평소에 순했던 검둥이가 불꽃을 주시하며 제 뒤에 몸을 숨긴 채 미친 듯이 짖어댄 것 까지...

그리고 그 공구함을 태운 이후.

모든 게 기괴했던 그 순간이 지나고 동생은 정말 거짓말처럼 말짱해졌습니다. 또한 그 일이 있은 후로 저는 길에 버려진 물건은 절대 줍지 않게 되었습니다.

물건뿐만 아니라 알 수 없는 그 무언가가 같이 따라오는 걸 원치 않으니까요...

[투고] 무서버님


맛있당

    • 글자 크기
댓글 3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3797 기타 우주에서 발견된 제일 신에 가까운 존재 title: 메르시운영자 4508 1
13796 기타 100마리째 원숭이 현상 title: 메르시운영자 3900 1
13795 전설/설화 태종 이방원 때도 UFO가 왔었다!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3634 1
13794 기묘한 김군의 믿거나 말거나 -9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3493 1
13793 전설/설화 자연발화현상 아틀란티스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3576 1
13792 미스테리 털복숭이소년 의문의 공포게임 lsd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4044 1
13791 미스테리 세계에서 일어난 미스테리 사건들 title: 이뻥아이돌공작 4064 1
13790 미스테리 풀리지 않는 세계 7대 미스테리.jpg title: 이뻥아이돌공작 4296 1
13789 미스테리 베니싱 현상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4203 2
13788 양로원 귀신 title: 다이아10개나는굿이다 3585 1
13787 미스테리 일본 오사카 이즈미오오츠역에서 일어난 '간츠'같은 사고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3695 1
13786 미스테리 상공에 떠있는 괴비행체 스카이 웜(Sky Worm)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3674 1
13785 미스테리 기차가 사람을 쳤는데 정작 사람이 없다(야마가타)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3262 1
13784 실화 별똥별? UFO?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3117 1
13783 기묘한 전세계에서 목격되고있는 이상한 소음들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3738 1
13782 기묘한 아오오니 영화 스냅샷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6206 1
13781 기묘한 세상에서 가장 황당한 죽음 Top 10.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4304 0
13780 기묘한 플레이보이 모델들의 비참한 죽음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5050 1
13779 기묘한 죽었다 살아난 하버드 의사가 만난 '사후세계' title: 이뻥아이돌공작 3703 1
13778 Reddit [펌/영미권번역괴담]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학교 심리학자 title: 이뻥아이돌공작 3353 0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