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자작소설 하나 써봅니다

사채수금맨2015.05.13 15:18조회 수 557추천 수 2댓글 2

    • 글자 크기


놈들이 싫다. 이미 시체나 마찬가지인 새끼들.

걸어 다니고, 숨 쉬고, 말하고, 똥오줌이나 싸대는 넋 나간 시체들.

주변 사람에게 빌붙어 살아가는 것들.

놈들은 시체다. 그런데도 살아있다.

가족의 집에서, 트레일러에서, 양로원에서 살고 있다.



좆 같은 늙은이들.



놈들을 위해 세금을 낸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공간만 차지하고, 똥오줌이나 싸대고, 온갖 것에 불평하고,

투표일마다 닥치고 공화당만 찍어대는 새끼들의 무의미한 나날이 몇 년씩이나 이어지라고 세금을 내는 것이다.



이 씨발 새끼들이 너무나 싫다.



나는 인류에 공헌하고 있는 거다.

여태껏 수십 명을 죽여왔지만, 그저 내 몸이 하나뿐이라는 것이 한스러울 따름이다.

내가 군단만큼만 있었어도 이 냄새 나고 구역질 나는 전국의 씹새끼들을

하룻밤 만에 모조리 쓸어버릴 수 있을 텐데.

물론 노인의 수는 언제나 늘어날 테지만 적어도 잠깐만큼은 평온하지 않겠는가?



난 바보가 아니다.

내가 하는 짓을 다른 사람들이 보면 살인자라고 부르겠지.

씨발 살인자는 개뿔! 난 개그를 끝내는 것뿐이다.

썩어 문드러져 가는 저 잡것들의 삶에 의미가 있다는 개소리를.

만약 이 기생충들에게 티끌만큼의 자긍심이 있었다면 진작에 자살했을 것이다.

다른 사람 도움 없이는 염병할 화장실도 못 가는 수준이 되면 바로 목매달았어야지.



자연 상태였더라면 무리에 방해되지 않도록 다른 포식자들에게 처리될 새끼들이다.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이 바로 그거다.

다른 사람들한테 방해되지 않도록, 아무도 이런 씹새끼들을 상대할 필요가 없도록,

내가 처리하는 거다.



오늘 밤의 목표는 윌러드 매카시. 62세. 아내 없음. 최근친족 없음.

이 씨발 새끼 몸속에 든 암만 세 종류다.

마치 개미가 집을 갉아먹어 가듯 안에서부터 먹히고 있는 거다.

살면서 할 수 있는 거라곤 좆 같은 양로원 밥이나 처먹고

텔레비전이나 보는 것뿐인 주제에 이 씨발 놈은 아직도 안 죽고 자빠져있다.



이 새끼는 오늘 식당에서 자기 방으로 향하던 중 오줌을 지렸다.

오늘 하루 할 것이라고는 그것밖에 없었던 주제에! 그것마저 제대로 못하는 거다!

그리고 당연히 뒤처리는 잡역부인 내 몫이다.

이 해골바가지들이 훈련 못 받은 똥개처럼 바닥에 똥오줌을 갈길 때마다, 내 귀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걸레질을 해야 하는 것도 내 몫이다.

씨발. 단 한 번도, 빠짐없이, 내 몫이다.



좆 같은 새끼들


그래. 너 말이다. 윌러드 매카시. 네 얘기다.

내가 웃으면서 “걱정 마세요, 그러실 수도 있죠”라고 하는 동안,

머릿속으로는 네 쓸데없이 긴 인생에 막을 내릴 계획을 짜고 있는 거다, 실금이나 하는 인간쓰레기야.

그래, 개새끼야. 안심하고 방으로 가라.

나중에 제대로 침대에 눕혀주마.



그리고 밤이 깊어왔다.

직원들이 순찰 도는 동안 윌러드 매카시의 방으로 향했다.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방해하지 마시오.’ 팻말을 걸어뒀다.

양로원에도 이런 게 있다는 거 알고 있었나? 씨발 여기가 호텔도 아니고!

사실 이런 거 걸지 말라는 법도 있었다.

씨발 노인들이 심장마비나 뇌졸중 왔을 때 직원들이 제때에 눈치채지 못할까 봐.

근데 나이를 똥구멍으로 처먹은 새끼들은?

양로원에 반드시 이런 거 두라고 염병할 투표까지 했다! 프라이버시를 유지할 권리가 있답시고!

심지어 통과도 했다! 말이 되는가?

자, 늙은 또라이 새끼야. 네가 뿌린 투표대로 거두어주마.



윌러드는 여전히 누워있었다.

혹시 내가 오기 전에 뒈진 건 아닐까 싶어 잠시 기다려보았다.

하지만 유심히 살펴보니 그런 행운은 없는 모양이다.

아직 숨을 쉬고 있다.

곧 멎겠지만.



내 손에는 흉기가 들려있다. 베개다.

자는 도중에 질식해 죽는 건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자기 침이 목에 걸렸건, 자는 자세가 잘못됐건, 알게 뭐야.

이런 씹새끼들을 몇 년 동안이나 죽여왔지만

아무도 이들의 죽음에 신경 쓰지 않는다.

뭣 때문에 신경 쓰겠어?

어차피 다들 이 새끼들이 죽을 날만 기다리고만 있는데.



조용히 베개를 들고 놈에게 다가갔다.

놈은 움직이지 않았다. 깨어나지 않았다.

천천히, 천천히, 베개를 낮췄다.

그리고 놈의 얼굴을 덮었다.



그리고 그 순간, 놈이 발악했다.

이런 씨발! 뭐 이리 빨라!

놈의 손이 내 쪽으로 뻗었다가, 베개로 뻗었다가 한다.

이제 와 가까이서 보니 놈의 팔이 얇고 여위긴 했어도 튼튼해 보인다.

제기랄! 어쩌면 날 밀쳐낼 정도로 튼튼할지도 모른다! 날 막을 정도로!



하지만…… 막지 않았다.

놈의 손은 본능적으로 날 밀쳐내거나 베개를 찢어낼 것처럼 움직였지만

나나 베개를 잡기 직전에 멈췄다.

놈은 숨을 쉬기 위해 미친 듯이 몸부림을 쳤지만 단 한 번도 날 밀치지 않았다.

이상했다.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덤벼드는 야수를 막아주는 투명한 장막이 있는 것 같았다.



이랬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다른 놈들은…… 반항은 했으나 날 막기엔 너무 허약한 놈들도 있었다.

아예 깨어나지조차 않은 놈들도 있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이 백해무익한 해골바가지 중에서 날 막을 정도의 힘이 있던 놈도 없었고,

또 나 자신의 힘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놈을 막고 있다는 느낌이 든 적도 없었다.



서서히 놈의 몸부림이 느려지고…… 느려지더니…… 멈췄다.

그렇게 윌러드 매카시의 손이 침대 위에 놓였을 때,

놈에게 남아있던 힘이 다 떨어졌다는 확신이 섰다.

모든 행동이 느려졌다. 그리고 멈췄다.

조금만 지나고 나면 놈은 죽을 것이다.



그 순간 들렸다.

희미하고, 베개에 묻혀있었지만,

이 고요한 밤 속에선 똑똑히 들렸다.

그리고 이를 듣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고맙습니다."

 

뭐, 씨발?

베개를 뗐지만 이미 놈은 죽은 후였다.

씨발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고맙습니다”라고?

무슨 몰래카메라인가?

혼란 속에서 주변을 둘러다 보던 그때

종이가 눈에 들어왔다.



침실용 탁자 위에 놓여있었다. 편지처럼 보였다.

말끔한 백지 위에 정돈되고 단정한 글씨가 휘갈겨 쓰여있었다.

내게 보내는 편지였다.

 

 

--------------------------------------------------------------------------------

숀 에버렛 앤더슨 님께,

 

제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시겠지요. 저는 과거 해군 사령관이었읍니다. 군인의 삶이 곧 제 삶이었읍니다. 성인이 된 이래, 모든 순간을 사랑해 마지않는 조국에게 바쳐왔읍니다. 그리고 바로 그 때문에 아내를 가진 적도, 가정을 꾸린 적도 없읍니다. 모든 직무를 진지하게 다뤘고, 그 어떤

것보다도 의무를 중요시했읍니다.

삼 년 전, 간암 진단을 받았읍니다. 술은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는데도요. 그리고 머잖아 다른 두 종류의 암 진단도 받았읍니다. 그리고 머잖아 매일을 고통 속에서 살게 되었읍니다. 제 능력만큼 직무를 다할 수 없다고 느껴 퇴직하였읍니다.

버틸 수 없는 수준의 고통이 지속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더군요. 고통을 줄이기 위해 오만가지 약물을 처방받았으나 아무런 소용도 없었읍니다. 그런 와중 의사들은 생존 확률이 미미하다고 했지만…… 삼 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전 끝없는 고통 속에서 살고 있읍니다.

하루하루가 길어지고 고문이 지속되면서, 수없이 자살을 고려해보았읍니다. 하지만 저는 법을 준수하는 시민이자 신을 두려워하는 인간입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 사랑하는 조국의 법에 침을 뱉는 것도, 하느님이 주신 선물을 버리는 죄로 영원히 지옥에서 고통받는 것도 택할 수 없었읍니다.

어느 날, 제 딜레마를 들은 친구가 이 양로원 속에서 이뤄지는 합의를 언급하더군요. 정확히 어떻게 시작된 것인지는 모르나, 주의회가 안락사 법률을 기각한 이후 언제부터인가 노인들 사이에서 이곳이 죽음을 도와주는 곳으로 알려졌다고 합니다.

정확히 어떻게 시작된 것인지는 모르나, 이곳의 직원들이 일부러 귀하의 행동을 눈감아준다는 것, 그리고 이곳의 있는 모두가 귀하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있다는 것은 압니다. 기실, 들은 바로는 대다수가 바로 그것 때문에 이곳에 왔다고 합니다. 그저 인생을 정리할 때까지만 여기에 있

는 다음, 귀하에게 삶을 끝내고 싶다는 신호를 보낸다고 하더군요. 어째서 바닥에 방뇨하는 저속한 행위를 해야 하는 것인지는 몰랐으나, 3년 동안 끝없는 고통 속에서 살고 나니 아무리 어처구니없는 제안이라도 따르고 싶었읍니다.

그러나 귀하가 이런 식으로 이용당하는 것은 차마 묵과할 수가 없읍니다. 저는 군인으로서 살아온 덕분에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과 단순히 명령에 따르는 사람을 구별할 수 있읍니다. 그리고 제가 ‘실수’한 후 절 안심시키시려는 귀하의 모습에서, 그 눈에서, 귀하께서도 저만큼

이나 그 행위를 싫어 마지않는다는 것을 볼 수 있었읍니다. 그래서 어쩌면 귀하께서 현재 상황을 모르고 계실지도 있다는 생각에 미쳤읍니다.

일생을 군인으로서 살아오는 동안 저는 조국뿐만이 아니라 저를 따르는 모두에게 옳은 일을 해왔읍니다. 그 누구도 무의미한 죽음을 겪지 않도록, 그 누구도 거짓된 이유로 입대하지 않도록 싸워왔읍니다. 나라가 할 수 있는 그 어떠한 행위도 군인에게 거짓말을 해서 죽음에 몰아가야만 할

정도로 비열하거나 야비하지 않을 것이라 보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귀하의 자각 없이 이런 식으로 귀하를 이용하는 행위 또한 극악무도하다 느낍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전 너무도 오랫동안 죽음을 바라왔읍니다. 저의 신과 조국은 자살을 못마땅하게 여길 텐데도 거의 신경 쓰이지 않을 지경입니다. 어쩌면 귀하께서 절 위해 행해주시는 것으로 미약하게나마 그 죄를 덜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귀하께서 일을 끝내신 후, 이 편지를 통

해 귀하 주변의 기만을 알아차리시길 바랍니다. 그래야만 진정으로 선택을 내릴 수 있으실 테니까요.

귀하께서 일하시는 동안 귀하를 공격해버릴 수도 있기에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부디 단련된 정신이 단련된 몸의 조건반사를 억누르길 바랄 따름입니다. 그런데도 귀하를 공격해버렸다면, 진정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읍니다.

숀 에버렛 앤더슨 님, 귀하의 인생에 축복이 함께하기를 빕니다.

그리고 귀하께서 오늘 이후로 어떤 길을 택하시더라도, 의미 있고 영광스러운 길이시길 기원합니다.

사령관 윌러드 매카시 올림

--------------------------------------------------------------------------------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다.

그저 태어나 처음으로,

내 손에 피를 묻혔다는 사실에 죄책감이 들었다.

나는 지금껏 내내 그들의 구원자였던 셈이다.

그런 나 자신이 그렇게 부끄러울 수가 없었다.



    • 글자 크기
친구의 선물 (by 뒤돌아보지마) [군대에서의 이야기] 번외편 - 무기고 근무 - (by 김스포츠)
댓글 2

댓글 달기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