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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이별 노래의 가사가 아름다운 이유

아리가리똥2019.01.21 12:06조회 수 1148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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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어떤 이가 이별을 했기에, 잠깐 지켜봤다. 한 시간 정도를 그의 감정변화를 관찰했다. 호흡이 거칠어지면서 서서히 화를 내었다가, 자신도 이별이 납득이 되지 않았는지 웃어댔다. 그는 분노조절장애가 없는 것이 틀림없다.

 

사귀던 여자가 양다리를 들키자, 미안하다는 말만 남기고 떠났다. 심성이 착한 녀석이라, 찢어지는 마음이었을 테지만 좋은 모습으로 보내줬단다. 

 

그러나 그녀의 SNS 계정이 화근이 되었다. 몇 시간 뒤, 양다리 상대였던 그와 커플 사진을 SNS프로필로 바꾼 것이었다. 그걸 보더니 증기기관차처럼 폭주하다가, 웃어댔다가 실성하기 일부직전까지 가는 것 같았다.

 

녀석은 슬픈 음악을 틀어댔다. 박효신의 ‘해줄 수 없는 일’이라든지, 거미의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 휘성의 ‘안되나요’ 등 철지난 발라드를 들으며 눈물을 쏟았다. 가사들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이별까지는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아. 네가 없이 살아가는 게, 나에게는 자신 없으니까. 아무 말도 못들은 걸로,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오늘 일만 지워 버리면 우리들은 달라지는 게 없다는 걸.”

 

이별을 소재로 한 발라드가 이토록 절절하고 슬펐는지 미처 몰랐다. 녀석은 이별을 되돌리고 싶었던 것 같다. 사실 잘못 한 것은 그녀인데 말이다.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친구가 불쌍했다. 그러면서도 한 가지 내린 결론은, 이별 노래가사가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아낸 것이다.

 

사실 사건으로 따지면, 이별을 당한 당사자는 비통하고 분할 것이다. 원래 이별이란 한쪽의 배신에서 시작 된다. 배신의 결말은 늘 지저분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유독 남녀 간의 사랑 앞에서는 배신의 결말이 잘 포장 되는 것 같다. 그것은 아마도 상대와 함께했던 추억을 소중이 여기기 때문인 것 같은데, 헤어지면 남남이고 돌아보면 좋은 기억일 리가 없는데 굳이 포장 할 필요가 있을까?

 

원래 인간이란 배신하는 꼴을 못 본다. 제3자가 봐도 화가 나는 것이 배신이다. '그래, 우리 이제부터 사랑을 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바람을 피우면 안 되는 거 알지?'같은 여러 계약 하에 진도를 나가는 것이 아니던가? 어쨌든 요점은 그것이다. 사랑에서 먼저 배신을 한쪽이 무사 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이별 노래의 가사가 큰 공을 세웠다는 것이다.

 

사람이란 동물은 배신을 당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분노가 커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멜로디에 가사를 듣게 되면 그것을 억제해주는 것 같다.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상황이지만, 아름다운 가사와 멜로디가 귓가에 들리면서 희한하게도 미움으로 둘러쌓인 화들이 그리움으로 바뀐다. 그것은 배신 당하기 전까지의 신뢰의 산물이 아니던가? 그래도 그것이 아름다운 사랑이었다고, 믿고 싶은 걸까? 자신이 선택한 사랑이 실패는 아니었다고 자기합리화 시켜버린다. 그리고 상황이 지나면 모두 자신이 부족해서 그렇다며 상대를 이해하게 된다.

 

정말 음악이란 대단하다. 분노를 용서와 이해로 바꾸다니 말이다. 만약 내가 이 친구처럼 음악을 좋아했더라면, 나에게 이별을 고했던 그녀들은 죽지 않았을 텐데, 아쉬운 마음이 든다. 

 

"배신, 배반형이야."

 

백도씨끓는물 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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