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공포실화] 산나물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2015.05.14 10:32조회 수 2260추천 수 1댓글 3

    • 글자 크기


우리 형이 초등학생일 때의 이야기다.
당시 나는 아직 태어나기 전이었다.

형이 초등학교 5학년일 때, 봄에 할아버지와 함께 가까운 산에 산나물을 캐러 갔었다고 한다. 찾고 있던 것은 두릅이라고 하는 나물로, 싹의 줄기에 가시가 나 있지만 봄에 나는 싹으로 튀김을 만들면 무척이나 맛있다.

형은 그 산에서 자주 놀곤 해서 두릅이 어떤 것인지는 잘 몰라도 산길을 잘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랬기 때문에 할아버지에게 두릅의 특징에 관해 설명을 듣고 나서 형은 혼자서 서슴없이 산 속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형은 두릅을 캐는데 몰두해서 평소에는 멀리서 보기만 하고 들어가지는 않던 곳까지 갔다. 결국 마음에 들만큼 많은 두릅을 캐내고 돌아가려는데, 가까운 곳에서 인기척이 났다고 한다.

주변을 돌아보자 10 미터 정도 떨어진 큰 바위 위에 바짝 마르고 더러운 기모노를 입은 백발의 할아버지가 앉아 있었다고 한다.

형은 조금 놀랐지만 그 할아버지의 발 밑에 산나물 바구니가 있는 것을 보고나서 이 할아버지도 산나물을 캐러 왔구나 싶어져서 인사를 하고 돌아가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자 그 할아버지가 [이 녀석... 두릅 싹을 찾고 있는게구나?] 라고 말하면서 여기저기 이가 빠진 입을 벌리며 히죽 웃었다고 한다.



형은 기분이 조금 나빴지만 [네. 할아버지도 산나물을 찾고 계셨나요?] 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산나물 바구니에 손을 뻗더니 [이 몸은 두릅의 싹을 아주 좋아하지. 두릅의 싹이라면 생으로도 먹을 수 있어.] 라고 말하면서 그 자리에서 싹을 와작와작 먹어치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형은 그 광경을 보고 깜짝 놀라서 할 말을 잊었다고 한다.

그 할아버지가 먹고 있는 것은 두릅의 싹이 아니라 땔감으로 쓰던 옻나무의 싹이었던 것이다.



두릅과 옻은 싹의 모습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식물이다.

오히려 옻은 지독한 독을 가지고 있다.



그런 것을 와작와작 씹어 먹고 있는 할아버지를 보자 형은 무서워서 말도 못하고 그저 눈물만 뚝뚝 흘리면서 거기에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 할아버지는 점차 몸 안에서부터 질척질척한 피가 입으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거기다 자세히 보니 발이 꺾여 있는 것 같이 이상한 모습으로 구부러져 있었다고 한다.

[이건 양보하지 않을거야. 이 근처에서 먹을 수 있는 건 이미 다 먹어버렸다구. 네 녀석도 마을에 먹을 게 없어서 산까지 온 것 같지만 유감이구나.]

그리고 할아버지는 또 히죽 웃었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순간 슉하고 할아버지의 모습이 사라졌다.



형은 그 후 울면서 산을 달려 내려갔지만 어른들은 누구 하나 그 이야기를 믿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도 자기 말을 믿어주지 않아 형은 혼자서 시무룩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때 동네의 이장님이 동네에 내려오는 옛날 이야기를 알려주셨다고 한다.

[네가 갔던 산은 옛날 노인들을 버리는 산이었단다. 게다가 기근 때마다 사람 수를 줄이기 위해 노인들을 산으로 보냈지. 수많은 사람들이 저기에서 먹을 것을 찾으며 죽어 갔단다. 버림 받은 노인들은 먹을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라도 입에 넣었겠지. 네가 봤던 건 그 사람들 중 한 명일지도 모르겠구나.]



이장님은 [이 옛날 이야기는 다들 모르니까 다른 사람한테는 이야기하지 말렴.] 하고 형에게 약속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풍요로운 시대에 태어난 걸 다행으로 여기거라.] 고 말한 뒤 형을 집까지 바래줬다고 한다.



형은 아직도 그 산이 어디인지 가르쳐 주지 않는다.


    • 글자 크기
댓글 3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1370 실화 셀프 빨래방에서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286 1
11369 실화 예감과 예지몽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370 1
11368 실화 베트남에서의 만남3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186 1
11367 실화 금기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506 1
11366 실화 부러운 친구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483 1
11365 실화 뺀질이의 최후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463 1
11364 실화 나름 머리 쓰던 귀신3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503 1
11363 실화 내 기타에 얽힌 사연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233 1
11362 실화 형님이 등산을 그만 두신 사연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505 1
11361 실화 형님이 배드민턴도 접으신 사연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471 1
11360 실화 귀신 보는 칠갑산 깡촌놈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857 1
11359 실화 물 뱀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542 1
11358 실화 새 집3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322 1
11357 실화 의정부 백인 술귀신3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823 1
11356 미스테리 나치가 UFO를 만들었다!?1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620 0
11355 기묘한 마릴린 먼로의 죽음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680 0
11354 미스테리 UFO에게 납치됬던 사람들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987 0
11353 미스테리 1997년 이승환 애원 뮤직비디오 귀신 소동5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1569 0
11352 미스테리 토리노 수의 미스터리1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1768 2
11351 미스테리 지구상엔 아직도 미스터리한 생물이 많은것 같습니다.2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2402 0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