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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현실 도피

title: 금붕어1ss오공본드2015.05.16 05:35조회 수 772추천 수 1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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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그렇게 심각해? 자, 어깨 펴고!


형, 나 진짜 힘들어


네가 아직 현실감각이 없어서 그래

 

그치만....


그치만은 무슨 그치만이야! 정신 못차려? 지금 넌 아직도 세상이 예전 같다고 생각하는 거야?


형...제발...좀!


너도 알 거 아냐! 그놈의 바이러스 때문에 완전히 뒤집어진 거!


....


잘 들어, 네가 알던 세상은 없어....


하.....


소리 질러서 미안해


아냐


가자, 잘하면 생존자들을 만날지도 몰라


응....근데 형



엄마랑 아빠는 정말 감염되었던 거야?


너랑 내가 직접 봤잖아, 널 물려던 걸 내가 때려 죽였고


.....


날 그렇게 ♥♥♥처럼 보지마라, 일단 나한테는 감염된 엄마 아빠보다는 네가 더 중요하니까


알았어.....


.....생각해보니 참 웃기네


뭐가?


아니 뭐.... 그냥 인터넷에서 좀비사태 대처법 같은 걸 읽어둔게 이렇게 도움될 줄은 몰랐거든


.....그래



----

형은 미쳤다.

평소 밖에는 안 나가고 틀어 박혀서, 그런 글들에 푹 빠져 살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 건데!

바이러스? 감염자? 그건 형의 망상에 불과하다.

분명 전 세계적으로 신종 바이러스가 퍼지긴 했는데 그건 사람에게 영향은 전혀 없는 거였다.

부모님은 감염자 같은게 아니었다.

그냥 단순히 나한테 장난을 치려고 하신 것 뿐이었는데....

♥♥♥...♥♥♥....

엄마 아빠를 그렇게 죽인 형을 생각하니, 나도 감염자라 하고 죽일까 섣불리 도망칠 수도 없다.

제발 누구라도 좋으니 형을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

저 미치광이를 누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 

이젠 지친다.....


-----

동생 녀석은 아직도 현실을 파악 못하고 있다.

저녀석의 눈에는 여전히 예전 세상이 보이는 건지....

하긴 이제 고작 7학년인데....당연한 걸지도.... 

어쩌면 부모님을 눈 앞에서 죽인 나를 원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변명 같지만 어쩔 수 없었다.

시뻘건 눈으로 동생에게 달려드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으니까.

그나마 다행인 거라면 내가 대처방법을 조금이지만 알고 있다는 것과 또 신체적으로 꽤 좋은 편이어서 무기만 있으면 충분히 싸울 수 있을 거라는 거다.

하지만 나 혼자서는 한계가 있다.

동생이 정신을 좀 차려야 하는데 가능할까?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기 짝이 없다.

내가 형이니까 어떻게 해서든 보호해줘야 하는데...

점점 지친다....


 

 

 

 

 

 

넵튠의 코멘트 : 이 글에 정답은 없습니다. 형이 잘못되었을수도, 동생이 잘못안걸수도 있습니다.

                         어떤쪽이 더 무서♥♥ 생각해보는것도 흥미롭겠습니다. 

 

 

 

출처 : 오늘의 유머  죠르노_죠바나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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