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짖는 개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2015.05.17 17:55조회 수 877추천 수 2댓글 2

    • 글자 크기


1.
전 개를 비롯해 모든 동물들을 좋아합니다.

지금도 많은 동물들을 키우고 있지만 그중 한살이 조금 넘은 수컷 슈나우저에게 가장 애착이 갑니다. 지인에게 강아지일 때 받은 개인데, 이 분이 저에게 이 강아지를 분양해줄 때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야 너 그거 알지? 슈나우저가 귀신 엄청 잘 보는 개래. 이 녀석 엄마도 귀신 엄청 잘 본다고 소문나있어~ 해병대에서도 데려가려고 할 정도라고!"

사람보단 짐승들이 감각적으로 훨씬 발달하여 귀신을 더 잘 본다는 건 예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왠지 내가 그런 섬뜩한 녀석을 입양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처음엔 믿지 않으려 했습니다.

이 녀석이 4개월째에 접어들었을 무렵, 전 이때까지만 해도 제 침대 옆에 개집을 놓고 늘 함께 한 방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저희 강아지와 저 모두 곤하게 잠들어 있던 때였죠. 아직 어릴 때라 한번 잠들면 깨워도 잘 일어나지 않던 녀석이 갑자기 벌떡 일어서는 것입니다. 잠결에 들은 소리이지만 저희 집 개가 일어나는 소리만큼은 분명하게 듣는 저였습니다.

일어나기만 했으면 또 모를까요, 갑자기 저희 집 강아지가 으르렁 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허공에 보면서요. 강아지는 제 바로 앞에서 조금 위를 보고 계속 으르렁거리다 급기야 짖기 시작했습니다. 

키우고 계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슈나우저는 어렸을 때부터 짖는 소리가 남달리 큽니다. 오죽하면 집지킴이 개로도 사랑을 받겠어요. 몇 분 정도 짖다가 강아지는 짖기를 멈추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귀신이 강아지 짖는 소리에 겁먹어 도망간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2.
요즘 들어 밤이면 집에서 자주 발을 헛디디곤 했습니다. 집안에서 양말을 벗은 맨 발임에도 수차례 넘어지곤 했지요. 전 항상 덜렁거리는 제 자신을 탓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며칠 전에도 제 방으로 들어가려다 발을 헛디디고 말았습니다. 그때 졸다가 방에 들어간 상태여서 정신이 몽롱한 채로 넘어져 더욱 아팠습니다.

제 뒤를 따라 들어오면 저희 집 개가 또 허공을 보고 짖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일어나면서 뒤를 돌아보니 검은 형태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림자처럼 형태만 보이고 디테일한 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분명 집에는 저 혼자였을 텐데……. 누군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문득 얼마 전에 개가 허공을 바라보며 짖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무서워서 넘어진 채로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이윽고 개가 짖던 걸 멈추고, 저한테 꼬리를 살랑살랑 거리며 다가왔습니다. 천진난만한 얼굴로 저를 바라보는 그 녀석을 보니 다시 일어날 용기가 생겼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집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행인 건 그 뒤로 제가 넘어지는 일이 사라졌습니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저희 집 개가 장난을 치던 귀신을 쫓아 주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녀석은 제 곁에서 두고 싶습니다.

[투고] 애견인님


    • 글자 크기
댓글 2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3788 실화 국도 괴담4 간놀이 2404 2
13787 기타 웃거나 울면 죽는 아이.. 에드워드 데이비드 4 miss테리 2343 0
13786 실화 "거 가지 마라." title: 잉여킹가지볶음 2045 0
13785 Reddit "니, 뒤"1 클라우드9 1702 2
13784 미스테리 "백두산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 중 하나"1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2164 3
13783 실화 "보지 마."1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319 0
13782 실화 "악어" 이야기2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2439 1
13781 실화 "엄마 저기 장농 위에.."3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548 1
13780 실화 #444-4444 를 아시나요?1 title: 고양이3티끌모아티끌 152 1
13779 사건/사고 '광진구 클럽 살인' 태권도 대학생 3명..징역 9년 불복 항소1 사나미나 1349 1
13778 실화 '네 것 아니야' 원룸 귀신2 title: 투츠키71일12깡 1268 1
13777 전설/설화 '불사의 귀부인'으로 불리는 다이아몬드, 호프 최자친구초장 1961 0
13776 기타 '사람 치아' 가진 희귀 물고기 발견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 1523 1
13775 기묘한 '아가야 이리온' 게임 게릿콜 1896 1
13774 실화 '일본유학하고부터 보인다...'Ssul (번외편(상) 영어사건)1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4846 1
13773 실화 '일본유학하고부터 보인다...'Ssul (번외편(하) 영어사건)2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4712 0
13772 실화 '일본유학하고부터 보인다...'Ssul .5편 (상4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5596 1
13771 실화 '일본유학하고부터 보인다...'Ssul .5편 (하)4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5248 1
13770 실화 '일본유학하고부터 보인다...( 기묘한 카페..)4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4486 1
13769 미스테리 '찐' 으로 판명된 국내 UFO 사진7 백상아리예술대상 1830 2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