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단편

갑순이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2015.05.22 11:22조회 수 640추천 수 1댓글 2

    • 글자 크기


이건 어디까지나 실화에 바탕을 둔 이야기가 아닌 '괴담'임을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중학교 1학년 때 그러니까 1994년에 국어선생님께서 해주신 이야기입니다.


국어선생님께서 대학생이셨던 70년대. 대한민국은 아직 힘겨운 시기를 겪고 있었고 입양을 많이 보내기로 유명한 나라였다고 합니다.


당시의 입양은 체계적인 방식이 아니라서 각종 기관이나 단체를 통해 수많은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되었고, 현재 그 시절 입양 보낸 자녀를 찾거나 혹은 입양된 아이들이 부모를 찾고 있지만 기록이 워낙 조악하여 

누가 어디로 입양되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그런 시절에 이런 이야기가 돌았다고 합니다.


갑순이라는 여자아이는 여섯 형제의 막내였습니다.

갑순이의 아버지는 일용직 노동자였고 어머니는 날품팔이를 하고 계셨습니다만 여섯 아이를 키우는 것이 너무나 힘들어

 가장 어렸던 막내를 입양보내기로 결심했습니다.


입양기관에 아이를 맡기면서 어머니는 계속 눈물을 흘렸겠지요.


한동안 보육시설에 맡겨졌던 아이는 해외의 잘 사는 집으로 입양을 갔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처음 들어보는 낯선 말. 

그리고 생전 처음으로 따뜻하고 푸근한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갑순이는 행복했을까요.


그 집에는 갑순이보다 두 살 많은 딸이 있었습니다.

금발에 창백한 피부의, 병약해 보이는 아이는 두 살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갑순이보다 조금 더 큰 정도였습니다. 

아마 어딘가 몸이 좋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1년여가 지나고. 새로운 가족과의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한 갑순이는 통통하게 살이 오른 예쁘고 건강한 아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두 살 위의 언니는 점점 병색이 짙어지고 있었지요.


그리고 어느 봄날에. 갑순이의 양부모는 갑순이와 언니를 데리고 먼 여행을 떠납니다.

갑순이가 겪은 태어나서 두 번째 여행. 첫 번째 여행은 비행기를 타고 바다를 건너왔던 여행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멋진 검은색 자동차를 타고 가족이 함께 떠나는 신나는 여행입니다. 갑순이는 즐거웠을까요.


며칠을 자동차로 달려 도착한 한적한 시골길의 끝에 나타난 것은 크고 하얀 병원 건물이었습니다. 

넓은 병실이 몇 개나 있고 침대마다 회복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편안한 얼굴로 누워있었습니다.


아픈 언니는 이제 나을 수 있을까요?


갑순이가 새 가족들과 함께 병원에 들어가고 일 년 뒤.

갑순이의 양부모와 두 살 위의 금발 언니는 밝게 웃으며

병원을 나와 집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갑순이는 거기 없었습니다.


일 년 전 어느 날에 검은 비닐봉지를 뒤집어쓰고 병원 뒷문으로 먼저 나가버렸기 때문입니다.


영화 아저씨를 보신 분들이라면 이야기에서 뭔가 닮은 부분을 찾으시겠지요.

 이 이야기는 분명히 픽션이며 절대로 실화에 근거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일이 알려질 정도라면 아무리 어려운 시절이었다고 해도 사회적 파장이 어마어마했을 겁니다. 

그런데도 이런 괴담이 돌아다녔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입양에 관해 부끄러워했기 때문이 아닌가 하고 선생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아직도 입양에 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고 공개입양을 꺼리는 이유도 그것이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안타까웠던 시절의 씁쓸한 괴담입니다.


[투고] 미요릉님



    • 글자 크기
댓글 2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1908 실화 잘 아는 무속인분과 평범한 썰 4 한량이 2009 0
11907 혐오 약혐] 방사능에 의한 돌연변이들 헤브니아 1330 0
11906 기묘한 머리 감다 오싹하는 순간 title: 메딕오디 795 0
11905 실화 저승사자본이야기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294 3
11904 실화 千本鳥居 [천개의 도리이] [펌] <스압주의> title: 아이돌의젖홍길동 1126 0
11903 실화 예비 무당 이야기32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658 2
11902 단편 비명소리 여고생너무해ᕙ(•̀‸•́‶)ᕗ 469 0
11901 미스테리 <미스테리>마릴린 먼로의 딸이 맞을까? 예삐 807 2
11900 실화 바다 저 편에서 여고생너무해ᕙ(•̀‸•́‶)ᕗ 585 0
11899 실화 한남동 빌라 한량이 1556 0
11898 실화 괴물과 유령을 그리는 사람 title: 팝콘팽귄이리듐 1379 0
11897 실화 학원선생님께 들은 전생얘기 굴요긔 1607 0
11896 실화 실화 혹은 거짓 이야기 (1) 한 소녀 익명할거임 475 1
11895 미스테리 스위스 제나바상공 웜홀로 빨려들어가는 UFO title: 연예인13발기찬하루 1140 0
11894 실화 대만 신하이터널 괴담 여고생너무해ᕙ(•̀‸•́‶)ᕗ 923 0
11893 기묘한 세상에서 가장 키큰 사람 로버트 퍼싱 와들로우 이야기 진짜임염 2521 0
11892 사건/사고 소주 60병 죽자고 마신 40대 결국 사망 manian 626 0
11891 단편 노크 - 下 -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473 1
11890 실화 훈련소에서 들었던 제일 무서운 이야기.TXT 아리가리똥 2082 0
11889 실화 의경 시절 후임병 - 3~5 title: 연예인13발기찬하루 1269 0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