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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야간열차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2015.05.22 11:28조회 수 892추천 수 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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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에 배를 가르는 수술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인, 조금 힘겨웠던 기억인데, 그 수술을 받고 나서 몇 개월 동안 기묘한 체험을 했습니다. 기가 빠져나가서 그런지……. 그 중 가장 헤어 나오기 힘들었던 경험을 이야기할까 합니다.

이 이야기도 2004년에 겪은 일입니다.

저는 전라남도 순천에 살고 있는데, 그 날은 본사 세미나를 가기 위해 서울에 왔었습니다. 다음 날 출근해야했기에 당일로 다시 순천으로 내려가야 했는데, 고속버스 막차를 놓쳤습니다. 내일 바로 출근해야 했기에 무척 당황했지만, 혹시나 해서 서울역에 가니 밤 11시 출발이라는 늦은 시간이었지만, 표가 남아 있었습니다.

일단 어머니께서 걱정하실까봐 미리 전화를 했는데, 고속버스도 야간 운행하는데, 왜 하필이면 기차를 타고 오냐고 염려스러운 듯 말씀하셨습니다. 그때는 별 생각 없이 그저 집에 빨리 가서 조금이라도 쉬어야겠다는 생각에, 새벽에 도착하면 꼭 문 열어달라고 말씀드리고 기차를 타러 갔지요.

같이 세미나 온 (아는) 언니는 좌석 외측에 앉고 창에 기대기를 좋아하는 저는 창가에 앉았습니다. 한 시간 정도 지나자 평택역에 도착했고, 잠시 멈추었을 때 화장실에서 잠깐 담배를 피우고 다시 제자리에 앉았습니다. 

기차가 다시 출발하자 창밖을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어두울 땐 창밖이 잘 안보이고 밝은 기차내부가 더 잘 보여서 그런지, 평택역 전까지 안 계셨던 40대 후반의 아저씨가 제 옆에 서계시는 것이 반사되어 보였습니다. 아저씨는 노숙차림에 오랫동안 안 씻지 않으셨던지 긴 머리가 헝클어져 있었습니다.

아저씨가 계속 절 보고 계셔서 그 시선이 굉장히 신경 쓰였지만, 노골적으로 젊은 여자인 제가 쳐다보면 괜히 시비라도 걸까봐, 그저 시선을 마주 하지 못하고 슬금슬금 창에 비친 모습을 쳐다만 볼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20여분이 지났을까요,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슬쩍 창을 바라보니 아저씨 모습이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다행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역에서 내리시려고 나가신 것 같았습니다. 

그제야 고개를 들고 뒤를 돌아 봤습니다. 아저씨가 없는 게 확실했습니다. 마침 간식 카트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긴장한 탓에 음료수라도 마실까 했는데,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깨닫고 보니 온 몸에 소름이 끼쳤습니다.

기차 창문에 비친 카트는 제 옆이 아니라, 제 옆에 앉은 언니 옆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대칭인터라 당연한 거죠. 그런데 아까 그 아저씨는 창에 비쳤을 때 제 옆에 있었습니다. 

즉 아저씨는 창에 비쳐진 게 아니라, 창 밖에 있던 것입니다.

기차를 따라 (공중에 떠서) 계속 따라 왔던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기차 안에 서있었다면 좌석 모퉁이를 잡거나 할 텐데, 그 아저씨는 선 자세로 계속 절 보고 있었습니다.

너무 놀라서 옆에 자고 있는 언니를 깨워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는데, 언니는 자는 사람 깨워서 웬 이상한 소리하냐며 믿지 않았습니다. 자정이 넘었지만 너무 놀라서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행여나 창 밖에 그 아저씨가 다시 보일까봐 두 눈을 꼭 감고 순천까지 아무 것도 못한 채 가만히 있었습니다.

새벽 3시, 순천역에 도착하자 부리나케 택시를 타고 집에 도착했습니다. 집 앞에 내리자마자 눈썹이 휘날려라 깜깜한 골목을 헤집고 집으로 뛰어가서 쿵쿵쿵 문을 두드렸는데, 문을 두드리자마자 걱정스러운 얼굴로 엄마가 문열어주셨습니다.

엄마 얼굴을 보자마자 긴장이 풀렸고, 눈물이 절로 흘렀습니다.
훌쩍이면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자…….
실은 엄마도 이상한 꿈을 꾸셨다고 합니다.

엄마가 꿈에서 밤기차를 탔는데 평택역에 스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역은 온데간데없고 창밖이 온통 공동묘지로 변했고, 그 중 어느 묘 앞에 이제 입관한 모양인지 묘비 앞에 가족인 것 같은 사람들이 울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온다고 하자, 전날 꿈 꾼 게 생각하니, 왠지 불안해지셔서 주무시지 않고 기다리셨다고 합니다.

[투고] 미드미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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