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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영물 호랑이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2019.03.04 13:07조회 수 797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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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뭘로 해야 할까 고심했어ㅠㅠㅠㅠ 착한 호랑이?를 생각했다가 뭔가 웃겨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하튼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다요.

우리 엄마 친구분의 어머니가 겪으신 아주 짧은 이야기야.

 

 

그 분이 사시는 곳은 전라도 어디쯤이었대. 자세한 지명은 울 엄마도 기억을 못 하더라구. 
 

산에 둘러싸인 곳이였다나봐.

 

그래서 어릴 적부터 소쿠리 하나씩 들고 친구들끼리 봄이면 나물 캐러 가는 게 일이고 낙이고 그랬대.


그 날은 친구들 서너명이랑 산딸기를 따러 산으로 들어갔었어. 근데 산딸기가 너무너무 많이 열린 거야. 넝쿨따라 줄줄이. 
그래서 친구들이랑 저도 모르게 신이 나서 산 속으로 좀 깊히 들어가셨대.


그렇게 열심히 산딸기 따면서 꺄르륵거리고 재밌게 노는 와중에 뭔가 뒤에서 누군가 이 쪽을 바라보는 것 같은 시선같은 게 느껴졌대. 
그래서 주위를 홱홱 둘러보니까 어느새 꽤 깊은 곳까지 들어와있는데다 암것도 안 보이는데 그 시선은 계속 느껴지니까 무서워진거야.


친구들한테 우리 이제 그만 집으로 내려가자고 말하고는 주섬주섬 짐을 챙기는데 저 쪽 수풀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난 거지.


다들 순식간에 굳어서 그 소리가 난 쪽을 쳐다봤는데 글쎄,

 

조그마한 호랑이 새끼가 있더래. 정말 딱 애기 호랑이구나 하는 크기의.

근데 귀엽긴 귀여워도 맹수잖아. 다들 너무 놀래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서 있는데 그 호랑이 뒤 쪽으로 뭔가가 쑥 하고 나타나더래.

 

 

덩치가 어마어마하게 큰, 진짜 다 자란 호랑이였어. 아마도 그 새끼 호랑이의 엄마였겠지.

 


큼지막한 엄마 호랑이가 나타나자마자 뒤에 있던 다른 친구들은 엄마야!!!!! 소리지르면서 다 도망을 쳤대.


근데 친구분 어머니는 발이 얼어붙어서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더래. 또 그 분이 계셨던 자리가 호랑이랑 가장 가까운 위치였고.

 


그런데 그 무섭고 살떨리는 와중에도 드는 생각이 호랑이 모자가 참 예쁘더래. 굉장히 고고하고 아름다운 느낌?


그래서 맘 속으로 생각하기를 '아드님이 정말 잘생기셨네요. 같이 내려오신 건가봐요.' 같은 생각을 하셨대ㅎㅎㅎ

 


그렇게 그 분에게는 정말 영겁;의 시간처럼 느껴졌을 시간동안 호랑이는 친구분 어머니를 잠시 응시하다 애기 호랑이랑 함께 숲 속으로 들어가버렸대. 그리고 친구분 어머니는 호랑이가 사라진 다음에 정신 빼 놓고 산 밑으로 조금씩 내려오다가 좀 익숙한 곳 쯤에서 긴장이 풀려서 기절하셨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신이 들었을 땐 집이었대. 먼저 내려간 친구들이 어른들한테 말해서 어른들이 산으로 올라와서 엎고 내려왔다고.

여하튼 그렇게 정신없던 하룻밤이 지나갔어.

 

다음날 아침 일찍 눈이 떠지셨대. 아직도 얼떨떨해서 아침 공기 마시고 정신 좀 차리려고 마당으로 내려섰는데 집 장지문 앞에 뭔가가 있더래.


저게 뭐지? 하면서 가서 보니까 어제 산 속에 놓고 온 내 소쿠리인거야. 근데 자기는 가지고 온 기억이 없거든.

어른들이 가지고 오셨을까 생각도 해 봤지만 호랑이가 한 번 나왔던 곳인데다 정신도 없었을 텐데 거기까지 올라가서 소쿠리를 챙겨가지고 왔을 리가 없고.


그래서 그 분은 '아 호랑이님이 나한테 가져다 주신 건 가보다.' 생각하셨대.


나중에 엄마 친구분한테 이 얘기 해 주시면서 무서운 맹수라는 생각, 도망쳐야돼 이런 생각보다 좋은 생각을 했기 때문에 호랑이가 그걸 느낀 거 같다고 그래서 자기도 해치지 않고 돌아간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래ㅎㅎ 
 

 

 

그리고 이건 이 분의 또 다른 에피소든데 호랑이 얘기랑 같이 들은 얘기니까 이야기 해 볼게.

울 엄마 친구분 어머니가 동물을 평소에 정말 예뻐하셨나봐.


돌아가시기 전까지 집에서 큰 개(종이 잘 기억이 안 나ㅠㅠ)를 세 마리를 키우셨는데 진짜 엄청!!! 예뻐하셨대.


보통 큰 개들은 마당에서 재우고 먹이고 하면서 키우잖아. 근데 잘 시간 되면 거실 마루에 큼지막한 방석 세 개를 깔아놓고 거기서 한 마리씩 자게 하셨대. 애들 잘 때 춥다고. 그리고 먹는 것도 일부러 고기 사다가 먹이고 아이 키우듯이 지극 정성으로.

개들도 자기가 사랑받는 거 아니까 주인을 엄청 잘 따르고 그랬었대.


근데 몸이 안 좋으셔서 나중에는 거의 병원에 계셔야했고 그래서 강아지들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해.


그러다 어느 날 돌아가셨대.

근데 정말 신기한게 친구분 어머니가 돌아가신 그 다음 날 그 개들 세 마리 모두가 죽어버렸대.


엄마 친구분도 이유를 모른대. 밥 챙겨주러 갔는데 가만히 누워서 자는 듯이 죽어있었대. 쥐약을 먹은 것도 아니고 뭐 탈이 난 것도 아니고 원래 건강하던 애들이었는데. 아마 너무 슬퍼서 죽은 거 같다고 얘기하시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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