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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혹시 주변에 귀신 볼 수 있는 사람 있지 않아?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2019.03.07 12:08조회 수 556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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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평소에 그냥 친구들한테도 기가 세다는 소리 참 많이 듣어. 뭐, 유별나게 세다기 보다는 그냥

어디가서 쉽게 기에 눌리는 그런 적은 없어. 가위 눌려본 적도 단 한 번도 없고, 귀신의 귀자도 구

경 못했어. 어릴적 뭣모를 땐 귀신 보고 싶다고, 오만가지 짓을 다 할려고 그랬지.(예를 들어 분신

사바나 뭐 그런거;;)

 

 근데 내가 중학교 입학 했을 당시 우리 옆반에 귀신본다는 애가 있었어.

 

 안그래도 내가 오컬트나 공포같은거 더 꼬꼬마 시절부터 참 좋아해서 신기한 마음에 찾아가서 봤

는데 뭐랄까 딱히 음울하거나 그런 애는 아니었어. 

 그냥 조금 오덕내가 나는 평범한 학생 이었어. 

 (오덕나는 만화를 좋아하고, 아예 그쪽 계통으로 나갈려고 마음 먹고 있었던 것 때문인 듯;;;)

 

어쨌든 귀신 보이냐고 애들이 몰려들어서 신기하다고 막 지금도 보이냐고 묻고, 그랬거든. 근데 이

얘는 그냥 정색하면서 어떤 남자애 손 가리키면서

 

 "지금 니 손 잡고 있네, 꼬맹이가."

 

이랬어. 그러니깐 애들이 조금 으스스하기도 하지만, 거짓말 같기도 하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흩어

졌어. 입학식날이니깐 정신 없었던 탓도 있지만. 

 그 후론 그냥저냥 애들 사이에 잘 묻혀 지냈어, 그냔도.

 

 이 얘가 중학교 입학 하기 직전에 전학와서 학교에 아는 애가 딱 한명 있었는데 걔가 내 친구였거

든. 그래서 자연스럽게 친해졌음. 뭐, 생활하면서도 딱히 유별난 점이 없었거든. 가끔씩 한곳을 계

속 바라보고만 있곤 했지만.(멍때리는 거랑은 달라. 눈의 촛점이 또렷한 상태에서 어느 한 점을 노

려보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끝까지 지켜봤거든.)

 

 어쨌든 난 그냥 이얘에게 호기심에

 

 지금도 귀신 보여? 어떻게 생겼어? 귀신은 어때? 어떤 색이야? 막 얼굴도 있어? 표정도 있어? 그

냥 딱 보면 귀신은 티가나? 사람들 괴롭혀? 내 주변에도 있어?

 

 이런 질문을 거의 맨날 맨날 했었어....

 이얘가 좀 착해서 그냥 좀 꺼려하면서도 거의 순순히 대답해줬어. 내 주변에 있냐는 질문에는 한

번도 대답을 해 준 적이 없지만.

 

 어쨌든 수련회를 갔는데, 두반씩 여자 남자 나눠서 통나무집을 숙소로 배정하는데 얘네 반이랑

 

 

우리 반의 여자애들이 같은 숙소를 쓰게 됬어. 그래서 나하고 얘 그리고 나하고 얘를 이어준 얘, 이렇게 같은 집을 쓰게 됬지.(집이라고 하긴 좀 그렇다, 방이 없었거든. 그냥 일층은 주방이랑 화장실

말고는 방이 없었고, 이층은 아예 그냥 텅 비었어. 구석에 이불들과 베개만 있고.)

 

 

 한참 신나게 뛰어다니면서 훈련받고, 레크레이션까지 마치고 자는데 한 여자교관이 내 바로 옆에

서 자게 됬어. 그 집이 이층이었는데 일층은 우리반이, 이층은 그냔반이 쓰기로 했기 때문에 난 그

냥 우리반에 친한 애들이랑 자고 있었어.  근데 두시 반쯤이었어. 엄청나게 큰 비명소리가 나는거

야. (나는 잠귀가 좀 밝고, 자다 깨면 바로 시계보는 습관이 있어서 시간이 정확히 기억나...) 

 여자 교관도 놀래서 이층으로 뛰어 올라가니깐, 그얘이 창문을 붙잡고 미친듯이 울면서 소리지르

고 있었어. 다들 놀래서 그냥 멍하게 좀 바라보다가 정신차린 다른 애들이 그얘을 붙잡고 창문에서

떼어내고 있었어. 한 두 세명이 달라붙었는데 꼼짝도 안할 정도로 초인적인 힘이었음. 이층에 창문

엔 쇠창살? 같은게 붙어있었는데 그걸 붙잡고 막 흔들면서 소리소리를 지르고 있었어. 다들 당황

해서 그얘 달래면서 창문에서 떨어뜨리는데 열중하고 있었음.

 

  지나고 나니깐 좀 비겁하게 느껴졌지만 솔직히 나는 일층과 이층을 잇는 계단에서 서서 그냥 지

켜봤음. 나냔도 많이 놀란 데다가 애들이 몰려 있어서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고 변명했음...ㅠ

 

 어쨌든 나는 관전? 하는 식이어서 걔가 뭐라고 외치고 있었는지 들었어. 나중에 다른 얘들한테 물

어보니깐 다들 자긴 정신 없고 놀래서 못들었다고 하던데 나는 아직도 그 목소리가 기억나.

 

 

 

 

 

 

 

 

 

 

 "나가!!!!!!!!!!!!!!!!!!!!!!!!!!!!!!쟤들이 나 잡으러 오잖아!!!!!!!!!!!!!!!!!!!나가게 해줘!!!!!!!!!!!!!!!!!!!!!!!!!!!!!!!!!!오지마!!!!!!!!!!!!!!!!!!!!!!!!!!!!!!"

 

 


 

 

 


 그 똑같은 말을 우리가 그얘을 달래기 전부터 했어. 
 

우리가 당황해서 그냥 지켜볼 때도.

 


 

 그게 귀신이었건, 뭐였건 간에 걔가 울다울다 지쳐서 잠들고 나서야 모두 한 숨을 돌릴 수 있었어.

그 집이 2층이지만 보통 건물의 2.5층 정도 되는 높이었거든. 쇠창살이 있어서 떨어질 수는 없었겠

지만, 그래도 그런다면 정말 크게 다칠 수도 있었어.

 

 어쨌든 그다음 부터 왠지 그냔한테 귀신에 관해서 못 물어보겠더라. 

지금은 나도 이사가고, 그얘도 이사가서 연락은 안되지만 어디서든 그런것들한테 안시달리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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