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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B대학 4층 여자화장실

title: 아이돌의젖홍길동2019.03.08 17:34조회 수 526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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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학교는 밤에 혼자 있을 곳이 아닌 거 같아.

 

 

내 전공의 기말고사는 그동안 냈던 과제를 다시 제출해서 평가를 받는 식이었어. 

그런데 나냔은 빠진 과제가 너무 많아서 마음 독하게 먹고 강의실에 남아서 "오늘밤 전부 해내겠

다!!"고 결심했어.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당시에 우리 학교는 밤 11시 넘으면 각 층의 출구를 자물쇠로 잠그고 

사람이 있는 강의실 제외하고 복도와 화장실 할 것 없이 전부 불을 꺼버렸어. 

만약 켜두면 수의아저씨 오셔서 사람도 없는 곳에 왜 불 켜두냐고 혼내셨음.. 

(이건 무슨 '화이트데이'도 아니고..)

 

밤 1시 조금 넘어서 물통의 물을 갈러 화장실로 갔어. 

어두운 복도를 지나 화장실 불을 켜고 들어가는 데 어찌나 무섭던지.. 

그런데 들어가니까 화장실 칸 안에서 누군가 통화를 하고 있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핸드폰 음량도 크게 했는지 대답하는 소리까지 들리더라구. 

아 이 어두운 학교에 나 혼자 있는 게 아니구나 싶어서 넘 안심했어.. 

다행이다하면서 물통을 헹구다가 세면대 위 거울을 본 순간 완전 얼어붙었어.

 

거울에 비친 화장실 칸의 모든 문들이 전부 열려있었어.

 

화장실에 아무도 없었던 거야. 그리고 더이상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어. 

세면대까지 가는 시간은 2초도 걸리지 않았고 

아무도 없는 조용한 학교에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하나도 크게 울리는데 

누군가 문을 열고 나갔다면 분명 내가 알았을 거야. 

순간.. 아 X됐다 싶었어. 최대한 모른 척 하고 얼른 나가야겠단 생각만 들었어.

 

그래서 후다닥 화장실 나가는 문을 밀었는데... 

문이 움직이질 않아. 

B대학 화장실 문은.. 아무 잠금 장치가 없어. 

어느 방향으로 밀어도 전부 열리고 아예 잠금장치나 고정장치가 없는 문이야. 

정말 미치고 환장하겠더라. 

처음엔 어디 걸린 곳이 있는 건지 4면을 샅샅이 봤지만 어딘가 걸린 곳도 없었어. 

그냥 아무 이유도 없이 멀쩡하던 잠기지도 않는 문은 꿈쩍도 안하는 거야. 

미칠 것 같아서 손톱으로 문을 긁어도 보고 

계속 주먹으로 치기도 하고 발로 꽝꽝 찼어. 

살려달라고 꺼내달라고 1시간 넘게 소릴 질렀어. 

이 안에 사람이 아닌 게 함께 있는데 빨리 나가도 무서울 판에... 

핸드폰은 강의실 안 가방에 있고.. 화장실 쪽을 보고 있으면 뭐가 나올지 겁나고..

 

결국 1시간 반이나 그 안에 갖혀있다가 한 커플이 발견하고 구해줬어. 

두 사람이 밀어도 안 열려서 남자학생이 멀리서 뛰어와서 발로 뻥 찬 후에야 

문이 쾅 하고 열리더라고.. 물론 그 뒤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잘 움직이고. 

내 이야기 듣더니 그 커플도 무서워했어. 잠금장치도 없는데 왜 안 열리냐며.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커플은 화장실 바로 앞 강의실에 있었는데 

그동안 내가 살려달라고 하는 소리는 물론이고.. 

아무 소리도 안 들렸대....

 

복도 맨 끝의 강의실에 있던 나에게 

계단을 오르내리는 수의아저씨 발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조용하고.. 방음안되는 학교에서 

왜 내가 살려달라고 소리치고 문 두드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던 걸까.. 

아니, 애시당초.. 화장실 불이 꺼져있어서 키고 들어갔는데 

대체 안에서 이야기하던 사람은 누구였을까..

 

난 그 뒤로 절대로 밤에 학교에 남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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