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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할아버지와 손,발, 머리카락

title: 아이돌의젖홍길동2019.03.08 17:34조회 수 658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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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때부터 별의 별것을 다 보고 살아왔어.

 

다섯살때 부모님이 일때문에 다른 곳으로 가게 되셔서 

언니랑 오빠랑 할아버지, 할머니랑 살았어. 

게다가 내가 엄말 닮아서 선천적으로 천식이 있는탓에 

할아버지 댁에서 초등학교 4학년때까지 지냈지.

 

할아버지는 원래 의사이셨는데 옛날부터 영감이랄까, 그런게 강한 분이셨어. 

그런것 때문에 의사 일이 힘드셔서 마흔되기도 전에 의사를 그만두실정도였으니까.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 집안 자체가 좀 그런 편이래. 

뭐..우리 집안이 좀..죄다 쿨한 사람들이라 신경안쓰고 살긴하지만;;

 

어릴때라 그런지 할아버지와의 일화들이 

지금껏 살아오는 내내 불쑥불쑥 기억이나곤 해.

 

옛날에 성황당이었던 버려진 사당 옆을 지나는데 

할아버지가 나를 묘한 눈길로 보시는거야. 

정말 알수 없는 눈빛으로 날 보시길래 왜 그러세요? 하고 물으니 

할아버지가 내 머리를 쓰다듬더니 버려진 사당에 '인사하고 가거라',하고 하시는 거야. 

어린마음에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꾸벅 인사했지. 

이 일이 있고나서부터 할아버지가 막 절이라던지 여행갈때에 나를 많이 데리고 다니셨어.

 

솔직히 7살 이전 기억은 뭐, 충격적인 일이라거나 인상깊었던 일들 빼곤 거의 기억 안나잖아? 

근데 5살때 유일하게 명확히 기억나는 일이 있었어. 

중복날, 할아버지랑 손을 잡고 절에 다녀오는 길이었어.

 

마을 저수지를 지나는데 내 또래 애들이 억새풀이 막 자라난데서 술래잡기하고 노는거야. 

그래서 그냥 그 애들 노는것을 보는데 할아버지가 멈춰서더니 너 무얼 보는거니, 하고 묻는거야 

그래서 할아버지한테, '애들이 놀고있어서..'하고 손가락질했더니 

할아버지가 또 묘한 눈길로 날 봐.

 

언니랑 오빠는 초딩이고 어린 내가 그 시골구석에서 뭐하고 놀겠어. 

그래서 부러운듯이 애들 노는것을 보는데 할아버지가 가자고 막 손을 끌었어. 

그러다가 남자애 하나가 날 딱 쳐다보는거야. 

흠칫 놀라서 그냥 있는데 남자애가 날 스윽 응시하고는 다시 애들한테로 뛰어갔어. 

그런뒤, 집까지 가는 내내 할아버지는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으셨어.

 

그리고 그날 밤에 난생 처음으로 가위에 눌렸어. 

 

웃는 소리에 놀라 눈을 떠보니 저수지에서 봤던 그애들이 내 몸 위에 서있었어. 

머리카락을 매만지고 키득키득 웃으면서. 

여자애들고 남자애들이고 웃으면서 날 내려다보고 있었어. 

그런데 하나같이 다 눈들이 없더라고.

 

넌 몇살이니? 

이름이 뭐니? 

우리랑 놀래? 

뭐하고 놀까? 

너랑 놀면 좋을텐데. 

네 목을 조르면 재미있을텐데. 

네가 죽으면 더 재미있어지겠지.

 

어릴 때 겪은거라 그런지 지금도 가끔 그 목소리가 막 들리는 악몽을 꿔. 

할아버지는 그것들이 초동..? 이라고 하시면서 물에 빠져 죽은 애들이래. 

물에 빠졌기 때문에 눈이 없었던 걸까?

 

할아버지는 그 다음날 바로 그 애들은 순수해서 더 무섭고, 끈질기다하시며 

내 머리를 단발로;;자르셨어.

 

아무튼 머릴 자르고 나서 할아버지가 막.. 

초하룻 날이면 깨끗한 물에 창포로 머릴 감긴다거나(정화시키는 힘이 있대;;) 

머리맡에 나무토막이나 물 담은 접시? 그런걸 두는 일이 많아졌어. 

손, 발에 막 염주나 옥같은걸 채우기도 하시고.

 

내가 무언가를 '보는구나'하고 제대로 깨닫고 구별할 무렵은 초딩4였어. 

아무튼 내가 이꼴인데다가, 할아버지가 해주던이야기, 읽은 책들이 있어서 

그다지 무서워하거나 공포에 떨고 그러진 않았던것 같아.

 

할아버지가 니가 보는 '그것'들은 다 따지고 보면 

니 친구의 할머니고, 네 부모님의 친구분, 어머니 다 그런분들이라고. 

널 해칠 일이 없다고. 네가 '그것'들을 보니까 반갑다고, 나 좀 살려달라고 

그러는 거라고 누누이 이야기를 해주셨기 때문이었어.

 

그래서 그렇게 두려움에 힘든적은 없었어. 

가위눌릴때 내 허벅지를 쥐어뜯는 여자나, 

목을 조르면서 배시시 웃고있는 모르는 아저씨도 그렇다고 쳐. 

그런데도 내가 제일 무서웠던게 있다면 

혼자 집에 있을때 가끔씩 보이는 손과 발, 그리고 머리카락이었어.

 

막 전체가 보여지는게 아니야. 

열린 문틈, 서랍, 창문, 복도 끝 모퉁이.. 

그 사이사이로 손과 발, 머리카락이 보였어.

 

세수를 하는데 세면대 밑에 발이나 머리카락이 보인적은 많았고, 

잘때 뒤척이다가 옆으로 돌아누웠을때 내 베개 옆에 놓여진 손이나, 

아니, 차라리 그런거라면 내가 꿈꾸나보다 하고 넘어가겠는데..

 

그냥 부엌에 가려고 복도를 지나가는데 

열려진 장지문 사이로 텁. 하니 놓여진 손이나, 

물마시려고 식탁 옆 냉장고 쪽으로 가는데 식탁 의자 아래 놓여진 발은 

정말이지 무서웠어.

 

차라리 아예 몸 전체가 다 보여지면 몰라, 

그런 식으로 보이니까 소름이 돋다못해 어깨가 으슬거릴 정도였어.

 

할아버지는 그게 '그들'이 못다가져한 흔적이라면서 

소금물 한동이를 집 중앙에 걸어두시더라고. 

글쎄. 기억은 잘 안나는데 그 뒤로도 아주 가끔씩이긴 했지만 보긴했어.

 

이게 도대체 무언지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는데다 들은적도 없어. 

내가 20년이 넘도록 정보를 얻고 듣고 읽고 하면서 습득한 것들중에 

이런건 정말이지 없었어. 

할아버지는 여전히 아무말도 안하시고 그냥 무시하라고만 하셔.

 

지금도 1년에 한두번은 보는 것 같아. 

그걸 만지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

 

컴퓨터 하려고 앉는순간 책상밑의 발을 보고말았지뭐야.

 

지금 다시 내려다보면 없어져있겠지.

 

어디론가로 가서 의사 아래든, 장롱 밑에든, 

또다시 다른 누군가의 눈에 띄길 기다리고 있을거야.

 

'틈'이라는 것은 '열림'과 '닫힘'의 경계에 있기때문에 '그들'이 모여들어. 

문지방도 비슷한 개념이야. 

문이나 창문, 서랍은 아예 확 열어젖혀두던지, 아니면 꽉 닫아. 

그 사이로 보이는 머리카락에 놀라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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