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만대동산

금강촹퐈2015.05.23 15:29조회 수 705추천 수 1댓글 1

    • 글자 크기


전 지금 수도권 지방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지만, 전라남도 광주에 있는 광덕고등학교에서 고교시절을 보냈습니다. 제가 다니던 학교는 광주 안에서도 명문으로 손꼽히는 학교였고, 거기서 기숙사 생활을 했던 소위 말하는 '우등생'이었습니다.


고3, 초조하고 막막하던 그 시절. 저는 아는 친구에게서 담배를 배웠습니다. 처음에는 몇 모금 뻐끔거리는 정도였지만 금방 중독되어서 거의 골초수준까지 갔었죠.


저희 학교에는 '만대동산'이라고 불리는 야트막한 둔덕이 있는데 그게 담배를 피우고 버린 꽁초가 모여서 산이 되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이 몰래 애용하는 장소였습니다.


새벽 세 시 쯤, 사감 선생님은 먼저 주무시고 자습하던 아이들도 하나 둘 씩 자러 들어가고 저 혼자 남았을 때, 갑자기 담배가 간절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몰래 한 개비 들고 늘 가던 만대동산 뒤편으로 향했습니다.


그 날 밤은 말 그대로 달빛 한 점 없는 어두운 밤이었지만 저는 누구한테 들킬까 무서워 오직 라이터 불빛에 의지해 만대동산 기슭까지 갔습니다. 그리고 늘 그랬던 데로 만족스럽게 담배에 불을 붙이고 한 모금 빨아들이는 순간, 저 멀리 누군가가 제게 손짓을 하더군요.


주위가 너무 어두워서 얼굴은 보이지 않고 그냥 손을 까딱거리는 흐릿한 형체만 보였지만, 저는 순간 사감 선생님에게 흡연 사실을 들킨 줄 알고 가슴이 덜컹했습니다. 전 모범생으로서 흡연과는 거리가 먼 학생으로 선생님들께 알려져 있었거든요.


전 조마조마 하면서 계속 손만 까딱거리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마치 자신을 따라오라는 듯 으슥한 곳으로 걸어가더군요. 저는 속으로 '아무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때릴 생각인가'라고 생각하고는 그냥 그 사람을 쫒아 갔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중학교 건물 근처로 가더니 눈앞에서 스르륵 사라져버렸습니다. 저는 그 사람이 어디 갔는지 몰라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다가 문뜩, 제가 엄청난 곳 앞에 서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광덕고등학교나 광덕중학교를 나오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저희 학교에는 저희 학교를 건립한 고령 신 씨 어르신 한 분을 모신 무덤이 실제로 학교 단지 내에 있습니다.


전 바로 그 앞에 있었습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 제 눈에 보인 것은 비석과 무덤. 제게 손짓하던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어요. 저는 그 자리에서 혼비백산하여 그대로 기숙사로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뜬 눈으로 아침을 맞았죠. 혹시나 해서 수위 아저씨나 사감 선생님께 여쭈어봤지만 그 시간에 나돌아 다니던 사람은 그 누구도 없었습니다. 교문도 잠가 놓기 때문에 외부사람은 더더욱 들어올 이유가 없었죠. 과연 그 어둠 속에서 무덤까지 저를 인도한 사람은 누구인지 저로서는 알 길이 없습니다.


그 후, 저는 담배를 끊었습니다. 제 의지로 끊었다 보다는 마치 기숙사 내에서 누군가가 계속 저를 주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끊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건 순전 제 생각이지만 마치 기숙사 내에서 뭔가가 돌아다니면서 저를 지켜보는 것 같았어요. 담배를 피우나, 안 피우나.


혹시 저와 같이 광덕고 내에서 기숙생활을 하시면서 뭔가를 느끼신 분이 있다면 제 생각이 틀리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사실 저는 혹시 미친 사람 취급 당할까봐 그 날의 기억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만약 제 후배들 중 흡연을 하는 친구가 있을까봐 여기 이렇게 몇 자 적습니다.


담배 절대 피우지 마세요.


[투고] 쾌도남님



    • 글자 크기
만나면 목숨을 보장할 수 없다. - 시치닌미사키(七人ミサキ) (by 익명할거임) 만조아저씨 이야기 (by 햄찌녀)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8456 실화 막차의 이상한 승객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 1522 0
8455 실화 막창 구이 집에서2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841 2
8454 2CH 만나게 해줘!1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1085 1
8453 2CH 만나면 목숨을 보장 할 수 없다 - 시치닌 미사키3 Lkkkll 19776 3
8452 전설/설화 만나면 목숨을 보장할 수 없다. - 시치닌미사키(七人ミサキ)2 skadnfl 884 2
8451 2CH 만나면 목숨을 보장할 수 없다. - 시치닌미사키(七人ミサキ) 익명할거임 505 0
실화 만대동산1 금강촹퐈 705 1
8449 실화 만조아저씨 이야기2 title: 하트햄찌녀 547 2
8448 2CH 만지면 안 되는 것 로즈베리스♥ 1409 0
8447 2CH 만지면 안되는 것1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 1052 1
8446 실화 만화가게 여자 귀신2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 7755 2
8445 실화 만화가게 여자귀신6 title: 하트햄찌녀 2022 3
8444 실화 만화속 캐릭터들의 무서운 진실 화성인잼 3607 0
8443 실화 말 한마디의 값어치7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450 2
8442 실화 말 한마디의 값어치3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1363 2
8441 실화 말거는 스피커3 title: 금붕어1현모양초 9917 1
8440 기묘한 말기 암을 치료하는 방법4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1488 1
8439 기묘한 말레이 실종기, 실신 상태서 ‘무인비행’…호주 보고서1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818 1
8438 미스테리 말레이시아 실종 항공기와 외계인 납치설(서프라이즈)3 title: 하트햄찌녀 847 2
8437 전설/설화 말바위 전설 가위왕핑킹 612 1
첨부 (0)